2007.3.3.토/원수를 사랑하라 - 허찬란 신부님

2007. 3. 3. 오전 8: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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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3.3.토

 

마태오 복음 5장 43-48절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원수를 사랑하라      허찬란 신부
주일학교 1학년 때부터 교리 선생님에게 “원수를 사랑하라”,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귀가 닳도록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제 머릿속에는 원수에 대한 사랑이 마치 가능한 일처럼 자연스럽게
고정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생각처럼 그렇게 잘 실천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늘에 계신 완전하신 아버지에게는 불가능한 일이 없지만
인간인 우리가 원수마저 사랑할 수 있는 성덕을 갖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 원수마저도 사랑해야 한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전국 성직자, 수도자 성령세미나에 참석하였을 때 지도를 해주셨던
한 신부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세상의 죄를 다 짊어지고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주님, 저에게는 불가능하지만 제 죄, 원수를
사랑하지 못하는 저의 한계를 오늘도 당신의 십자가에 맡기오니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라는 기도를 하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사제로서 숱하게 많은 죄를 예수님의 십자가에 던지며 살아온 생활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아니었다면 원수에 대한 증오와 그 무게를
다 어떻게 감당하며 살아왔을까요?
 사랑의 절망
때때로 사랑은 절망에서 비롯된다
시멘트 벽 틈에서 제비꽃이 피듯
한순간 사물은 뜻하지 않은 곳으로부터
깨어날 때 있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아니면 모든 것으로부터 버림받았다 느끼는 순간
자신을 버리기 위해 절벽에 서는 순간
길은 그 순간 나타난다
그 길은 그러나 새로운 것은 아니다
편견에 가려 드러날 수 없었을 뿐
누구는 그것을 체념이 빚어낸 환상이라 말하지만
모든 인생은 다 환상 속에 길을 낸다
사랑도 그런 것이다
버리는 순간 새로운 길이 난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생각할 때 있는 것처럼
사랑도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있다.
김재진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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