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탄 대축일 밤미사 2006. 12. 24/“멀리하기엔 너무나 괴로운 당신” - 하성호 신부님

2006. 12. 25. 오후 5:23:32

글자

예수 성탄 대축일 밤미사 2006. 12. 24

 

 

그 사랑이 너무나 엄청나 죄의 사람들은 그 사랑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창조주께서 이 세상에 오셨는데, 이 세상엔 그분의 탄생을 받아줄 방 한 칸도 없었습니다. 포대기에 싸여 동물의 입김으로 몸을 녹이는 그리스도인들의 저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이 초라하기 비할 데 없는 아이가 우리를 죄에서 구원해주실 “예수”, “임마누엘”이십니다. 이 엄청난 하느님의 사랑의 신비, 강생의 신비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지고한 사랑이 “우리와 함께 하는 것”임을 새삼 깊이 깨닫게 됩니다. 사랑은 너와 함께 있는 것입니다. “멀리하기엔 너무나 괴로운 당신”이 하느님의 다른 이름인가 봅니다.
이 기쁜 밤에 우린 또한 세상의 평화를 위해 간절히 아기 예수께 기도드려야 하겠습니다. 이 나라를 둘러싼 상황은 어두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함께 평화의 노래를 부르는 나라, 후손들에게 평화의 세상을 넘겨준다면 얼마나 가슴 뿌듯하겠습니까! 오늘 아기 예수께 우리 함께 겸손 된 마음으로 이 나라의 평화를 위해 일하는 신앙인이 되겠다고 새로운 다짐을 합시다.
이 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도 기도해야 합니다. 오늘 밤 전 세계인들의 시선은 베들레헴이라는 조그만 도시로 모아집니다. 오늘날의 베들레헴은 도시 전체가 3m나 되는 높다란 콘크리트 옹벽으로 둘러막혀있고, 도시로 들어가는 출입문 앞엔 이스라엘 군인들이 중무장을 하고서 지키고 있습니다. 그 콘크리트 옹벽은 베들레헴 시민이 자신들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세운 성벽이 아니라, 테러를 막겠다고 이스라엘 정부가 베들레헴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둘러쌓은 옹벽입니다. 콘크리트 옹벽 위엔 “평화가 당신과 함께! Peace be with you!”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 성당에 순례를 하기 위해 베들레헴을 찾는 사람들에게 옹벽 위에 “평화가 당신과 함께!”라는 그 문구는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밤 당신의 평화를 주시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나셨습니다. 평화의 주님으로 이 세상에 오신 예수 아기께서 이 땅에 평화를 선물로 내려주시길 다 함께 기도드리며, 다시 한 번 희망과 사랑 안에서 이 밤을 경축합시다. 가난한 모습으로 오시는 그분을 알아 뵙기 위해서 우리도 겸손한 마음으로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노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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