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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대림 제 4 주일. 2006. 12. 24. 토평동.
미카 5, 1-4ㄱ. 히브 10, 5-10. 루카 1, 39-45.
벌써? 늘 살아가면서 이런 말을 자주 하죠. 벌써 대림의 마지막에 서 있고, 성탄은 곧입니다. “구세주 빨리 오사~~ 언제나 오려나”하던 성가 91번의 노래도 이제 마지막인 것이죠. 그 기다림만큼의 준비가 되었는지 우리의 삶을 돌아볼 일이지만, 그래도 내가 믿고 있던 주님을 만날 날이 가까이 왔다는 그 기쁨이 더 크게 다가오는 시간입니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대림 4주의 준비 시간도 없이 바로 성탄을 맞이해야 합니다. 교우들에게는 대림 4주의 미사를 하고 곧 성탄 미사를 하러 성당에 다시 와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겠다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주님을 믿는 마음이 크다면 그 부담도 행복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죠. 전에 있던 본당에서 저를 좋아하던 꼬마 아이는 나를 보려고 주일 미사를 두 번씩 드렸습니다. 나를 보고 싶은 마음에 좋은 마음으로 엄마와 함께 미사에 온 것이죠. 그것은 순수한 그 아이에게 부담도, 일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보고 싶음에 좋은 마음인 것이죠. 그것처럼 우리가 주님을 사랑하고, 대림과 성탄의 의미를 살리며 전례 안에서 주님을 새긴다면 몇 번이고 주님을 향한 발걸음은 가벼우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은 지난 목요일에 함께 묵상했던 대목입니다. 그러니 그 말씀을 병행해서 읽으면 더 말씀이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대림 4주를 보내며 오늘 이 말씀을 읽게 하는 교회의 의도는 무엇일까를 생각합니다. 그래, 그러면서 맥을 잡는 것은 바로 마리아의 서두름과 엘리사벳의 성령으로 가득 찼다는 대목이구나, 하는 마음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마음은 간절함이고, 그리움이고, 벅참입니다. 천사의 전갈을 받았던 마리아는 자신에게 주어진 은총 속에서 벅찬 감동을 느꼈을 것입니다.(이것은 분명 부담이다. 구세주 주님을 자신의 몸으로 잉태하게 되었다는 것이 은총이지만, 생각해보라. 그분을 모신다는 것이 얼마나 큰 부담일지. 하다못해 한낱 사제가 누군가의 집에 간다 해도 사제를 모신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건만 하물며 주님을 모시게 됐다면. 그러나 마리아는 이 부담마저도 벅찬 은총의 감동으로 기뻐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감동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 자신보다 먼저 그 은총 속에 있는 이가 있다니, 마리아는 그와 그 마음을 나누고자 서두르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 본당에서는 세례식이 있었습니다. 그 예식 속에서 새 영세자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벅찬 마음으로 진지하게 예식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예식 후 서로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 마음을 나누고 싶은 것이고, 나눌 수 있는 이가 있어서 행복해 하는 것이죠.
마리아는 단숨에 달려갑니다. 그러나 그 길이 쉽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어린 나이에 거친 산골 마을을 향해 오르고 또 오르는 것입니다. 내 가는 길이 거칠고 험하다 하더라도 주님이 내게 있으니 두려울 것이 무엇이랴? 주님을 담은 마음은 늘 내가 가진 것 이상의 힘을 발산하는 것입니다.
보십시오. 그 마음은 서로 통하는 것입니다.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엘리사벳은 큰 소리로 외칩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있는 복음 말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령으로 가득 차”(루카 1, 41) “큰 소리로 외쳤다”(루카 1, 42)
그는 성령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 안에 가득 찬 것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내 안에 집 값에 대한 생각이 가득 차 있으면 집 값 얘기가 나오고, 애들 학원이 가득 차 있으면 학원 얘기가 나오고, 운동 생각이 가득하면 운동 얘기가 나오고, 게임이 가득 차 있으면 게임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불만이 가득 차 있으면 불만이 터져 나오고, 감사가 가득 차 있으면 감사가 터져 나옵니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것이 동반자를 만나자, 함께 나눌 수 있는 이를 만나자, 더더군다나 주님을 모신 이를 만나자 터져나오는 것입니다. 가득 찬 것은 터져 나옵니다. 작은 소리가 아니라 큰 소리로!
주님을 기다리는 나, 나는 어떤 것을 채워 왔을까요? 대림을 지내면서 차곡차곡 무엇인가를 채워가며 주님께 드리려 했을텐데, 나는 무엇을 채워 왔을까요?
복됩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의 목소리에 힘이 있고, 벅참이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은 이에게 전하는 이 목소리. 나 역시 그렇게 주님의 말씀을 믿어야 하고, 그렇게 나눌 이가 있으면 힘 있게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필요가 있고, 그렇게 믿는 이들은 복되다라는 것을 확신하며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주님을 믿는 우리, 복됩니다. 주님의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는 우리, 복됩니다. 그렇게 믿는 우리 성령으로 가득 차게 되고, 그 삶은 당당합니다. 그 마음을 나누고 싶어합니다. 주님을 믿는 여러분, 사랑합니다! 복되십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이 말을 하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습니다. |
다해 대림 제 4 주일./주님을 믿는 여러분, 사랑합니다! 복되십니다! - 조성호 신부님
2006. 12. 25. 오후 5: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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