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은 있어야죠

2006. 10. 27. 오전 7:22:51

글자

원칙은 있어야죠

 

"참여자 모두가 지켜야 할 동일한 자세는 집회의 일

치성과 공동체성을 드러내는 표지인 것이다. 그로써 참

여자들의 마음과 감정을 표현하며 동시에 그것을 북돋아

준다"(미사경본의 총지침 20).

 

     미사중의 몸가짐에 대해 말하려 하면 어떤 이는 반문합니다. "몸동작이 뭐 그리 중요합니까?  우리 마음만 있으면 되지요." 물론입니다. 우리 마음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요. 또 마음 자세가 제대로 되어 있다면 옷차림이나 외모 또는 예식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행동과 몸가짐과는 상관없이 굳건한 마음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데 있습니다.  인간의 몸과 배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깊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몸이 아프면 정신도 흐트러지고 해이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우리 정신이 긴장하고 있으면 우리 몸도 함께 긴장합니다.  몸이 약한 사람은 쉽게 이성을 잃을 수 있고, 몸이 건강한 사람은 매사에 기쁨을 느끼며 사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인간 사회에 예의 범절이 존재하고 또 거기에 따르는 몸가짐도 정해져 있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하겠습니다.

 

     종교 생활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몸가짐을 제대로 할 때 우리 신앙 생활에도 많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총괄적으로 우리 전례 생활과 몸가짐에 대해 원칙적인 이야기를 간단히 적고자 합니다.

 

첫째, 복장 문제입니다. 옷이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미사 때 입고 가는 옷에 드러나는 우리 마음이 문제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사람이 옷에 대해 어느 정도의 신경을 쓰고 있습니까?

 

기도나 미사에 참여하러 가는 사람이, 막일을 하면서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또 손질하지 않은 구두를 신고 있다면, 과연 그 사람이 전례에 진지하게 참여할 수 있을까요?

 

둘째, 성당인 기도하는 장소에 도착하는 시간입니다.

미사가 막 시작되려는 순간 또는 이미 미사가 어느 정도 시작된 다음에나 들어가는 사람, 시간이 있으면 성당 밖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노닥거리다가 신부가 입당할 때에나 들어가는 사람의 마음 자세가 제대로 되어 있다고, 그가 참으로 하느님께 진지한 자세로 서 있다고 볼 수 있는지요.

 

셋째, 각 전례 순간에 맞는 몸 동작입니다.  하느님 말씀을 들으면서 합장하고 있을 때와 팔짱을 끼고 있을 때, 둘 중 어느 순간이 우리 마음을 하느님께로 향하게 합니까?

 

하느님께 간절한 청을 드리면서 앉아서 드리는 것과 무릎 꿇고 드리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우리 마음과 조화됩니까? 사제가 감사기도문을 하는 순간, 앉아서 팔짱끼고 듣는 것과 무릎을 꿇거나 서서 합장한 채 고개를 약간 숙이고 듣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사제의 기도에 잘 동참할 수 있습니까?

 

넷째, 전례에 알맞은 목소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아름다운 목소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정성과 마음이 담긴 목소리를 말합니다.

사제의 기도에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아멘"으로 응답하는 이는 어쩌면 자신의 신앙이 흐리멍텅한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요.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을 때, 그것은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마음을 다지는 계기도 됨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습니까?  전례 생활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몸가짐과 그에 걸맞는 마음을 가지 위한 우리의 노력도 많이 필요합니다.  물론 형식이 더 이상 필요없는 경지에 이르렀다면 이 모두가 다 부질 없는 것이겠지요.

- '제대와 감실의 싸움' 전례서ㅣ김인영 신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제대와 감실의 싸움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