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9/연중 5주간 목요일/미천한 나를 인정하라

2017. 2. 11. 오전 12:18:50

글자

연중 5주간 목요일(마르7,24-30) 

 


미천한 나를 인정하라

 


어떤 생선장수가 마을에 가게를 내고 간판을 달았습니다. “이곳에서 신선한 생선을 팝니다.” 한 사람이 들어와서 말했습니다. “‘신선한’은 빼시오. 다 신선한 생선 아니오?” “그렇군요.” 그래서 “신선한”을 뺐습니다. 다른 사람이 들어오더니 말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빼도 되지 않을까요? 다 알지 않습니까?” 듣고 보니 그래서 그 글자도 뺐습니다. 다른 사람이 들어오더니 말했습니다. “‘팝니다.’라는 말도 빼야지요. 거저 주는 것이 아니니까요.” 듣고 보니 그래서 그 글자도 뺐습니다. 다른 사람이 들어오더니 말했습니다. “‘생선’이라는 글자도 필요 없습니다. 근처에 오기만 해도 생선냄새가 나니까요.” 그래서 간판 없는 생선가게가 되었습니다. 결국 고객들은 그 사람이 생선 장사를 하는지 모르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것이 옳은 것 같고, 저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 그 사람의 말이 옳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들의 의견을 무시하지는 않되 흔들리지 않는 주관과 소신이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이교도 부인이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려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마르7,27).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마르7,28).하고 응답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으로 결국 마귀는 떠나갔습니다.

 

 

이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이 우선적인 구원의 대상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그들이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음으로 은총의 역사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헛배가 불러도 배고픔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음식을 권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믿음을 가진 이교도에게도 구원의 혜택이 주어졌습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주어지는 구원의 혜택은 유다인 또는 이교도라는 외적인 관계보다 철저한 믿음의 관계가 우선입니다. 이교도 여인은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강아지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믿음을 지켰습니다. 여인이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청하며 기대하는 자세는 예수님께 대한 그녀의 신뢰를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미천하고 부정한 사람임을 인정한 여인의 마음을 믿음으로 받아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딸에게서 더러운 영이 떠나갔습니다. 믿음은 바로 하느님께서 나를 외면하고 감추어 계신 분처럼 보일 때 더 큰 신뢰로 자신을 의탁하는 것입니다. 믿음이 있는 곳에 주님의 능력은 드러납니다. 사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갈라5,6) 바리사이들의 경건과 신앙이 ‘표면적’ 믿음이었다면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의 이교도의 믿음은 ‘속마음’에서 나온 것입니다.

 

헛배가 부른 신앙인이 아니라 떨어뜨린 부스러기라도 받아먹으려는 믿음의 소유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주님의 능력이 역사하기를 기도합니다. 미루지 않는 사랑, 미룰 수 없는 사랑에 눈뜨기를 희망하며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20170211/연중 5주간 토요일/풍요로움의 원천17.02.24조회 14020170210/연중 5주간 금요일/귀를 열어 주시고 혀를 풀어주십시오17.02.11조회 24920170209/연중 5주간 목요일/미천한 나를 인정하라17.02.11조회 24120170208/연중 5주간 수요일/속 마음이 중요하다17.02.08조회 28520170207/연중 5주간 화요일/내용이 중요하다17.02.08조회 27320170206/연중 5주간 월요일/구원받았음을 확신하라17.02.08조회 14320170205/연중 5주일/우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다17.02.08조회 14120170204/연중 4주간 토요일/아버지의 뜻을 새겨라17.02.08조회 14020170203/연중 4주간 금요일/헛된 맹세를 하지마라17.02.03조회 16320170202/주님 봉헌 축일/기다림의 기쁨17.02.03조회 20120170201/연중 4주간 수요일/편견과 선입견을 넘어17.02.01조회 14020170131/연중 4주간 화요일/믿음의 손17.02.01조회 13820170130/연중 4주간 월요일/새 삶의 시작17.02.01조회 13720170129/연중 4주일/참 행복을 찾아17.02.01조회 14020170128/설 명절 미사/복을 빌어주는 사람17.02.01조회 13520170127/연중 3주간 금요일/지금 여기서17.02.01조회 13720170126/성 티모테오.티도기념/근본에 충실하라17.02.01조회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