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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거리를 지나가십니다. 자캐오는 이 소식을 듣고 벌써부터 가슴이 떨리고, 심장의 박동 소리가 뱃고동처럼 커짐을 느낍니다. 이 날 이 시간을 얼마나 학수고대했는지 모를 정도로 기다려 온 자캐오입니다. 모두가 그를 로마의 앞잡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것도 싫었고, 서민들에게서 세금을 걷어 로마에 바치는 자신이 미웠고, 키가 작고 볼품없는 자신의 모습도 싫었던 그였습니다.
오늘 자캐오의 모습은 예전 그의 모습이 아닙니다. 오로지 주님을 뵈어야만 되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주님께서 자기를 알아주시지 못한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혹 보시고 외면해 버리신다 해도 더는 원망하지 않을 태세입니다. 그만큼 그에게는 주님을 뵙는 일이 절실했던 것입니다. 주님을 뵈면 그동안에 어두웠던 자신의 삶이 변화되거나, 아니면 적어도 변화될 수 있는 어떤 해답이라도 얻을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회적 체면 따위는 잊은 지 오래입니다. 그는 자신의 처지와 상태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지나가신다는 길목을 앞질러 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갑니다. 먼발치에서나마 주님의 모습을 보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가까이 다가오셔서 나무 위를 올려다보시면서 “자캐오야!” 하고 자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순간 숨이 멈출 것 같은 진한 감동이 전해져 옵니다. 이어서 주님께서는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고까지 하십니다. 참으로 분에 넘치는 주님의 배려입니다.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주님을 기쁘게 맞아들입니다. 그리고 지난날 자신의 잘못을 주님께 고백합니다. 자캐오는 주님을 뵙는 순간, 아니 그 이전부터 이미 주님께 속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매일 미사에 참여하고 주님을 모시는 우리입니다. 우리는 부족하기 때문에, 살다 보면 주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주님을 모시는 그 순간만큼이라도 자캐오의 모습을 닮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주님께서는 자캐오와 그 집에 구원의 선물을 내려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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