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헬 2,12-26

2013. 11. 10. 오후 10:10:45

글자

실망스런 결과

       임금의  뒤를 잇는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으리오?

       선왕이 이미 이룩한 것밖에는!

       지혜와 우둔과 우매를 돌이켜 보았을 때

 

       나는 어둠보다는 빛이 더 쓸모 있듯

       우매함보다는 지혜가 더 쓸모 있음을 보았다.

 

       지혜로운 이의 눈은 제 앞을 보지만

       어리석은 자는 어둠 속을 걷는다.

       그러나 둘 다 같은 운명을 겪게 됨을

       나는 또 알았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말하였다.

       '어리석은 자의 운명을 나도 겪을 터인데

       그렇다면 나는 무엇 때문에 그토록 지혜를 추구하였던가?

       그래서 이 또한 허무라고 속으로 말하였다.

 

       지혜로운 이에 대해서건

       어리석은 자에 대해서건 영원한 기억이란 없으니

       앞으로 올 날에는 모든 것이 잊혀지는 법.

       아, 정녕 지혜로운 이도 어리석은 자와 함께 죽어 가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삶을 싫어하게 되었다.

       태양 아래에서 벌어지는 일이 좋지 않기 때문이며

       이 모든 것이 허무여 바람을 잡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또 태양 아래에서 내가 애써 얻었건만

       내 뒤에 오는 인간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내 모든 노고의 결실을 싫어하게 되었다.

 

       그가 지혜로운 자일지 어리석은 자일지 누가 알리오?

       그러면서도 내가 태양 아래에서 지혜를 짜내며 애쓴

       노고의 결실을 그가 차지하게 되리니

       이 또한 허무이다.

 

       그래서 태양 아래에서 애쓴 그 모든 노고에 대하여

       내 마음은 절망하기에 이르렀다.

 

       지혜와 지식과 재주를 가지고 애쓰고서는

       애쓰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제 몫을 넘겨주는 사람이 있는데

        이 또한 허무요 커다란 불행이다.

 

       그렇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그 모든 노고와 노심으로

       인간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그의 나날은 근심이요 그의 일은 걱정이며

       밤에도 그의 마음은 쉴 줄을 모르니

       이 또한 허무이다.

 

       자기의 노고로 먹고 마시며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것보다

       인간에게 더 좋은 것은 없다.

       이 또한 하느님의 손에서 오는 것임을 나는 보았다.

 

       그분을 떠나서

       누가 먹을 수 있으며 누가 즐길 수 있으랴?

 

       하느님께서는 당신 마음에 드는 인간에게

       지혜와 지식과 즐거움을 내리시고

       죄인에게는 모으고 쌓는 일을 주시어

       결국 당신 마음에 드는 이에게 넘기도록 하신다.

       이 또한 허무여 바람을 잡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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