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3년전인 2005년 6월19일...

류시경

2008. 6. 25. 오후 8:35:49

 
 
그때 우리는 "작은 음악회"를 열었네요.
신부님께서는 사진을 찍으시느라 보이지 않으시네요...
성가대는 마치
3년 후에 있을 영원한 작별을 미리 하고 있는 듯하네요...
 
아, 신부님 누워계신 담양 천주교묘역은
어쩌면 그리 쓸쓸해 보이는지요...
 
몇년전이었어요.
여느때처럼 주보를 복사하러 사제관에 갔더니
복사할 원본주보에 새로 만든 성당로고를 넣었다시며
신부님께서 "이 로고 어때요?" 하고 물으시더군요.
 
그때 왜 그랬던지
제 입에서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대답이 툭 튀어 나왔는데
"신부님, ... 왠지 분위기가 너무 외롭고 쓸슬해요. 뭐랄까... 달빛 내리는 무덤같은... "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그 말도 마음에 밟히네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너무 철이 없었던 것도 같고... 어쩌자고 그런 말을 했는지....
 
그랬더니 신부님께서,
"스콜라씨 흑백이어서 그럴 거에요. 몇가지 밝은 색상도 있어요..."
하시며 잘 정리된 컬러로고 파일을 보여주시더군요.
 신부님은 그때 생뚱했던 저의 대답에 당황하셨고
실망하셨던 것 같아요.
"참 잘 만들었네요. 멋 있어요." 라고 대답해줄 것을 기대하셨던가 봐요. 
컬러로 된 것을 본 후에는
"멋 있네요." 하고 대답은 했지만...
 
신부님과의 추억을 찾아다니며
이곳 저곳을 배회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어제는 
언젠가 성유축성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신부님과 함께
성패트릭성당엘 갔던 날을 추억하며
성패트릭 성당에 앉았다가 오후 한시 미사 드리고 연도 바치고...
 
오늘은
예수회 수사셨던 최성용신부님 부재서품에 참석하셨던
신부님이 생각나서 성이냐시오 성당 가서 연도 드리고, 
12시에 미사가 있어 미사 드리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가 생각납니다.
...
...
I seem to search the whole day through
For anything that''''s part of you
 ...
Oh. how it hurts to miss you so
...
 
우리 모두가 노래 속 주인공이 되어가는 군요,...
 
만약 십년 이십년을 우리가 더 산다면
신부님은 그대로인데 우리는 늙고 병들어 가겠지요...
천국에서 신부님께서 우리를 못 알아보신다면 ??
우리가 너무 오래 살아 어쩌면 치매때문에
신부님을 까마득히 잊지나 않을까...??
 
우리 그렇게 서로에게 잊혀지지나 않을까요..
 
 

 
 

댓글 3

  • 2008년 6월 25일 오후 10:06

    신부님을 추억할 수 있는 모든 얘기들 듣고 싶네요~

  • 2008년 7월 9일 오후 7:45

    그렇죠, 오전에 한국에서 오시는 신부님들을 맞으러 스펜서역에 급히 갔었는데, 우리 신부님도 살아 계셔서 신자들 데리고 이런 여행을 하실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기

  • 2008년 7월 9일 오후 7:49

    정말 기쁘게 픽업을 나갈건데 하는 생각이 들어 눈앞이 또 흐려 졌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오시는 젊은 신부님들을 뵐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