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흥부의 마음으로

2009. 1. 13. 오후 1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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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흥부의 마음으로

요즈음 사람들은 흥부전보다는 그것을 놀부전으로 개작한 현대판 한마당 놀이나 해학극을 더 좋아합니다.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기에는 흥부보다 놀부의 심성이 더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흥부는 제 앞의 몫도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고 자식만 많이 낳아 철철이 거지로 살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놀부는 부모로부터 받은 재산뿐만 아니라 흥부의 것까지도 욕심 사납게 가로채고 현실적응을 잘하여 산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흥부는 착한 심성 하나로 버티고 있지만 늘 무능하고 심지어는 천덕꾸러기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존경쟁의 시대를 살아야 하는 현대에서는 놀부의 심성이 낫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런가?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과거의 권선징악적인 전통적인 가치관은 이미 그 유용성을 상실하고 현대는 적자생존의 원칙만이 적용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따뜻한 인간성, 착한 마음을 잃어버린 인간 사회에서 우리는 무슨 살맛을 느낄 수 있다는 말입니까?

적자생존, 약육강식, 카멜리온적 변화와 살벌한 적응 능력 등 이러한 현대의 잘못된 가치관에서 우리는 무슨 희망을 제시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에 어떻게 사랑이 들어갈 자리가 있겠으며 여기에 무슨 따뜻한 동정심과 고귀한 희생이 있겠습니까?

피가 통하는 사회, 부족한 가운데 인간의 여유로움, 없는 가운데 나눔의 풍요, 착한 마음의 시선, 착한
뜻을 가진 젊음의 날개 등 이러한 흥부적인 것들에서 현대를 사는 우리가 더욱 얻고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닌가 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남을 디디고 일어서서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아가려는 현대판 놀부보다는
그래도 베풀고 인내할 줄 아는 착한 흥부의 심성을 최고의 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어 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놀부가 되지 말고 착한 흥부가 됩시다. 예수님은 착한 흥부 쪽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김규택 예로니모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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