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의 사제 교역 협력 문제에 관한 훈령
신학적 원칙
영원한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유일하고 나눌 수 없는 당신의 사제직을 당신 교회에 전수하고자 하셨다. 이 교회는 새로운 계약의 백성으로서, "세례와 성령의 도유로 다시 태어나 축성되어 영적인 집과 거룩한 사제직을 형성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감으로서 그들은 영적 제사를 바치며 그들을 어둠에서 놀라운 당신 빛으로 불러 주신 그리스도의 능력을 전하게 되는 것이다(1베드 2,4-10 참조)." "선택된 하느님의 백성은 하나뿐이다. '주님도 하나이고 믿음도 하나이며 세례도 하나뿐이다'(에페 4,5).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태어난 지체들의 품위도 같고 자녀되는 은총도 같고 완덕에 대한 성소도 같다."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한다는 점에서 모든 신자에게 공통된 품위와 활동은 누구에게나 참으로 평등한 것이다."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어떤 사람은 교사나 신비의 관리자나 목자가 된다."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과 직무 또는 교계 사제직은 "정도의 차이뿐만 아니라 본질적 차이로 구별된다고는 하지만 서로 관련되어 있으며, 각기 특수한 모양으로 그리스도의 유일한 사제직에 참여하는 것이다." 성령께서 교회를 친교와 봉사로 일치시키시며, 교계 제도와 은사의 여러 가지 은혜로써 하나 되게 하시기 때문에 교회와 그리스도 사이에는 실제적인 일치가 있다.
따라서 유일하며 영원히 나눌 수 없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에서도 또 모든 신자가 부름 받고 있는 거룩함에서도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 사잉의 본질적인 차이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사실 직무 사제직 그 자체가 평신도의 보편 사제직보다 성덕에서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성령 안에서 직무 사제직을 통하여 사제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시기 때문에, 사제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자신들에게 부여된 보편 사제직을 충실하고도 완전하게 수행하도록 도와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다양한 지체와 임무로 구성되지만, 한 분뿐이신 성령께서 교회에 유익하도록 여러 가지 은혜를 그분의 부요와 봉사의 필요에 따라 아낌없이 나누어 주신다(1고린 12,1-11) 참조).
이러한 다양성은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는 방식에 있으며, 다음과 같은 의미에서 절대 필요한 것이다 곧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은 세례의 은총과 믿음, 희망, 사랑의 삶, 성령에 따른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실현되는 반면, 직무 사제직은 보편 사제직을 위해 봉사하고, 모든 그리스도인의 세례 은총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결국 직무 사제직은 "신자들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받은 거룩한 권한 때문에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까닭에 사제는 "자신을 하느님의 백성과 묶어 주는 깊은 친교에 대하여 더 깊이 이해하라."는 권고를 받는다. "(사제가 이러한 친교에 대하여 잘 깨닫게 되면, 성령께서 교회를 더욱 굳건하게 건설하기 위하여 신자들에게 주시는 모든 은사와 직무를 즉시 마음에서 우러난 자세로 존중해 줄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구원이라는 단 하나의 공통된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서로 공동 책임을 져야 함을 깨닫고 더욱 깊이 있게 다져 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주교들과 신부들의 직무 사제직과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을 구분지으며 다른 신자들이 이 거룩한 교역에 협력하는 범위를 나타내는 특징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가) 직무 사제직은 사도 계승에 근거를 두며, 거룩한 권력이 부여된다. 이 권력이란 머리이시며 목자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권한과 책임이다.
나) 사제직은 거룩한 교역자들이 하느님 말씀의 권위 있는 선포와 성사의 거행, 신자들에 대한 사목 지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교회의 종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성품 교역의 토대를 사도 계승에 두는 것이 가톨릭 교회론의 주요 핵심이다. 이 교역이 사도들이 그리스도께 받은 사명을 지속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품 교역은 교회를 세우는 기초인 사도들에게 있기에 "전적으로 교회에 봉사하기 위한 것이다." "교회의 교역은 그 본질이 성사적이므로 봉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사명과 권위를 주시는 그리스도께 완전히 속해 있는 교역자들은 우리를 위하여 자유로이 '종의 신분'(필립2.7)을 취하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따르는 참된 '그리스도의 종'(로마1.1)이다. 교역자들이 봉사하고 있는 말씀과 은총은 그들의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그들에게 맡기신 것이므로, 그들은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
성품 교역자의 직무는 전체적으로 볼 때 그리스도 안에 동일한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에 유일한 불가분의 단일성을 이룬다. 그리스도 안에 있기에, 구원 활동은 유일하며 독특하다. 구원 활동은 신자들을 가르치고 성화하며 다스리는 교역자의 직무를 통하여 드러나고 실현된다. 이러한 단일성은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역할을 언제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수행하는 거룩한 교역자의 임무 수행을 본질적으로 보여 준다.
그러므로 성품 교역자의 교도 임무, 성화 임무, 통치 임무의 수행은 사목 교역의 본질을 이루기 때문에, 거룩한 교역자들에게 속한 다양한 직무는 불가분의 일치를 형성하며, 하나라도 분리될 경우 어느 것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러한 직무들은 상호 조화와 보완의 견지에서 보아야 한다. 다른 비수품 신자들은 합법적인 권위에 의해 규정에 맞게 그러한 활동을 하도록 부름 받았을 경우, 이들 가운데 일부 직무에서만 제한된 정도로 사목자들과 협력할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몸인 교회 안에 여러 봉사 직무를 위한 은혜를 항상 마련해 주시므로 우리는 그 은혜를 받아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구원을 위하여 서로 봉사한다." "그러한 임무의 수행이 평신도를 사목자로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임무가 아니라 성사적 서품이 교역을 이룬다. 오로지 성품성사만이 성품 교역자에게 머리이시며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임무와 영원한 사제직에 특별히 참여하도록 해 준다. 보충적으로 수행되는 임무는 목자들의 공식적 위임이 있어야 즉시 형식적 합법성을 지니게 되며, 그 구체적인 활동은 교회 권위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이 가르침은 특히 일부 공동체에서 발생하고 있는 성품 교역자의 수적인 부족을 보충하려는 특정 관행에 비추어 재확인될 필요가 있다. 일부 경우에, 그러한 관행은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의 성격과 명확한 의미를 잘못 해석하는 개념을 낳았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직무) 사제 후보자의 감소를 가져오며, 성품 교역자 양성 장소인 신학교의 고유 목적을 흐려 놓을 수 있다. 이러한 관행들은 밀접하게 관련된 현상이다. 이 관행들의 사호 관련성들 숙고하여 현명한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다.
신자 공동체가 교회라 불리며 참으로 진정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정치적 성격을 띤 어떤 임명 절차로 자기 지도자를 세울 수 없다. 모든 개별 교회는 그리스도에게서 자기 지도자를 받아야 한다. 교회에 모든 사도직 교역을 다 주신 분이 바로 그리스도이시다. 따라서 어떠한 교회공동체든 그 자체로 지도자를 뽑거나 어떤 위임을 통하여 지도자를 세울 권한을 갖지 못한다. 가르치고 다스리는 "임무"의 수행은 실제로 교계 권위의 교회법적 또는 법률적 결정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직무 사제직은 공동체가 '교회'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하다. "성품 사제직이 교회공동체보다 후에 있었을 것으로 여겨, 마치 교회 공동체가 이러한 사제직 없이 먼저 세워진 것처럼 생각해서도 안 된다." 실제로 공동체에 사제가 부족할 경우, 공동체의 삶 자체의 본질에 관련되는, 머리이시며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성사 행위와 활동이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직무 사제직은 결코 대체될 수 없다. 여기서 곧바로, 지속적이고 열정적이며 잘 조직된 성소 사목으로 교회에 필요한 교역자들이 넉넉해지고, 신학교에서 사제직을 받아들이려고 준비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보장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거룩한 교역자의 부족에서 오는 어려움에 대한 다른 어떤 해결책도 쓸모없는 것이다.
"성소 육성의 의무는 전체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속하는 것이며, 그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완전한 그리스도인 생활로 촉진해야 할 것이다." 모든 신자는 그리스도를 더욱 가까이 따르고 무관심을 극복함으로써 사제 성소에 긍정적인 응답을 더 많이 이끌어 낼 책임이 있다. 이것은 특히 물질주의 풍조가 두드러진 국가들의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공의회 문헌들에서는, 성품 인호가 없는 신자들의 교회 사명에 대한 여러 가지 참여 가운데서 사목자의 고유 임무에 대한 직접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교회에 필요하거나 유익하다면, 보편 교회법의 규범에 따라, 사목자의 고유임무와 연관되어 있지만 성품의 인호를 요구하지는 않는 어떤 역할을 평신도들에게 위임할 수 있다." 이러한 협력은 공의회 후속 법령, 특히 새 "교회법전"으로 규정되었다.
"교회법전"은 모든 신자의 의무와 권리를 다룬 다음, 평신도의 의무와 권리라는 장에서, 세속적 조건상 그들에게 속하는 의무와 권리뿐만 아니라 그들에게만 속하는 것이 아닌 임무나 역할도 다룬다. 어떤 임무는 수품과는 관계없이 모든 신자와 관련되며, 어떤 임무는 성직자의 거룩한 교역에 직접 협력하는 것이다. 이 후자의 성품 직무나 임무와 관련하여, 비수품 신자들은 이를 수행할 권리가 없다. 다만 "평신도들은 그들이 법 규정에 따라 수행할 수 있는 교회 직무와 임무에 거룩한 목자들에 의하여 기용될 자격이 있다." 또는 "교역자들이 부족한 곳에서는........ 법 규정에 따라..... 그들 직무의 일부를 보충할 수 있다."
그러한 협력이 사목 교역과 조화롭게 융화되도록 하기 위해서, 사목 실천에서 오용과 법규 위반을 피하기 위해서 교리 원칙을 언제나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현행 교회법 규정을 교회 전체에 일관되고 충실하게 적용하는 한편, "예외"라고 판단할 수 없는 경우에까지 예외 경우의 조건을 부당하게 확대 적용해서는 결코 아니 된다.
오용이나 부적절한 관행이 실재한다고 판명되는 곳에서는 목자들이 그 확산을 막고 교회의 본성 자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해치지 않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수단들을 즉시 동원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존의 규율 규범들을 적용하여, 교회 친교에 극히 중요한 역할들의 차이와 부가 임무를 이해하고 존중하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부적절한 관행이 만연된 곳에서는, 권위를 행사하는 이들이 책임있게 개입하여 친교를 증진할 필요가 있다. 친교의 증진은 진리에 충실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친교, 진리, 정의, 평화와 사랑은 모두 상호 의존하는 단어들이다.
위에서 언급한 원칙들에 비추어, 교황청의 여러 부서에서 보고되어온 오용들을 바로 잡는데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교회 규범에서 이끌어 낸 개선 방안들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