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얼굴

2010. 1. 21. 오전 10:37:09

글자

나는 예수님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 얼굴은 내가 생각하던것처럼 치렁치렁한 긴 머리에 밤색 수염이 보기 좋게 조화를 이루는 얼굴은 아니었습니다. 그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고 절박함이 어려있었습니다. 그 얼굴은 철창 사이에서 나를 보며 나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그 얼굴은 눈을 감고 지쳐 누워 쌀 한톨, 빵 한조각을 가져올 누군가의 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낙망한 시선은 폐허가 된 집터에 앉아 희망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 얼굴은 까맸습니다.

지난 한주일동안 나는 수없이 예수님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지금 남쪽에 있는 아이티 에서는 지진으로 상상할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남은 사람들은 먹을것, 마실것이 없어 큰 재난을 겪고 있습니다. 나는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했습니다. 구원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예수님께 항의합니다. '우리가 언제 예수님이 헐벗고 굶주리실때 못본체 했습니까? 언제 예수님이 감옥에 계실때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예수님은 그들에게 '너희 형제중에 제일 보잘것 없는 형제에게 해 준것이 곧 내게 해 준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곧 내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나중에 예수님을 실제로 뵐때 예수님은 내게 물으실것 같습니다. '그때 아이티에서 내가 곤경에 놓여있을때 너는 나를 어떻게 도와 주었느냐?' 그때 나는 우물쭈물 '… 예, 기도를 좀 바쳤습니다…' 라고 대답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길을 가다가 도둑을 맞아 죽게된 사람을 돌봐준것은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죽어가던 그 사람 곁을 지나던 다른 멀쩡한 사람들은 애써 외면하며 지나쳤습니다. 내 일이 바쁜데… 죽은것 같은데… 사마리아 사람이 빨리 손을 쓰지 않았으면 그 사람은 정말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교회를 세우신것 말고는 아무런 물질적인것을 남겨놓지 않으셨습니다. 천사들에게 이 세상의 치안을 맏겨놓으셨다면, 우리는 이렇게 어지러운 세상에 살지 않아도 될지 모릅니다. 이 세상의 모든 하느님의 사업은 우리 몫인것입니다. 내가 오래전에 뇌 수술을 받아야 했을때 나는 느꼈습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에 나 아닌 사람들이 나를 돕도록 만드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의사가 되서 내가 필요할때 그의 도움을 받도록 이 세상을 만드시지 않았다면, 나는 죽었을지 모릅니다. 하느님이 어떤사람에게 신장 투석기계를 발명하도록 은혜를 주지 않으셨다면, 나는 지금 죽어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그때 내 수술을 해준 의사가 하느님의 일을 대신해 준것으로 믿습니다. 신장 투석 기계를 발명한 사람은 하느님을 대신해서 그것을 발명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하느님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내 손이 필요한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나는 하느님의 손길을 필요로 할것이며, 하느님은 다른사람의 손을 통해 나를 도와주실것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여덟살짜리 내 딸은 내게서 아이티 지진에 대해서 듣더니 어떻게 하면 자기가 모아놓은 푼돈을 그 사람들에게 줄수 있을까 하며 물어봅니다.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내 딸에게는 전 재산입니다. 나도 하느님의 사업을 돕고 싶습니다.

댓글 1

  • 2010년 1월 21일 오전 11:00

    정말 가슴이 찡하고 감동적인 글입니다. 베네딕도 형제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하루 빨리 쾌유하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