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저에게 지혜를 내려 주소서!

2006. 7. 25. 오후 5: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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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주님!

이 친구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지혜를 내리소서!

 

 

종교 얘기만 나오면 은근히 신이나는 Y씨.

자칭 종교대학 학장.
그는 언젠가 삼위일체 강의를 잘 못하여, '총장'에서 '학장'으로 좌천 된 친구이다.

 

하지만 본인은 그게 억울하다며, 계속 총장이라 자처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친구들은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그러면 가톨릭학 논문을 다시 제출하여,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라고 인정치 않는 중......

 

오늘도 오랜만에 만나 식사를 했는데.
비가 온종일 내리는 바람에 마침 잘 되었다며, 가벼운 안주와 술을 더 시켰다.

 

"종교는 말야, 뭣보다도 골치가 안 아파야 해! 근데 천주교는 엄청시리 복잡 하드만?"

 

갑자기 사이비 불교도 M형이, 그동안 조용히 듣기만 하다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체격이 큰데다 말이 없어 소위 과묵형인데, 그래도 한번 터지면 결코 만만치가 않다.

 

"글고 종교는 다 그게 그거야, 따지고 보면 차이가 거의 없어, 석가나 예수 그 양반들 다
 훌륭한 분들이지, 가르침도 그래, 석가의 자비와 예수의 사랑.....! 그게 뭐가 다른가?"

"그건 그래, 어떤 종교든 본질 자체는 똑 같으니까, 결국 다 착하게 살아라 그거지 뭐..."

 

이제 막 신나려다 김이 빠진 학장은, 시큰둥 하니 동조하면서 한 무릎 뒤로 물러 났다.
그렇지만 그냥 물러서기가 너무 아쉬웠던지.

 

"하지만 말야, 차이가 아주 없는 건 아냐, 작지만 그 차이가 또 매우 중요한 것이고,
 즉, 천국으로 가는데 어떤 종교가 과연 가장 쉽고 편한가.....? 란 차이는 있으니까"

 

학장은 무식한 친구들의 이해를 돕는다면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등반로가 종교와 매우 비슷하다며 예를 들었다.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가는 등반로는 남벽과 아이거 북벽등 여러 코스. 

산꾼들이 정상을 향해 오르더라도, 어느 코스가 가장 쉽고 편하며 또 안전한 길인가.....?

그 차이는 있는 것이고 그 점이 종교와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쉬운 남쪽 코스가 있으면, 북쪽의 빙벽은 힘들고 어려운 난 코스라는 것.
따라서 각 종교마다 가르치는 교리가, 그게 바로 등반로에 해당 된다는 논리인 것이었다.


그리고 어떤 종교(코스)를 믿을 것인가는,

각 개개인의 성격과 취향, 그리고 처해 있는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

 

"어떤가? 내 말이 이해가 되나?"
"글쎄...! 이론상으론 그럴싸 하긴 한데.....거참! L형은 어때? 이 말에 동의 하는 거야?"

 

언제나 그렇듯이 R씨는 내게 또 물었지만, 난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아마도 R씨는 학장의 완벽?에 가까운 설명에 압도된 표정, 그런데 불교 M씨가 또 나섰다.

 

"설명 아주 잘 했어, 원래 종교라는게 딱 그래, 어떻게 가느냐만 다르지 목표는 같거든"
"그래? 불교는 이제 그만 됐어, 그럼 천주교 얘기도 들어 보자고, 그동안 배운 게 많잖아?"

 

M씨는 세상이 다 아는 전형적인 불교 사이비 신자.

종교대학 학장 Y씨 역시, 지금은 신뢰도가 매우 훼손된 상태이다.
그 때문에 아무리 별별 주장을 한다 해도, R씨는 천주교에 대해선 나의 의견을 듣고 싶어 했다.

 

"어허 참! 도끼가 장작을 빗나간 일은 있어도, 내말 언제 한번이나 틀리는 거 본일 있나?"
"학장은 한번 틀렸잖아? 좀 가만히 있으라고!

 그리고 실제로 믿는 사람 의견이 중요한거 아닌가?  좀 들어 보면 안 되나? 

 글고 말야,  천주교 실력부족으로 강등 되었으면서 할말이 뭐가 그리도 많은가....?"

 

"흐음..! 그래, 그럼 한번 들어 보자고, 뭐라고? 강등? 아니다 그건...! 어림도 없다!
 난 국제적인 인터내셔날 종교학 전공 아니냐고?

 삼위일체 조금 틀렸다고 그러면 안 되지, 허나 시말서는 쓰라면 쓰지...뭐! 흐흐흐"
"어쨌던 종교는 자신이 납득 해야 믿는거야....또 믿는 방법도 자기만의 방식이 있는거고"

 

M씨가 자기 나름의 논리를 주장하면서, 더 이상 떠들 것이 없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나의 반응이 궁금하다는 눈치는 분명했다.
종교 토론이 여기까지 왔으면 나도 더 이상의 침묵은 곤란한 노릇.

 

"그건 아니지? 한마디로 가톨릭과 불교를 비교 한다는게 모순이지, 아주 많이 틀리거든..."
"??? 허....거 봐! 그런데 참, L형 말야? 천주교 믿는다고 불교 무시하면 안 돼, 객관적으로 하라고?"

 

R씨가 조금 머쓱해 하는 학장과 M씨를 의식하여, 객관적 입장에서 하라고 주문 했다.

 

"객관이고 뭐고 할것이 없어, 듣기 싫다면 그만 두지 뭐, 난 모두가 하라고 해서 하는 거니까"
"아냐 아냐 하고 싶은대로 해요, 오랜만이고 하니까, 오늘 우리 한번 천주교 얘기를 들어 보자고?"

 

학장이 그렇게 좌중을 정리하면서 뜻 모를 미소를 지었다.
그건 아마  내가 아직은 시원찮을테니, 어딘가 틀림 없이 오류가 있을 것이란 의미일 터이다.

 

"먼저 M형에게 물어 보자고, 부처는 신인가 인간인가?"
"? 그야 당연히 석가모니는 인간이지, 그리고 예수도 사람 아닌가? 그는 뭐 신이라도 되나?"

 

"암! 당연하지, 하느님이니까! 신이 맞지! 왜? 내가 지금 어거지 쓴다고 생각하나?"
"허....! 그게 어거지가 아니면 뭔가? 십자가에 못 박아 죽었다면서? 그게 사람이지 어떻게 신인가?"

 

"그리고 또 하나, 좀 전에 종교는 골치 아프면 분명 안 된다고 말했지?"
"그랬지! 사는 것도 골치 아프고 그런데, 뭐하러 일부러 사서(돈 주고) 골치 아플 일 있나?"

 

"그렇다면 불경은 그 숫자가 엄청나게 많은데, 천주교는 성서가 달랑 한권이거든?"
"..?? 하지만... 불경은 일반 신자는 몰라도 되거든? 스님들이 알아서 다 해 주니까 말야,
 뭐 하러 힘들게 늙어서 공부 하나? 적당히 좀 갖다 주고 해 달라면 그 사람들 잘 해준다!"

 

좀이 쑤셔 가만히 있지 못한 학장이, 무식하게 나오는 M씨가 불안한 듯 지원사격에 나섰다.

 

"맞다, 그 문제는 어느 종교든 다 비슷 해, 천주교 역시 신부님들이 다 안 해 주나?"
"내가 아는 바로 신부와 스님들은, 길을 잘 모르는 신자들에게 가르쳐주고 도와주며 인도하는 
 역할 뿐, 그분들이 내가 가야할 길을 대신 가 주는 것은 아니다 그거야 "

 

그리고 예수가 왜 무슨 근거로 신, 즉 하느님인가에 대하여,
그들에게 성서 얘기는 애당초 통하기 어려우므로, 예수 부활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을 했다.

 

예수는 항상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그분 반대자들에게 둘러 쌓여 항상 위협에 시달렸는데,
그 사람들은 물론, 그외의 많은 사람들도 직접 눈으로 본 사실이 아니었다면, 절대 오늘까지
전해지지도 믿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그래서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혼자 도를 닦아, 신선이 되었다는 동양적 신화와는 다르다고.....

 

"그런 내용들이 성경에 있긴 하지!"
"성경.....? 그거 믿을 거 못 돼! L형에겐 미안 하지만 누가 뭐라 해도 옛날의 신화인거야!"

 

"그래? 그럼 난 신화(新話)인데, M형은 예수보다 훨씬 오래 된 석가의 구화(舊話)를 믿지 않나?
 안 그런가? 아마도 석가가 예수보다 500년은 더 옛날 일걸? 어디 그 대답 좀 해 보라고?"
"......???!!!"

 

바위 같은 고집불통들과의 대화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난 이들의 성향을 진작부터 잘 알고 있었기에, 그동안 꾹 참고 별 말 없이 지내온 터였다.

 

거의 한평생을 자신의 생각과 판단에 의지하여, 고집스럽게 살아 온 사람들이 아닌가?
비록 허물 없이 지내는 사이라도, 종교만큼은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이들의 철석 같은 고정관념을 깨고,

언젠가는 주님에게 인도 해야 할 사랑하는 내 친구들인 것이다.

 

주님!
이 친구들은 참으로 좋은 녀석들 입니다.
이들을 당신 품으로 인도할 수 있는 지혜를 제게 내려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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