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서 온 편지

2006. 12. 20. 오후 3:42:38

글자

   아홉배미 길 질컥질컥해서

   오늘도 삭신 꾹꾹 쑤신다

 

 아가 서울 가는 인편에 쌀 쪼간 부친다  비민하것냐만 그래도 잘 챙겨묵거라

 아이엠 에픈가 뭔가가 징허긴 징헌갑다 느그 오래비도 존화로만 기별 딸랑하

 고 지난 설에도 안와브럿다 애비가 알믄 배 락을 칠 것인디 그 냥반 까무잡잡

 한 낯짝도 인자는 가뭇가뭇하다 나도 얼릉 따라 나서야 것는디 모진 것이 목

 숨이라 이도저도 못하고 그러냐 안.

 쑥 한 바구리 캐와 따듬다 말고 쏘주 한 잔 혔다 지랄 놈의 농사는 지면 뭣 하

 냐  그래도 자석들한테 팥이란 돈부, 깨, 콩, 고추 보내는 재미였는디 너할코

 종신서원이라니... 그것은 하느님하고 갤혼하는 것이라는디... 더 살기 팍팍

 해서 어째야 쓸란가 모르것다 너는 이 에미더러 보고 자퍼도 꾹 전디라고 했

 는디 달구 똥마냥 니 생각 끈하다

 

   복사꽃 저리 환하게 핀 것이

   혼자 볼랑께 영 아깝다야

                                 - 이 지 엽 -

 

댓글 3

  • 2006년 12월 21일 오후 4:46

    무슨 말인지 누가 번역 좀 해 주세요.... 아, 신부님! 신부님 전라도라면서요?

  • 2006년 12월 21일 오후 7:33

    울엄니 생각나서 눈물이 핑~~ 코끝이 찡!~해 지네요.. 안나언니 육성으루 듣는 듯했어요ㅎㅎㅎ

  • 2006년 12월 24일 오후 8:27

    이 시는 제가 존경하는 은사님이 지으신 시랍니다. 긍께 뭣이냐... 해남에서 홀로 농사지으며 사시는 엄니의 맴을 표현한 것인디.수녀가 된 딸을 보고싶어한는 마음과 서울사는 아들의 어려운 생활을 걱정하고 계시는 촌 어머니의 마음이 눈물겹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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