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써니" 보셨어요?

2011. 5. 6. 오후 3: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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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어린이날이었는데,
시험 기간인 아들은 집에 버려두고, 남편은 아들 밥 챙겨주라 부탁하고,
중학생인 딸과 영화 보고, 쇼핑도 하면서 지냈습니다.
제 딸이 선택한 영화인데, 40대의 여인이 학창시절의 자신과 만난다는 영화 소개를 보고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담담하고 경쾌해서 딸도 아주 즐거워했습니다.
 
특히나 제가 두번 빵 터진 장면은,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데 노동 운동한다는 오빠가 공무원인 아버지에게 TV에 나오는 전두환 대통령을 가리키며
언제까지 저런 놈의 하수인역할을 할거냐 하고, 아버지는 네가 먹는 술 값은 어디서 나오는지 아느냐? 그래서
분위기 심각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할머니가 뭐라고 욕을 하시더니 당신의 딸인 엄마에게 아줌마~ 그러는데...^^
아마도 할머니는 치매이신 것 같았어요.
그리고 주인공인 어린 유호정이 벌교에서 서울로 전학가서 빈자리에 앉게 된 곳이 칠공주짱의 앞자리이고 그 짝은 칠공주 일원이라 그들 무리의 일원이 되었고 원치 않게 다른 학교 칠공주와 싸움을 하는 곳에 같이 가게 되었는데 뒤에서 벌벌 떨고 있는 주인공을 다른 학교 짱이 놀리니 얘는 빙의하는 아이고 오늘도 작두 타다가 맨발로 왔다고 하며 눈 마주치지 말라고 했는데 욕하는 싸움에서 자기네 편이 뒤지니깐 주인공이 갑자기 벌벌 떨다가 눈을 위로 뒤집고는 벌교 욕을 해서 상대방 아이들이 혼비백산하고 도망가는 장면이 나와서, 영화관인데도 또 큰소리로 웃고 말았어요...ㅜ,ㅜ
 
주인공 아이가 좋아하는 오빠가 생겼고 그 오빠가 집에 데려다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집 주위에 전경들이 있는 모습이 그냥 배경처럼 위치하였고, 전경과 시위대가 무력 충돌 하는 장면도 다른 학교 칠공주와의 격투를 같은 장소에서 하면서 서로 엉키도록 배치해서 모든 것이 그냥 예전에 존재했던 사건으로 위치하였더군요.
그리고 첫 사랑의 오빠가 친구의 애인이라는 것을 알고 울고 있는 어린 주인공에게 어른이 된 주인공이 다가가 말 없이 안아주는 장면은 참으로 담담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장면이었어요.
 
영화의 시작이 새벽 6시에 일어나 남편과 아이 밥 먹이면서 할머니가 입원하셨으니 전화라도 한 통화 하라고 사정하는데 둘 다 대답도 없다가 남편은 나가면서 봉투를 내밀며 장모님과 당신 가방 하나씩 사라고 하고 아이는 그 옆에 있다가 남편이 너도 돈 줄까? 그러니깐 무감동하게 아빠 사랑해 라고 하는 장면이었어요.
그런데 어머니 병문안 갔다가 옆 방에 있는 환자가 말기 암인 칠공주 짱이라는 것을 알고 친구들을 찾으며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주인공이 친구에게 자신의 삶이 그동안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로만 살았는데 예전에는 자신도 인생의 주인공이더라는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영화가 참으로 재미있고 편하면서도,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 누구 며느리, 누구 딸로만 살면서 자신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나와 내 친구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찡했습니다.
영화에서 그러더군요.
이제는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라고!
우리의 주님도 우리 각자가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길 원하실 것 같다는 마음도 들었구요...
 
영화 보고 와서 '누구 엄마, 누구 아내' 소리를 하니깐
남편은 저 보고 "야, 나는 성당 가면 누구 남편이다." 그러니깐
아들도 "나도 성당 가면 누구 아들이야."라고 하더군요....^^
 
오늘 하루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모두들 주인공들처럼 생기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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