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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장마는 길다. / 변 정숙
유료세차를 하자마자 또 비가 내렸다.
측시(側視)로 펼쳐진 하늘은 맑은 빛에 눈이 부시다.
그러나 내 머리 위에는 소낙비가 내린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에
주인이 잠자리에 들기를 기다리는 강아지들만 말똥말똥 눈뜨고 있다.
간간히 들려오는 천둥소리에 숫캐는 흠칫 놀라 곁을 둔다.
쓸쓸한 음악이 흐르는 귓가에 조용히 눈을 감는다.
가슴저려오는 외로움은 돌이킬 수 없는 지나가 버린 시간이기에
백일홍 나뭇가지에 핀 고운 꽃이 나의 시선을 부른다.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폈는가?
달맞이 꽃에게 묻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문을 닫고 웅크리고 벼르는 먹구름 같았다.
쫘악~ 내리꽂는 소나기의 빗줄기가 갈피를 잃어버린 바람에
휘둘리며 방황을 하니, 소낙비는 키큰 나뭇가지들을
앞뒤 구분 없이 마구 흔들어 놓는다.
어느덧 비가 그쳤다.
멀리서 들려오는 차바퀴 소리가 상쾌하다.
빗물을 끌어안고 구르는 차바퀴 소리에 이 밤은 잠을 이루지 못해 더 길어진다.
오늘 나의 하루는 또 세시간이나 길어졌다.
한 여름 장마가 길어진 것 만큼.
메모: 성경쓰기를 마무리했다.
멀리서 차르차르르 차르 차르르 빗물이 차바퀴에 부딪히는 소리가
상쾌하여 잠들 수가 없어서
나의 하루가 너무 길다. 길어진 만큼, 나의 곤함도 커지겠지.
첫영성체를 기다리는 아이들 마음이 나 같을까?
왠지 가슴이 설레이는 것 또한 주님의 은총이라 생각하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