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는 미신이 아닌가?
글 김지영 신부
16세기 말 중국에서 선교한 마태오
리치 신부와 예수회원들은 선교의 가장
큰 걸림돌인 유교문화를 깊이 이해하려
고 애썼습니다.
그래서 제사를 효도의
또 다른 표현이라 보고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예수회보다 반세기 늦게 중국에
들어가 선교한 도미니코회와 프란치스
코회는 조상제사와 공자 공경의식을 미
신적 행위로 보고 반대하였습니다.
이러한 여파는 조선에도 그대로
미쳤습니다.
1791년 선비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는 조상의
제사를 폐지하고 그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영혼을 모시는 나무패)를 불태
워 버렸습니다.
이 사건은 효를 근간으
로 하는 조선 유교사회에 큰 충격을 주
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정조 임금은 두
사람을 사형에 처하고 천주학을 금지시
키며 서학책을 불태워 버리도록 명령하
였습니다(신해박해).
이후 백 년동안 조
상제사 문제로 크고 작은 박해의 역사
가 계속됩니다.
유교가 강조하는 효의 정신은 생명을
주신 부모와 선조께 감사의 보답을 드
리는 데 있습니다.
그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효는 부모의 생시는
물론 돌아가신 다음에도 계속되어 ‘죽은
이 섬기기를 산 이 섬기듯이’(중용 19장)
로 이어지며 특히 제사를 통해 실천됩
니다.
제사를 지낼 때 돌아가신 조상님이
와 계신다고 믿고 절하면 미신행위가
됩니다. 영혼이 음식을 들 수 있도록 청
하는 축문(祝文)이나, 고인이 음식을 들
수 있도록 모두 방에서 나와 문을 닫는
합문(閤門)등은 미신적 행위가 될 수 있
으므로,
대신 적절한 복음을 낭독하고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한 짧은 묵상기도
를 바치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위패
는 신위(神位:고인의 영혼 즉 신을 모시는
곳)라는 글자 없이 다만 이름만 써서 모
시기를 권합니다.
우리가 제사를 드리는 것은 부모와
선조와 하느님께 효성을 드리기 위함이
요, 모든 성인의 통공 안에서 조상과 일
치를 이루고 가족 공동체의 화목과 유
대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제사의 정신은 뿌리에 대한 감사이
며 가족 공동체의 친교의 장으로 볼
수 있는 매우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또한 조상 기일의 미사 봉헌은 효성스
러운 행동이며, 가장 아름답고 거룩한
제사는 바로 미사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돌아가셨다가 살아나
신 것은 바로 죽은 이들과 산 이들의 주
님이 되시기 위해서입니다”(로마 1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