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고 계시지요? 다들

2005. 7. 8. 오후 5:25:27

글자

차인표님께서 신애라님께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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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오늘 드디어 우리집 계약을 했죠.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다 해줄수 있다, 다 들어주겠노라"로


큰소리치면서 결혼한 지 6년 2개월 만에


당신이 그리 원하던 우리집이 생겼네요.

 

아까 집을 함께 둘러보면서, 당신은 무엇을 생각했나요?


나는요, 예전에, 우리 결혼하던 시절을 생각했어요.


아주 오래 전도 아닌, 불과 몇 년 전인데, 참 아득하게 느껴지네요.

 

금반지 한 개 달랑 주고, 나는 공짜로 당신과 결혼을 했어요.


이등병 때 한 결혼이지만, 자신 있었어요.


제대만 하면, 정말 당신을 행복하게,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들어주면서 여유롭게 살 자신이....

 

그런데, 그게 아니네요.


나만 여유롭게 살았네요.


당신은 억척스럽게 살았네요.

 

며칠 전, 1년 만에 용제씨 부부와 노래방에 갔을 때,


당신은 "요즘 노래를 아는 게 없다"면서 당황해 했었죠?


나는 속으로 더 당황했어요.


당신이 모르는 최신곡들,  나는 알고 있었으니까요.

 

당신, 결국 작년 이맘때 노래방에서 불렀던 노래를 다시 불렀죠?


연애 할 때, 두 시간을 불러도 다 못 부를 정도로,


많은 노래를 알던 당신이었는데, 왜 노래를 못 부르게 되었나요?


그 동안 무얼 했나요?


결혼 6년, 나는 어느새, 못난 남편이 되어 있네요.

 

러닝 머신에서 5분도 뛰지 못하고 헐떡거리는 당신에게


"마라톤대회 나가야 하니 아침 일찍 인절미 구워 달라"고


부탁하는 철 없는 남편이 되어있네요.

 

우리 생생한 젊음들끼리 만나서 결혼을 했는데,


그새 왜 나만 이리 잘 뛰고, 잘 놀게 되었나요?


내가 운동하고, 노래 부르는 동안, 당신은 무얼 했나요?


당신은 정민이 낳고, 놀아주고, 밥 먹이고,


또 놀아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목욕시키고, 동화책 읽어주고,


또 기저귀 갈아주고, 그러면서 내 얼굴피부 나빠졌다고 억지로 피부과


데려가 마사지 받게하고,


젊게 보여야 한다고 백화점 데려가 청바지 사주고, 당신은 아줌마면서,


나는 총각처럼 만들려고 애쓰면서 살죠.

 

당신은 농담처럼, 우리집에는 아기가 둘이 있다고,


근데 큰 애가 훨씬 키우기 힘들다고 말하죠.

 

신혼시절 당신의 수호천사가 되겠다고 큰소리쳤던 나는,


결혼 6년 만에 당신의 큰 아기가 되어 있네요.

 

미안해요.


난 당신의 큰 아기인 게 너무나 행복했지만, 당신은 참 힘들었죠.


앞으로는 당신이 나의 큰 아기가 되세요.


서툴지만, 노력하는 당신의 아빠가 될 게요.

 

결혼할 때 내가 했떤 말, 기억하나요?


당신이 "나를 얼만큼 사랑해?"하고 물으면,


"무한히 사랑해"라고 답했었죠.

 

이제 그 말 취소할래요.


나는 당신을 작년보다 올해 더 사랑합니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구오,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이 사랑할겁니다.

 

당신은 어느새 존경하는 내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 있네요.


당신 옆에 오래 있을께요.


당신은 오래만 살아주세요.


 

더 많이 더 길게 사랑할 수 있도록....

 

댓글 3

  • 2005년 7월 8일 오후 7:32

    형수님~ 이런글 올리시면 한마음 형제님들 가슴이 아품니다.

  • 2005년 7월 9일 오전 10:45

    재욱아 우리집사람이 나말고 남편이 또있나봐 ....

  • 2005년 7월 11일 오후 3:08

    병철이형 가슴아파 형수님께 이런거 너무자주 올리지마시라구해 나 지금찡하거든 꼭 나의이야기같구 우리네 남편들의 잘못을 꾸짖는거같아서.

*^^*한마음출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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