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11/02)

2004. 11. 1. 오후 12: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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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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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 요한 묵시록 7,2-4.9-14
나 요한이 보니 다른 천사 하나가 살아 계신 하느님의 도장을 가지고 해 돋는 쪽에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는 땅과 바다를 해칠 수 있는 권한을 받은 네 천사에게 큰 소리로 "우리가 우리 하느님의 종들의 이마에 이 도장을 찍을 때까지는 땅이나 바다나 나무들을 해치지 마라." 하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내가 들은 바로는 도장을 받은 자들의 수효가 십사만 사천 명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이마에 도장을 받은 자들은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지파에서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뒤에 나는 아무도 그 수효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모인 군중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모든 나라와 민족과 백성과 언어에서 나온 자들로서 흰 두루마기를 입고 손에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서 옥좌와 어린양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큰 소리로 "구원을 주시는 분은 옥좌에 앉아 계신 우리 하느님과 어린양이십니다." 하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천사들은 모두 옥좌와 원로들과 네 생물을 둘러서 있다가 옥좌 앞에 엎드려 하느님께 경배하며 "아멘, 우리 하느님께서 영원무궁토록 찬양과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영예와 권능과 세력을 누리시기를 빕니다. 아멘." 하고 외쳤습니다.
그때 그 원로들 가운데 하나가 "흰 두루마기를 입은 이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이며 또 어디에서 왔습니까?" 하고 나에게 물었습니다.
"어른께서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하고 내가 대답했더니 그는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 사람들은 큰 환난을 겪어 낸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어린양이 흘리신 피에 자기들의 두루마기를 빨아 희게 만들었습니다."


제2독서 요한 1서 3,1-3
사랑하는 여러분,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사랑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 보십시오. 하느님의 그 큰 사랑으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과연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알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하느님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장차 어떻게 될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리스도와 같은 사람이 되리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때에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참모습을 뵙겠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 대하여 이런 희망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자기 자신을 순결하게 합니다.


복음 마태 5,1-12ㄱ
그때에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자 제자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예수께서는 비로소 입을 열어 이렇게 가르치셨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겋이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만족할 것이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다."





저의 책꽂이를 보면 눈에 확 띄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그 책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는 재미가 솔솔 초 살림법”

혼자 살기에 일반 주부들처럼 식사를 포함한 집안 살림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저의 모습은 전혀 주부 같지 않거든요. 아무리 잘 하려고 해도 집안 꼴이 영 아닙니다. 지금도 구석에 굴러다니는 쓰레기와 책상 위에 어지럽게 쌓여 있는 많은 책들. 10개월을 이곳에 혼자 살면서 주부의 몫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대책 안 살 정도로 변해버리는 저의 방을 보면서 이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서 살림하는 법이 적혀 있는 책을 구입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책을 구입한 뒤에, 그 책의 내용을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도구들도 며칠 전 할인 매장에 가서 거의 모두 구입했습니다. 조리도구, 청소도구, 각종 세제……. 안 산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제 방의 상태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훨씬 더 깨끗해졌을까요? 이제는 일반 주부들의 살림살이처럼 멋지게 변했을까요? 아닙니다. 예전과 변함이 없습니다. 단지 며칠 전에 오신 자매님들이 보다 못해서 정리해주셔서 지금 현재는 약간 깨끗하지만, 또 며칠 뒤면 엉망이 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책도 샀고,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살림도구들도 모두 구입했는데도 불구하고, 제 방이 변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실천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계속 성지에 일이 생겨서 ‘내일 청소하자, 내일 정리하자.’면서 계속 뒤로 미루었지요. 그 결과 구입한 도구들은 방 구석에서 포장된 박스도 뜯지 않은 채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제 방이 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요. 바로 책에 나와 있는 바와 같이 실천하지 않는다면 제 방의 모습은 옛날 그대로를 간직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저의 모습을 보면서 주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의 계명과도 너무나 깊은 연관이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께서 늘 힘주어 말씀하신 ‘사랑’은 말로만 하는 계명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당신이 직접 인간을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가장 큰 사랑을 보여주셨듯이, 실천을 해야지만 의미가 있는 ‘사랑’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말로만 사랑을 외칠 때가 얼마나 많았던지요?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바쁘다는 이유로, 여유 없다는 이유로, 이런 나를 이해해 줄 것이라는 이유로, 사랑의 실천을 뒤로 미룰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을 맞이하면서, 기억 속에 떠오르는 성인들의 모습을 따져 봅니다. 그 중에서 누가 사랑을 뒤로 미루었던가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지금 당장 실천하였던 사랑 가득한 모습이 그들을 성인으로 인도했던 것이지요.

우리 역시 이러한 성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말만 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몸으로 보여주는 적극적인 사랑의 실천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실천이 있을 때, 비로소 눈에 보이는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행복입니다.


핑계대지 말고 사랑하세요. 사랑에는 이유가 없습니다.



"리노데르마르"라는 특이한 작은 개구리

칠레의 산속 늪지에는 "리노데르마르"라는 특이한 작은 개구리가 삽니다. 알을 낳을 때가 되면 이 개구리의 암컷은 젤리 같은 물질에 싸인 알을 낳습니다. 그 순간 옆에 있던 수컷이 알을 모두 삼켜버립니다. 먹이처럼 완전히 삼키는 것이 아니라 식도 부근에 있는 자신의 소리주머니에 그 알들을 소중히 간직합니다.

그리곤 그 알들이 성숙할 때까지 자신을 온전히 희생합니다. 수컷 개구리는 알들이 완전히 성숙해지기 전까지는 결코 입을 벌리지 않습니다. 자신의 존재 이유며 중요한 쾌락인 우는 것을 포기합니다. 소리주머니에 있는 새끼들의 안전을 위해 먹는 것까지도 포기합니다.

어느 날 알들이 완전히 성장했다고 판단되면 비로소 개구리는 자신의 입을 벌려 마치 긴 하품을 하듯 새끼 올챙이를 입에서 내보냅니다.

사랑의 결실을 맺고 싶다면 끝까지 사랑하기로 결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견뎌야 합니다. 생명과 같이 소중한 것들은 그런 사랑 속에서만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입니다.

주님을 위한 희생과 포기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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