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미사곡 에피소드

2008. 1. 11. 오후 3:24:03

글자

 

성가를 부르려고 성가책을 들척이다 보면 유난히 눈에 잘 띄는 세분의 이름이 있습니다. 이문근 신부님, 최병철 기톨릭대 명예교수님 그리고 이종철 신부님이지요. 명실 공히 가톨릭 성 음악의 3대 거장이라고 할 수 있지요. 또한 세분 모두 성 음악의 토착화에 지대한 공로를 남기신 분들입니다.

 그 중 이종철신부님은 ‘가톨릭 공동체 성가집’과 ‘어린이 미사 성가집’을 엮으신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또 요 아래 글 내용처럼, 신학교에서 퇴교 당한 후 16년 만에 서품을 받았고, 그 와중에서 친동생 수녀가 수녀원에 입교하면서 쓰레기 통에 버린 낙서 내용을 갖고 그 유명한 ‘주여 당신 종이 여기’라는 위대한 곡을 작곡하게 된 애피소드로도 유명하지요.

 지난 8월 13일 (15: 00-17:00) 원당성당에서 있었던 이종철 베난시오 신부님의 초청강연에 다녀 왔습니다. 원당 ‘새롬성가대’(남자 9명, 여자 21명의 혼성 합창단)에서 신부님을 초청한 것인데, 저희는 청강생으로 참가 한 것이지요.

 실베리오 단장, 그라시아 지휘자, 베드로형님, 프란치스코, 마르티노, 미카엘, 베네딕도, 방지거, 석 베드로, 다미아노, 새로 입단하신 요셉형제 그리고 저 (Another 요셉) 총 12명이 수강하였습니다. 강의도 듣고 이 신부님이 작곡하신 노래도 하나 배우고, 참으로 뜻 있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소 성당은 사람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새롬성가대의 약 2개월간의 합창연습 결과를 먼저 선보이는 것으로 강의는 시작 되었는데, 선곡은 이종철신부님이 작곡한 ‘감사 미사곡’이었습니다.

 

감사 미사곡은 ‘자비송’, ‘대 영광송’, ‘거룩하시도다’ 그리고 ‘하느님의 어린양’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어려운 노래를 비교적 멋진 하모니로 잘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우리 지휘자님 녀~~억시 갈구더군요. 솔로들이 좀 시원찮았다나… 뭐레나… ㅋㅋ. 저야 뭐 압니까?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야지. ㅎㅎ)

새롬 성가대의 합창에 대한 격려와 칭찬을 좀 하신 후, 이 곡을 작곡한 배경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1979년(34세) 신부님은 로마에 유학 중이었는데, 여름 방학 중 독일 XX(?)에 있는 베네딕토 수녀원에 잠시 머물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 이 곡을 작곡했답니다.

첫째 장 ‘자비송’은 로렐라이 언덕에서 처음 악상을 얻었다고 합니다. 자비송은 3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파트는 자비를 받기에는 비천한 사람들을 표현한 것이고, 둘째 파트 ‘자비를 베푸소서’란 부분은 비로서 예수를 만나 환희에 차서 점차 밝아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고, 셋째 파트는 구하면 얻고, 두드리면 열리는 것과 같이 간절한 기도로써 하느님의 자비를 얻는다는 행복감을 표현한 것입니다. 자비송을 완성하는 데 1개월 정도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둘째장 ‘대 영광송’은 계속적으로 찬양하다가, 솔로가 부르는 Gloria부분이 핵심이자 클라이막스라고 합니다. 특히 합창대신 솔로로 부르는 이유는 가사 즉 Message를 강하게 전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솔로가 매우 잘 불러주어야 합니다. 이 부분에 ‘감사 미사곡’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와 느낌이 있다고 합니다. 신부님은 개인적으로 16년 만에 부제품을 서품 받게 되는 감격과 감사를 이곳에 담았다고 합니다.

세번째 장 ‘거룩하시도다’에서는 ‘평화를 주소서’부분을 충분히 길게 노래하여 간절히 애원하는 마음을 표현해야 합니다.

 

이 곡을 작곡할 때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거의 1개월을 식음을 전폐하고 작곡에 몰두했는데, 한번은 3일간을 정말 아침에 해가 언제 떴다가 언제 지는 지도 모르게 열중했다. 매 끼 때마다 객실 담당 수녀가 식사를 하라고 노크로 알려 주었는데, 하도 대답이 없으니, 나중에는 발길질만 한번씩 하고는 가버렸다.

나중에 미사곡이 완성된 후 그 수도원에서 최초로 미사곡을 연주하였다. 60여명의 전 수녀가 우뢰와 같은 박수를 치고 있었는데, 한 수녀가 울고 있었다. 객실 담당 수녀였다. 그 동안의 자기의 몰이해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었으리라. 부제 신부가 미사곡 작곡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모르고, 자기는 때 맞추어 알아서 밥 먹으러 안 온다고 매일 강짜를 부린 꼴이 되었으니…

 

감사미사곡에 대한 강의와 해설을 들은 후, 우리는 그 분의 곡 ‘현양 칸타타’에 나오는 ‘비탄의 소리(구경꾼들의)’와 ‘순교자 찬양/ 장하도다 순교자여’를 신부님 지도로 합창 연습을 몇 번 했다.

 ‘현양 칸타타’를 작곡한 동기는 이러했다. 우리나라 성인 103명은 정말로 외국성인들보다도 더욱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아 국내는 물론 외국인들이 잘 섬기지를 못하고 세례명으로도 잘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매년 9월 성인성월에는 현양 칸타타가 많이 불려지기를 희망한다며,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모르겠으나, 원당 새롬성가대와 일산 백마 요셉성가대 등에서 103명의 성가단을 만들어, 내년 9월 목표로 현양칸타타 공연을 한번 같이 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이 부분 진짜일까 봐 약간 걱정된다. ㅋㅋ. 이러다 코 끼는 거 아닌 감요?

 그는 해방동이이니 작년에 이미 이순을 넘었다. 남은 여생동안 위대한 성가를 작곡하고 싶고, 여건이 허락한다면 음악성당(지하에는 성가단원 또는 성가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무덤도 있는 )을 짓고 싶은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고 했다.

역사이래 천주교가 음악사를 주도해 왔다. 그러던 것이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세속음악이 거꾸로 성음악에 영향을 주면서 성가가 유행가를 따라가는 세상이 되었다. 로마유학 시 교황님을 알현할 때, 음악을 전공하러 유학 왔다고 하니, 위의 추세와 경향에 대한 우려를 말씀하시면서 다시 성음악이 음악사를 주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부탁하셨다. 신부님은 그때의 교황님 말씀을 아직도 좌우명으로 삼고 살고있다 한다.

마지막으로 참관했던 성가대 지휘자들의 소개가 있었다. 우리 지휘자님은 요셉성가대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였는데, 남자로만 30명으로 구성 되 있고, 그 것도 새벽미사를 봉헌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신부님은 감격해 하시면서 자신의 따뜻한 격려와 감사의 뜻을 단원들에게 전 해 달라며 금일봉까지 주셨다.

 

만남은 항시 뜻밖의 일이라지만, 참 기분 좋은 날이었다. 신부님 감사했습니다.

 

추신 : 신부님은 현재 수원교구 화성군 정남성당의 주임신부로 근무중이시더군요

 

  

                                                                                                                   [출처: 성요셉 성가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