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부활을 노래하며
올해는 부활 축일을 빨리 맞게 되었습니다.
부활 축일은 봄의 척도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올해는 그만큼 봄을 빨리 맞이한 셈입니다.
봄이 빨리 왔으니 꽃도 빨리 피고 농부들은 예년보다 앞서 일을 더 많이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올해는 해방 60주년을 맞이한 해인지라 기념행사, 학술대회 등 참으로 큰 일들이 진행되고 있습
니다. 때문에 올해의 4․19혁명 55주년과 5․18광주민중항쟁 25주년 등은 더욱 더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4.19와 5.18은 둘 다 희생과 죽음을 통해 자유를 획득한 참으로 십자가와 부활의 민족사적
사건들입니다. 4․19는 죽음을 통해 생명을 이어주는 불사조의 신비를, 5․18은 민족의 십자가 제단이라
는 한 시인의 고백과 같이 이제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 깊이 각인된 보편적 기념일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념일을 우리는 과감하게 전례를 통해 수렴해야 합니다. 미사 본기도에서는 물론 성서말씀의
해석과 강론도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친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15,13)는 복음의 교훈을
재확인하고 무죄한 어린이들의 죽음이 바로 거룩한 순교라는 마태오복음 2,16에 기초한 12월 28일의
순교 축일과 연계하여, 이제 우리는 과감하게 4․19와 5․18을 전례화 해야 합니다. 그뿐 아니라 이미 함
께 묵상했지만 닭의 해인 올해 닭이 주는 먹이로서의 성체성사의 의미도 연결하여 신앙을 일상화하는
(aggiornamento) 실천적 작업을 꾀해야 합니다. 이때 비로소 미사와 일상의 삶, 우리 민족사의 사건과
기념이 그리스도 안에 수렴되어 신앙과 세상, 영과 육, 교회와 사회가 하나가 되는 종말론적 하느님
나라를 바로 지금 여기에서 실현할 수 있습니다.
부활의 신비는 바로 그리스도의 고난과 고통, 십자가의 죽음을 확인하고 되새기는 일입니다. 부활은
고통을 수락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결연한 자세입니다. 현실과 그 한계를 있는 그대로 기쁘게 받아
들이는 삶이 바로 성숙한 신앙인의 삶이며 부활을 맞고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때문에 새삼 현실의 한계 속에서도 늘 부활의 기쁨을 확인하며
신부님들과 함께 부활을 살고 부활을 노래합니다.
2005년 3월 20일 주님수난성지주일에
기쁨과 희망사목연구원가족들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