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성모 마리아 2 (성경 안에 성모 마리아의 모습)
오늘은 성경 안에서 성모 마리아가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고, 성모 마리아의 모습 속에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 주고자 하시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경은 성모 마리아에 대한 것을 그렇게 많이 가르쳐 주고 있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을 몇 가지 살펴본다면, 먼저 동정녀 잉태에 관한 내용입니다. 동정녀 잉태에 관한 내용은 루카 복음 1장 38절과 마태오 복음 1장 20-25절에 나오는 내용인데, 여기서 마리아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순명을 보여 주십니다. 하느님께 대한 순명과 신뢰로 인해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시는 은혜를 받게 되었고, 이 동정녀에 잉태 관한 내용들은 초대 교회 때부터 오늘날까지 정통신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동정녀 잉태와 탄생은 그리스도로 인한 하느님의 구원행위가 인간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무한한 힘을 지니신 하느님의 권능에서 나오는 것임을 드러내는 것이고, 구세주신 그리스도께서 동정녀의 몸에서 탄생하셨다는 것은 단순히 마리아와 예수님께만 해당되는 특별한 은총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이고 하느님의 새 백성인 교회를 성령께서 친히 세우시고, 돌보신다는 징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리아가 성령의 능력으로 그리스도를 잉태하고 낳은 후에도 평생 동안 동정으로 지냈다는 교회의 전통은 413년에 있었던 에페소공의회 때 인정되었던 교리이고 지금까지도 믿을 교리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2장 1-12절에 나오는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우리들은 구원의 중재자로 등장하시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카나’라는 곳은 예수님의 첫 번째 기적이 일어난 곳인데, 예수님께서는 이곳에서 술을 만들어 달라는 어머니의 부탁을 처음에는 거절합니다. 하지만 당신 아들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청하는 어머니의 부탁을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때가 되지 않았음에도 들어주시게 되는데, 우리가 여기에서 알아야 할 것은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기적은 혈연관계나 육적인 관계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예수님께 대한 조건 없는 신뢰와 믿음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카나에서의 기적은 마리아가 구세주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그 부탁을 들어주신 것이 아니라, 아들 예수에 대한 마리아의 믿음이 그만큼 깊었기 때문입니다.
마르코 복음 3장 31-35절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마리아가 아들인 예수님이 미쳤다는 소문을 듣고 형제들과 같이 예수님을 찾아간 내용인데, 여기서 예수님은 찾아온 어머니에게 “누가 내 어머니이며, 누가 내 형제이냐?”라는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이 내용은 하느님의 일을 행함에 있어서 핏줄로 맺어진 혈연관계가 중요하지 않고 예수님을 따르는 영적인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즉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 구체적으로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로 내 형제이고, 내 어머니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3장32절에서 "선생님, 선생님의 어머니와 형제분들이 밖에서 찾고 계십니다."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여기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관계는 언급되지 않았고, 예수님의 형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의 형제에 관한 이야기 때문에 혹시 예수님께 친형제가 있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마리아의 평생 동정에 관한 이야기는 거짓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당시 히브리어나 아라메아어에서는 친척 관계를 나타내는 고유 명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촌과 친형제를 구분하지 않았기에 여기서는 친척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요한복음 19장 25-27절에 나오는 마리아의 모습입니다. 이 구절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는 모습인데, 여기에서 예수님은 성모 마리아에게 요한을 가리키며,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라고 말씀하시고, 요한에게는 "이 분이 네 어머니이시다"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 말씀들은 성모님께서 당신의 어머니일 뿐만 아니라, 모든 믿는 이들의 영적인 어머니가 되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지적하는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제자를 어머니께 맡긴 것은 당신을 믿는 모든 사람들을 맡긴 것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모 마리아는 교회의 어머니이고, 교회의 모범(원형)이 되시는 것입니다. 또한 사도 요한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성모 마리아를 친부모로 생각하며, 성모 마리아가 돌아가실 때까지 모셨다고 전해지며, 예수님께서 제자에게 어머니의 부양을 맡긴 것을 볼 때 친형제가 없었음을 깨닫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지금까지 성모님께서 "평생 동정이심"을 믿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성경에 나타나는 성모님의 모습과 그 모습을 통해서 우리 신앙인들이 배워야 할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어렵고 힘들지라도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께 신뢰하는 마음속에서 순명 할 때, 그리고 그러한 우리들의 행동 속에서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우리 생활은 마리아의 생활을 본받아 보다 더 믿음 속에서 어려움들을 기쁨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