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4월 생활말씀

2006. 4. 1. 오후 1: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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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말씀

2006. 4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 24).


어떤 학설보다 더 설득력 있는 예수님의 이 말씀 안에는 삶의 비결이 담겨있습니다. 고통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예수님께서 주시는 기쁨을 누릴 수 없습니다. 죽음이 없이는 부활 또한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에서 그분 자신에 대해 말씀하시고 그분 존재의 의미를 설명하십니다. 그분의 죽음은 얼마 남지 않았으며 고통스럽고 비참한 죽음이 될 것입니다. 자신을 생명이라고 선포하신 그분께서 왜 죽으셔야 했을까요? 무죄하신 그분께서 왜 고통받으셔야 했을까요? 왜 비방과 굴욕과 조롱을 받으시며 가장 수치스러운 종말인 십자가에 못박히셔야 했을까요? 무엇보다도 하느님 아버지와 지속적인 일치 안에 사셨던 그분께서 왜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음을 느끼셔야 했을까요? 그분께도 두려움을 주었던 죽음은 부활이라는 의미를 지녔습니다.

  그분께서는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모으시고 백성과 사람들을 가르는 장벽을 부수시기 위해, 또 서로 갈라진 사람들을 한 형제로 만드시고 평화를 전해주시며 일치를 이루게 하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러나 값을 지불해야 하셨습니다. 곧 모든 사람을 이끌어 들이시기 위해 땅에서 들어 올려져 십자가에 달리셔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음의 구절은 복음 전체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비유입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그분께서 바로 그 밀알이십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는 이 시기에, 그분께서는 십자가 높은 곳에서 극단적인 사랑의 징표를 통해 그분의 순교와 영광을 우리에게 드러내보이십니다. 십자가 위에서 그분께서는 모든 것을 내어주셨습니다. 사형 집행인을 용서하셨고, 오른 쪽 죄수에게는 천국을 약속하셨으며, 그분의 어머니와 그분의 몸과 피를 내어주셨고,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하고 부르짖으시기까지 그분의 삶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1944년 저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셨어요. 사랑 때문에 자신이 하느님임을 잊어버리신 것 같은 그분께서 우리에게 이보다 무엇을 더 주실 수 있었을까요?"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셨습니다. 즉 새로운 백성을 태어나게 하셨고 새로운 창조를 이룩하셨습니다.

  오순절에 땅에 떨어져 죽은 밀알은 풍성한 결실을 맺었습니다. 모든 백성과 민족들로 이루어진 3천 명의 사람들이 ‘한 마음 한 몸’이 되었으며, 그 후에는 그 수가 5천 명이 되고 또 계속 늘어났습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이 생활말씀은 우리의 삶과 고통, 그리고 어느 날 우리에게 다가올 죽음에 참된 의미를 부여해 줍니다.

  우리가 살고자 하는 보편적 형제애와 우리 주위에 이루고자 하는 평화와 일치는, 우리의 스승께서 걸어가신 그 삶을 따라 걸어가지 않는다면 거창한 꿈과 허상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 어떻게 하셨나요?

  우리가 지닌 모든 것을 함께 나누셨고 우리의 고통을 짊어지셨습니다. 우리와 함께 어둠, 우울, 피곤, 대립,배신, 고독, 고아의 상태를 체험하셨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가 진 짐을 짊어지시면서 ‘우리와 하나’가 되셨습니다.

  우리 역시 이렇게 해야 합니다. 우리의 ‘이웃’이 되신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께 그분의 무한한 사랑에 참으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분께서 사셨던 것처럼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삶 속에서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는 이들과 ‘하나가 되고’ 불일치를 받아들이며, 고통을 함께 나누고 봉사하는 등 구체적인 사랑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면서 모든 이의 ‘이웃’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버림받으시면서 그분 자신을 온전히 주셨습니다. 버림받으신 그분께 중점을 둔 영성 안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충만히 빛나셔야 하며, 기쁨이 이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 끼아라 루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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