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도리가 시멘트 얼룩투성이라서 미장이는 하루를 더 지체하고서야 야곱을 만나러 왔다. 비록 그의 말씨는 거칠었지만 품행은 단정했다.
"야곱 선생! 저는 남을 위해 집을 지었습니다. 이제서야 제 집 한 채를 지을 계획으로 부풀어 있습니다만, 제게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도움 말씀을 주시지 않겠어요?"
야곱은 웃으며 말했다. "나는 빵장수랍니다. 빵장수가 어떻게 시멘트 반죽이나 벽돌찍기에 대해 알겠어요?"
그러나 야곱은 깊이 생각하는 듯하더니 왼쪽 집게손가락을 번쩍 세워 공중을 휘저으며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런 가르침이 있답니다. 집을 지으려면 창과 문을 반드시 달아야 한다고요"
미장이는 실망한 듯 말했다.
"그 정도라면 저도 알고 있습죠"
뒤에서 얘기를 듣던 사람들이 낄낄거렸다.
"하지만......"
야곱은 사람들의 웃음소리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당신은 제가 왜 집에는 문과 창을 꼭 달아야 한다고 말했는지 아십니까?"
갑자기 주변은 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그 말에 새로운 낯설음과 따뜻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 것이다. 그들은 야곱이 다시 말을 이어주길 기다렸다.
"모름지기 내 집이라 하면, 내 자신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리고는 내 자신을 스스로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이 있어야겠지요?"
"만약 그렇지 않으면요?"
미장이가 물었다. 그 말에 야곱의 얼굴에 허망한 그늘이 드리워졌다. 그는 천천히 낮은 음성으로 대답했다.
"집과 무덤의 차이는 그러한 문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뿐이랍니다. 집과 무덤의 차이는 말이죠..." (빵장수 야곱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