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6주일 (농민 주일)] 밀과 가라지 (마태13,24-43)

2020. 7. 19. 오전 6:06:21

글자


2020719일 주일

[연중 제16주일 (농민 주일)] 밀과 가라지 (마태13,24-43)


   

1독서<하느님께서는 지은 죄에 대하여 회개할 기회를 주십니다.>(지혜 12,13.16-19)

13 만물을 돌보시는 당신 말고는 하느님이 없습니다. 그러니 당신께서는 불의하게 심판하지 않으셨음을 증명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16 당신의 힘이 정의의 원천입니다. 당신께서는 만물을 다스리는 주권을 지니고 계시므로 만물을 소중히 여기십니다.

17 정녕 당신의 완전한 권능이 불신을 받을 때에만 당신께서는 힘을 드러내시고 그것을 아는 이들에게는 오만한 자세를 질책하십니다.

18 당신께서는 힘의 주인이시므로 너그럽게 심판하시고 저희를 아주 관대하게 통솔하십니다. 당신께서는 무엇이든지 원하시는 때에 하실 능력이 있으십니다.

19 당신께서는 이렇게 하시어 의인은 인자해야 함을 당신 백성에게 가르치시고 지은 죄에 대하여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는 희망을 당신의 자녀들에게 안겨 주셨습니다.

 

화답송 시편 86(85),5-6.9-10.15-16(5)

주님, 당신은 어질고 용서하시는 분이시옵니다.

주님, 당신은 어질고 용서하시는 분,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자애가 넘치시나이다. 주님, 제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 애원하는 제 소리를 들어 주소서.

주님, 당신이 만드신 민족들이 모두 모여 와, 당신 앞에 엎드려, 당신 이름에 영광을 바치리이다. 당신은 위대하시며 기적을 일으키시는 분, 당신 홀로 하느님이시옵니다.

주님, 당신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신 하느님, 분노에는 더디시나 자애와 진실은 넘치시나이다. 저를 돌아보시어 자비를 베푸소서.

 

2독서<성령께서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로마 8,26-27)

형제 여러분, 26 성령께서는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27 마음속까지 살펴보시는 분께서는 이러한 성령의 생각이 무엇인지 아십니다. 성령께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

 

복음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마태13,24-43)

24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25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26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

27 그래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28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고 집주인이 말하였다. 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

29 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30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31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32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33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34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이 모든 것을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35 예언자를 통하여 나는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리라. 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36 그 뒤에 예수님께서 군중을 떠나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와, “밭의 가라지 비유를 저희에게 설명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37 예수님께서 이렇게 이르셨다.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고, 38 밭은 세상이다. 그리고 좋은 씨는 하늘 나라의 자녀들이고 가라지들은 악한 자의 자녀들이며,

39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다. 그리고 수확 때는 세상 종말이고 일꾼들은 천사들이다.

40 그러므로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41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을 거두어, 42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43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연중 제16주일 제1독서 (지혜12,13.16-19)


오늘 지혜서의 말씀을 묵상하는 것은 연중 제16주일 복음 말씀이 밀과 가라지의 비유, 겨자시의 비유, 누룩의 비유이기 때문인 것 같다 겨자씨나 누룩이 처음에는 작지만 나중에는 크게 성장되는 것처럼, 하늘나라도 반드시 보이지 않는 힘의 원천이신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 그렇게 자라나게 된다는 것이다.


신학적으로는 작은 것이 크게 되는 이런 비유를 <대조의 비유>라 한다.

그리고 밀과 가라지의 비유에서 처럼, 처음에는 하느님께서 당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감추시고 심판하지 않으시지만, 추수때 열매를 맺은 밀과 아무 열매도 없이 하늘로 치솟는 가라지처럼, 확연히 구분될 때는 당신의 정체를 드러내시고 의인을 구원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 1독서에서 <만물을 돌보시는 당신; 당신의 힘; 정의의 원천; 만물을 다스리는 주권; 당신의 완전한 권능; ; 하느님 당신께서는 힘의 주인; 당신께서는 무엇이든지 원하시는 때에 하실 능력>처럼 <>이란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지혜서는 히브리어 성경에는 포함되지 않고 칠십인역(LXX; Septuaginta; 희랍어로 쓰여진 구약 성경)에만 나오므로, 2경전(개신교에서는 외경)으로 분류한다2경전에서 처음으로 그리스어(희랍어; 헬라어)로 저작된 책은 지혜서와 마카베오 하권뿐이다.


지혜서의 저작 연대는 B.C. 50~30년경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살던 유다인이 쓴 것으로 보인다.

유다교 사상가 필론에 의하면, A.D.1세기 초에 이집트에는 100만명이 넘는 유다인들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좀 과장된 숫자이겠지만, 이집트의 디아스포라(Diaspora; 흩어진 유다 백성들; 각 나라에 흩어져 사는 유다 교포들이 사는 곳을 말함)유다인들이 상당히 많이 분포되어 있었다는 것이 분명하다.


지혜서는 철학, 윤리, 신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기된 갖가지 주제들을 다룬 소품 모음집이다. 저자의 집필 목적은 이집트의 디아스포라 유다인들이 헬레니즘 문화가 압도하는 대도시 알렉산드리아와 그 부근에 살면서 어떻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할 것인가를 가르쳐 주기 위한 것이다동시에 유다교의 정통교리를 다른 문화에 어떻게 적용하고 발전시킬 것인지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토착화(Inculturation)작업을 한다.


지혜서 저자는 유다교 전통을 거의 모르는 그리스인들과 저자 자신처럼 히브리어를 제대로 알지 못한채 헬레니즘에 익숙한 유다인들에게 그리스 문화와 사상과 비교하여 유다교 관습과 사상이 훨씬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헬레니즘에서 기원한 우상 숭배와 물질주의적 인생관에 맞서 유다교의 전통적 믿음과 교리를 수호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일깨워 준다.


지혜서는 크게 세 부분, 종말의 숙고(1~5), 지혜의 찬가(6~9), 역사의 숙고(10~19)로 나눈다.

첫째, 종말의 숙고(1~5)에서 저자는 하느님의 전지하심을 강조한다.

둘째, 지혜의 찬가(6~9)에서 임금과 권력자들에게 하는 권고, 722~23절에 나오는 지혜의 정신에 담긴 정신의 특성 21가지(완전을 뜻하는 73배수=매우 완전한 숫자), 지혜를 청하는 기도(9)등이 나온다.

마지막 세째 부분(10~19)은 이스라엘 역사에 대한 반성이다. 10장에서는 원조들과 성조들의 이야기, 1015~1120절에는 이집트 탈출 사건, 하느님의 구원의지를 높이 기리는 찬미가(11,26; 구원의 보편주의), 가나안 정복(12), 자연.우상.동물숭배의 어리석음(13~15), 이집트 탈출 사건과 광야에서의 시련(16~19)을 두서없이 열거한다.


오늘 1독서는 마지막 세째부분의 <가나안 정복>에 관한 말씀이다.

하느님은 가나안 민족들을 천천히 징벌하시면서 회개할 기회를 주셨지만, 저들은 끝내 그 뜻을 저버리고 악한 길에서 돌아서지 않았다. 가나안 민족들이 벌을 받아 멸망한 이유는 그들이 우상을 숭배하고, 생명을 거슬러 온갖 불경한 짓들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자애로운 분이시지만, 잘못을 그냥 보아 넘기지는 않으시는 공정한 분이시다는 것이다.

가나안인들이 벌을 받는 것은 그들이 우상을 숭배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우상숭배는 지혜서 123~6절에서 섬뜩하리만큼 상세히 묘사된다.


가나안 땅에 "하느님의 자녀들인 훌륭한 이주민을 받게 하신 것"은 하느님의 계획이었다(지혜12,7). 그러나 하느님은 가나안인들을 한꺼번에 모두 파멸하시는 대신, 그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시기 위하여 먼저 말벌들을 보내셨다그렇지만 그들은 그런 벌로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것 같았다.


하느님이 가나안인들에게 보내신 경고는 하느님의 주권과 자비를 드러낸다(지혜12,12~18). 하느님이 이 민족들을 창조하셨고 온 백성을 돌보시기 때문에 아무도 하느님을 비난할 수 없다. 자기들의 힘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달리(지혜2,11) 하느님의 힘은 '정의의 원천'(지혜12,16)이다. 하느님은 너그럽게 심판하시고 아주 관대하게 통솔하신다(지혜12,18).


하느님의 행위 방식은 이스라엘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지혜12,19-22). 하느님의 행위 방식은 의인이 인자해야 한다는 것과 하느님은 회개할 기회를 주시고 우리는 하느님의 선함과 자비를 기대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동시에 하느님의 행위 방식은 이스라엘이 겪는 고통들을 설명해 준다.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일시적으로 가르치거나 단련시키지만, 이스라엘의 원수들에게는 훨씬 더 엄한 벌을 내리신다(지혜12,22).


바로 이러한 내용이 오늘 복음의 <밀과 가라지의 비유>에 나오는 세상 종말의 심판 때 의인과 악인이 달라지는 운명의 말씀과 연결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터인데, 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른 자들을 거두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그때에 의인들이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마태 13,40-43)


지혜서에는 특히 두 가지 신학적 주제가 돋보이는데, <의인들의 불사불멸><지혜의 의인화>이다. 지혜서의 저자는 전통적 인과응보와 상선벌악의 원리를 확신하고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그는 의롭게 살고도 현세에서 보상을 받지 못한 의인들은 비록 장수를 누리지 못하고 죽더라도, 하느님 마음에 들어 죽은 다음에 하느님 곁에서 평화를 누리며 영원히 살게 된다는 것이다.

지혜서 저자가 희망하는 것은 죽은 의인의 부활이 아니라 의로운 영혼의 불사불멸이다.


한편, 지혜서에 묘사된 <인격적 지혜>는 사람 안에 들어와 사람을 변화시키고 하느님과 일치하게 만드는 그리스도교의 <은총>개념과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우리 가운데 오신 요한 복음의 <육화된 말씀>과도 상통한다.

<인격적 지혜>를 성령이나 성자와 동일시하는 것은 성급한 시도이지만, 어떻든 신약성경의 삼위일체 신학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지 자세히보기


연중 제16주일 복음(마태13,24-43)

 

"하늘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 그래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고 집주인이 말하였다. 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 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수확때까지 둘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24-30)

하늘나라(천국; 하느님의 다스림)'~하는 사람과 같다'는 의미를 가지고 하나의 진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이러한 방식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해설하는 데 있어서 'AB와 같은 경우와 유사하다'는 아람어의 관용적 형식을 따르고 있다고 J. Jeremias는 말한다.

여기서 ''로 번역된 '스페르마'(sperma; seed)'어떤 사물을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제라'(zera)의 희랍어 역어로서 식물의 씨앗(창세1,11.12) 뿐만 아니라 후손을 번성케 하는 동물의 정액(레위15,16; 18,21) 이라는 뜻도 있다.


신약성경에서 '스페르마'(sperma)43회 쓰였는데, 많은 경우에 하느님의 영적 기업을 상속으로 받게 되는 '계약(언약)의 후손'이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마태22,24; 루카1,55; 사도3,25; 로마9,8; 갈라3,16; 히브2,16등등).

이 비유에서도 '스페르마'(sperma)'좋은'('칼로스'; kalos)이라는 형용사의 수식을 받아 영적으로는 하느님의 기업을 유산으로 상속받게 될 '하늘나라(천국)의 자녀들'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마태13,38).


'좋은 씨' '하늘 나(천국)의 자녀들'은 하느님으로부터 위임받은 이 세상에서 왕성한 생명력으로 번창해 나갈 것이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기 밭'에 해당하는 '토 아그로 아우투'(to agro autou; his field)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은 이 세상 혹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소유임을 보여준다.


하느님께서 친히 창조하신 이 세상과 더불어 당신의 모상대로 창조한 인간은 원천적으로도 현상적으로도 하느님의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여전히 지금도 이 세상을 돌보시고 가꾸시며 인간을 당신의 섭리 안에 두고 계신다.


한편, 본문의 '그의 원수'에 해당하는 '아우투 호 에크트로스'(autou ho echthros; his enemy)는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인 '사람의 아들'(인자; 人子; 마태13,37)인 예수님의 원수인 '악마'(마귀; 마태13,39)를 가리킨다.

그리고 '가라지'로 번역된 '지자니아'(zizania; tares; weeds)의 원형 '지자니온'(zizanion)은 성장 기간에는 밀과 닮아 보이지만, 그 낟알에는 독소를 품고 있는 독보리를 가리키는 명사이다.


흔히 밀밭에는 낟알이 약간 거무스름할 뿐, 쉽게 분별하기 힘든 독보리들이 성장하게 되는데, 밀 사이에 자라고 있는 독보리들은 그 뿌리가 밀의 뿌리에 엉켜있다.

그래서 독보리의 낟알이 검은 것을 보고 농부가 그 줄기를 잡아 뽑게 되면, 옆에 있는 밀 줄기까지 따라 뽑히게 된다(마태13,29). 따라서 경험이 많은 농부들은 추수 때까지 그 독보리를 그냥 놓아둔다(마태13,30).


본문에서 '지자니온'(zizanion)은 복수로 되어 있어서 마귀가 독보리를 수없이 많이 뿌렸다는 것을 암시하는데, 비유에서 이 수많은 독보리들은 '악마'(악한 자)의 자녀들을 상징하고 있다(마태13,38).

그런데 마태오 복음 1326절에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고 한다.


'열매를 맺을'에 해당하는 '카르폰 에포이에센'(karpon epoiesen)을 직역하면 '그것이 이삭 혹은 열매를 만들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그것이 만들다' '에포이에센'(epoiesen)의 주체는 마태오 복음 1324절의 '좋은 씨'이다.

좋은 씨가 그 속에 배태하고 있던 생명으로 말미암아 좋은 이삭을 막 맺기 시작할 때, 가라지는 그 좋은 씨가 맺은 이삭과는 다른 이삭을 맺게 된다.

따라서 농부들은 줄기 끝에 맺혀 있는 이삭을 보고 가라지를 쉽게 구별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열매를 보고, 그 나무의 정체를 알 수 있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마태7,16)과 일맥상통한다고 하겠다.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어디서'로 번역된 '포텐'(pothen; from where)은 기원이나 근원을 캐는 부사로서 '어떤 장소로부터'라는 의미와 더불어 '어떤 존재(사람)로 부터?'라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다(마태13,54.56).

여기서는 곡식 밭에 가라지를 덧뿌린 원수를 가리키므로, 장소보다도 사람의 의미로 쓰였다.


'생기다'는 의미로 번역된 '에케이'(echei)'가지다','소유하다'는 의미를 지닌 동사 '에코'(echo)의 현재 능동형 3인칭 단수로서 '그것이 현재 ~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좋은 씨가 뿌려진 주인의 밭에서 가라지가 스스로 생겨나고 성장한 것이 아니라 외적 요인에 의해서 그 씨가 뿌려지고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하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에 어떻게 악()이 존재하며, 그 악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신정론(神正論; Theodicy)의 문제를 드러낸다.


'원수가 그렇게 하였다'


마태오 복음 1325절에서 '원수''호 에크트로스'(ho echtros)였는데, 여기 28절에서는 '에크트로스 안트로포스'(echtros anthropos)가 되었는데, 같은 실체인데 의미가 더 강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크트로스'(echtros)'증오받는', '가증한', '적대 감정을 가지고 있는'이란 의미의 형용사이며, '안트로포스'(anthropos)는 보편적인 '사람'을 의미하는 명사이므로 '에프트로스 안트로포스''가증한 사람', '집주인에게 적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바로 '악마'(마귀)를 뜻하는데, 하느님 나라를 확장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 심한 적대 감정을 가지고서, 그리스도의 선교와 구원 사업을 방해하고 분쇄하려고 자신에게 속한 자들을 심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저희가 ~거두다'(뽑다)는 의미로 번역된 '쉴렉소멘'(sylleksomen)의 원형 '쉴레고'(syllego)'긁어 모으다'는 의미인데, '그릇에 담다', '열매를 따다'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여기서는 가라지의 윗부분을 잡고 '긁어 모어듯이 훑는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를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종들은 영적 통찰력이 부족해 당장이라도 가라지를 훑어버리고 싶어하지만, 신적 통찰력을 가지신 하느님을 상징하는 집주인은 전후 모든 사정을 잘 알고서 그것을 원치 않는다고 '아니다'('ou'; ''; no)라고 말한다.

마태오 복음 1329절의 가라지를 '거두어 내다'(뽑다)는 의미로 사용된 '쉴레곤테스'(syllegontes)의 원형 '쉴레고'(syllego)28절에도 쓰인 단어로서 '긁어 모으다', '모으듯이 훑어버리다'는 의미이다.


반면에 밀까지 함께 '뽑다'는 의미로 사용된 '에크리조세테'(ekrizosete)의 원형 '에크리조오'(ekrizoo)'뿌리째 뽑아버리다'는 뜻이다.

가라지의 뿌리는 주변에 있는 밀의 뿌리와 너무나 얼키설키 엉켜 있어서 가라지의 목을 잡고 그것만 훑는다 해도 밀의 뿌리가 뽑혀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가라지를 훑으려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2020년 7월 19일 주일

[연중 제16주일 (농민 주일)] 밀과 가라지 (마태13,24-43)


   

1독서<하느님께서는 지은 죄에 대하여 회개할 기회를 주십니다.>(지혜 12,13.16-19)

13 만물을 돌보시는 당신 말고는 하느님이 없습니다그러니 당신께서는 불의하게 심판하지 않으셨음을 증명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16 당신의 힘이 정의의 원천입니다당신께서는 만물을 다스리는 주권을 지니고 계시므로 만물을 소중히 여기십니다.

17 정녕 당신의 완전한 권능이 불신을 받을 때에만 당신께서는 힘을 드러내시고 그것을 아는 이들에게는 오만한 자세를 질책하십니다.

18 당신께서는 힘의 주인이시므로 너그럽게 심판하시고 저희를 아주 관대하게 통솔하십니다당신께서는 무엇이든지 원하시는 때에 하실 능력이 있으십니다.

19 당신께서는 이렇게 하시어 의인은 인자해야 함을 당신 백성에게 가르치시고 지은 죄에 대하여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는 희망을 당신의 자녀들에게 안겨 주셨습니다.

 

화답송 시편 86(85),5-6.9-10.15-16(◎ 5)

◎ 주님당신은 어질고 용서하시는 분이시옵니다.

○ 주님당신은 어질고 용서하시는 분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자애가 넘치시나이다주님제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애원하는 제 소리를 들어 주소서

○ 주님당신이 만드신 민족들이 모두 모여 와당신 앞에 엎드려당신 이름에 영광을 바치리이다당신은 위대하시며 기적을 일으키시는 분당신 홀로 하느님이시옵니다

○ 주님당신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신 하느님분노에는 더디시나 자애와 진실은 넘치시나이다저를 돌아보시어 자비를 베푸소서

 

2독서<성령께서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로마 8,26-27)

형제 여러분, 26 성령께서는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27 마음속까지 살펴보시는 분께서는 이러한 성령의 생각이 무엇인지 아십니다성령께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

 

복음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마태13,24-43)

24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25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26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

27 그래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28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고 집주인이 말하였다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

29 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30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31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32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33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누룩과 같다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34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이 모든 것을 비유로 말씀하시고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35 예언자를 통하여 나는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리라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36 그 뒤에 예수님께서 군중을 떠나 집으로 가셨다그러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와, “밭의 가라지 비유를 저희에게 설명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37 예수님께서 이렇게 이르셨다.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고, 38 밭은 세상이다그리고 좋은 씨는 하늘 나라의 자녀들이고 가라지들은 악한 자의 자녀들이며,

39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다그리고 수확 때는 세상 종말이고 일꾼들은 천사들이다.

40 그러므로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41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을 거두어, 42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43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연중 제16주일 제1독서 (지혜12,13.16-19)


오늘 지혜서의 말씀을 묵상하는 것은 연중 제16주일 복음 말씀이 밀과 가라지의 비유겨자시의 비유누룩의 비유이기 때문인 것 같다 겨자씨나 누룩이 처음에는 작지만 나중에는 크게 성장되는 것처럼하늘나라도 반드시 보이지 않는 힘의 원천이신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 그렇게 자라나게 된다는 것이다.


신학적으로는 작은 것이 크게 되는 이런 비유를 <대조의 비유>라 한다.

그리고 밀과 가라지의 비유에서 처럼처음에는 하느님께서 당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감추시고 심판하지 않으시지만추수때 열매를 맺은 밀과 아무 열매도 없이 하늘로 치솟는 가라지처럼확연히 구분될 때는 당신의 정체를 드러내시고 의인을 구원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 1독서에서 <만물을 돌보시는 당신당신의 힘정의의 원천만물을 다스리는 주권당신의 완전한 권능하느님 당신께서는 힘의 주인당신께서는 무엇이든지 원하시는 때에 하실 능력>처럼 <>이란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지혜서는 히브리어 성경에는 포함되지 않고 칠십인역(LXX; Septuaginta; 희랍어로 쓰여진 구약 성경)에만 나오므로2경전(개신교에서는 외경)으로 분류한다제 2경전에서 처음으로 그리스어(희랍어헬라어)로 저작된 책은 지혜서와 마카베오 하권뿐이다.


지혜서의 저작 연대는 B.C. 50~30년경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살던 유다인이 쓴 것으로 보인다.

유다교 사상가 필론에 의하면, A.D.1세기 초에 이집트에는 100만명이 넘는 유다인들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좀 과장된 숫자이겠지만이집트의 디아스포라(Diaspora; 흩어진 유다 백성들각 나라에 흩어져 사는 유다 교포들이 사는 곳을 말함)유다인들이 상당히 많이 분포되어 있었다는 것이 분명하다.


지혜서는 철학윤리신학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기된 갖가지 주제들을 다룬 소품 모음집이다저자의 집필 목적은 이집트의 디아스포라 유다인들이 헬레니즘 문화가 압도하는 대도시 알렉산드리아와 그 부근에 살면서 어떻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할 것인가를 가르쳐 주기 위한 것이다동시에 유다교의 정통교리를 다른 문화에 어떻게 적용하고 발전시킬 것인지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토착화(Inculturation)작업을 한다.


지혜서 저자는 유다교 전통을 거의 모르는 그리스인들과 저자 자신처럼 히브리어를 제대로 알지 못한채 헬레니즘에 익숙한 유다인들에게 그리스 문화와 사상과 비교하여 유다교 관습과 사상이 훨씬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헬레니즘에서 기원한 우상 숭배와 물질주의적 인생관에 맞서 유다교의 전통적 믿음과 교리를 수호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일깨워 준다.


지혜서는 크게 세 부분종말의 숙고(1~5), 지혜의 찬가(6~9), 역사의 숙고(10~19)로 나눈다.

첫째종말의 숙고(1~5)에서 저자는 하느님의 전지하심을 강조한다.

둘째지혜의 찬가(6~9)에서 임금과 권력자들에게 하는 권고, 7장 22~23절에 나오는 지혜의 정신에 담긴 정신의 특성 21가지(완전을 뜻하는 7의 3배수=매우 완전한 숫자), 지혜를 청하는 기도(9)등이 나온다.

마지막 세째 부분(10~19)은 이스라엘 역사에 대한 반성이다. 10장에서는 원조들과 성조들의 이야기, 10장 15~11장 20절에는 이집트 탈출 사건하느님의 구원의지를 높이 기리는 찬미가(11,26; 구원의 보편주의), 가나안 정복(12), 자연.우상.동물숭배의 어리석음(13~15), 이집트 탈출 사건과 광야에서의 시련(16~19)을 두서없이 열거한다.


오늘 1독서는 마지막 세째부분의 <가나안 정복>에 관한 말씀이다.

하느님은 가나안 민족들을 천천히 징벌하시면서 회개할 기회를 주셨지만저들은 끝내 그 뜻을 저버리고 악한 길에서 돌아서지 않았다가나안 민족들이 벌을 받아 멸망한 이유는 그들이 우상을 숭배하고생명을 거슬러 온갖 불경한 짓들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자애로운 분이시지만잘못을 그냥 보아 넘기지는 않으시는 공정한 분이시다는 것이다.

가나안인들이 벌을 받는 것은 그들이 우상을 숭배했기 때문이다그들의 우상숭배는 지혜서 12장 3~6절에서 섬뜩하리만큼 상세히 묘사된다.


가나안 땅에 "하느님의 자녀들인 훌륭한 이주민을 받게 하신 것"은 하느님의 계획이었다(지혜12,7). 그러나 하느님은 가나안인들을 한꺼번에 모두 파멸하시는 대신그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시기 위하여 먼저 말벌들을 보내셨다그렇지만 그들은 그런 벌로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것 같았다.


하느님이 가나안인들에게 보내신 경고는 하느님의 주권과 자비를 드러낸다(지혜12,12~18). 하느님이 이 민족들을 창조하셨고 온 백성을 돌보시기 때문에 아무도 하느님을 비난할 수 없다자기들의 힘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달리(지혜2,11) 하느님의 힘은 '정의의 원천'(지혜12,16)이다하느님은 너그럽게 심판하시고 아주 관대하게 통솔하신다(지혜12,18).


하느님의 행위 방식은 이스라엘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지혜12,19-22). 하느님의 행위 방식은 의인이 인자해야 한다는 것과 하느님은 회개할 기회를 주시고 우리는 하느님의 선함과 자비를 기대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동시에 하느님의 행위 방식은 이스라엘이 겪는 고통들을 설명해 준다하느님은 이스라엘을 일시적으로 가르치거나 단련시키지만이스라엘의 원수들에게는 훨씬 더 엄한 벌을 내리신다(지혜12,22).


바로 이러한 내용이 오늘 복음의 <밀과 가라지의 비유>에 나오는 세상 종말의 심판 때 의인과 악인이 달라지는 운명의 말씀과 연결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터인데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른 자들을 거두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그러면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그때에 의인들이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마태 13,40-43)


지혜서에는 특히 두 가지 신학적 주제가 돋보이는데, <의인들의 불사불멸>과 <지혜의 의인화>이다지혜서의 저자는 전통적 인과응보와 상선벌악의 원리를 확신하고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그는 의롭게 살고도 현세에서 보상을 받지 못한 의인들은 비록 장수를 누리지 못하고 죽더라도하느님 마음에 들어 죽은 다음에 하느님 곁에서 평화를 누리며 영원히 살게 된다는 것이다.

지혜서 저자가 희망하는 것은 죽은 의인의 부활이 아니라 의로운 영혼의 불사불멸이다.


한편지혜서에 묘사된 <인격적 지혜>는 사람 안에 들어와 사람을 변화시키고 하느님과 일치하게 만드는 그리스도교의 <은총>개념과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우리 가운데 오신 요한 복음의 <육화된 말씀>과도 상통한다.

<인격적 지혜>를 성령이나 성자와 동일시하는 것은 성급한 시도이지만어떻든 신약성경의 삼위일체 신학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지 자세히보기


연중 제16주일 복음(마태13,24-43)

 

"하늘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그래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고 집주인이 말하였다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수확때까지 둘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24-30)

하늘나라(천국하느님의 다스림)는 '~하는 사람과 같다'는 의미를 가지고 하나의 진리를 이야기하고 있다예수님께서 이러한 방식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해설하는 데 있어서 'A는 B와 같은 경우와 유사하다'는 아람어의 관용적 형식을 따르고 있다고 J. Jeremias는 말한다.

여기서 ''로 번역된 '스페르마'(sperma; seed)는 '어떤 사물을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제라'(zera)의 희랍어 역어로서 식물의 씨앗(창세1,11.12) 뿐만 아니라 후손을 번성케 하는 동물의 정액(레위15,16; 18,21) 이라는 뜻도 있다.


신약성경에서 '스페르마'(sperma)는 43회 쓰였는데많은 경우에 하느님의 영적 기업을 상속으로 받게 되는 '계약(언약)의 후손'이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마태22,24; 루카1,55; 사도3,25; 로마9,8; 갈라3,16; 히브2,16등등).

이 비유에서도 '스페르마'(sperma)는 '좋은'('칼로스'; kalos)이라는 형용사의 수식을 받아 영적으로는 하느님의 기업을 유산으로 상속받게 될 '하늘나라(천국)의 자녀들'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마태13,38).


'좋은 씨즉 '하늘 나(천국)의 자녀들'은 하느님으로부터 위임받은 이 세상에서 왕성한 생명력으로 번창해 나갈 것이며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게 될 것이다그리고 '자기 밭'에 해당하는 '토 아그로 아우투'(to agro autou; his field)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은 이 세상 혹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소유임을 보여준다.


하느님께서 친히 창조하신 이 세상과 더불어 당신의 모상대로 창조한 인간은 원천적으로도 현상적으로도 하느님의 것이다하느님께서는 여전히 지금도 이 세상을 돌보시고 가꾸시며 인간을 당신의 섭리 안에 두고 계신다.


한편본문의 '그의 원수'에 해당하는 '아우투 호 에크트로스'(autou ho echthros; his enemy)는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인 '사람의 아들'(인자人子마태13,37)인 예수님의 원수인 '악마'(마귀마태13,39)를 가리킨다.

그리고 '가라지'로 번역된 '지자니아'(zizania; tares; weeds)의 원형 '지자니온'(zizanion)은 성장 기간에는 밀과 닮아 보이지만그 낟알에는 독소를 품고 있는 독보리를 가리키는 명사이다.


흔히 밀밭에는 낟알이 약간 거무스름할 뿐쉽게 분별하기 힘든 독보리들이 성장하게 되는데밀 사이에 자라고 있는 독보리들은 그 뿌리가 밀의 뿌리에 엉켜있다.

그래서 독보리의 낟알이 검은 것을 보고 농부가 그 줄기를 잡아 뽑게 되면옆에 있는 밀 줄기까지 따라 뽑히게 된다(마태13,29). 따라서 경험이 많은 농부들은 추수 때까지 그 독보리를 그냥 놓아둔다(마태13,30).


본문에서 '지자니온'(zizanion)은 복수로 되어 있어서 마귀가 독보리를 수없이 많이 뿌렸다는 것을 암시하는데비유에서 이 수많은 독보리들은 '악마'(악한 자)의 자녀들을 상징하고 있다(마태13,38).

그런데 마태오 복음 13장 26절에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고 한다.


'열매를 맺을'에 해당하는 '카르폰 에포이에센'(karpon epoiesen)을 직역하면 '그것이 이삭 혹은 열매를 만들다'는 의미이다여기서 '그것이 만들다즉 '에포이에센'(epoiesen)의 주체는 마태오 복음 13장 24절의 '좋은 씨'이다.

좋은 씨가 그 속에 배태하고 있던 생명으로 말미암아 좋은 이삭을 막 맺기 시작할 때가라지는 그 좋은 씨가 맺은 이삭과는 다른 이삭을 맺게 된다.

따라서 농부들은 줄기 끝에 맺혀 있는 이삭을 보고 가라지를 쉽게 구별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열매를 보고그 나무의 정체를 알 수 있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마태7,16)과 일맥상통한다고 하겠다.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어디서'로 번역된 '포텐'(pothen; from where)은 기원이나 근원을 캐는 부사로서 '어떤 장소로부터'라는 의미와 더불어 '어떤 존재(사람)로 부터?'라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다(마태13,54.56).

여기서는 곡식 밭에 가라지를 덧뿌린 원수를 가리키므로장소보다도 사람의 의미로 쓰였다.


'생기다'는 의미로 번역된 '에케이'(echei)는 '가지다','소유하다'는 의미를 지닌 동사 '에코'(echo)의 현재 능동형 3인칭 단수로서 '그것이 현재 ~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좋은 씨가 뿌려진 주인의 밭에서 가라지가 스스로 생겨나고 성장한 것이 아니라 외적 요인에 의해서 그 씨가 뿌려지고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하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에 어떻게 악()이 존재하며그 악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신정론(神正論; Theodicy)의 문제를 드러낸다.


'원수가 그렇게 하였다'


마태오 복음 13장 25절에서 '원수'가 '호 에크트로스'(ho echtros)였는데여기 28절에서는 '에크트로스 안트로포스'(echtros anthropos)가 되었는데같은 실체인데 의미가 더 강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크트로스'(echtros)는 '증오받는', '가증한', '적대 감정을 가지고 있는'이란 의미의 형용사이며, '안트로포스'(anthropos)는 보편적인 '사람'을 의미하는 명사이므로 '에프트로스 안트로포스'는 '가증한 사람', '집주인에게 적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바로 '악마'(마귀)를 뜻하는데하느님 나라를 확장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 심한 적대 감정을 가지고서그리스도의 선교와 구원 사업을 방해하고 분쇄하려고 자신에게 속한 자들을 심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저희가 ~거두다'(뽑다)는 의미로 번역된 '쉴렉소멘'(sylleksomen)의 원형 '쉴레고'(syllego)는 '긁어 모으다'는 의미인데, '그릇에 담다', '열매를 따다'는 뜻으로도 사용된다여기서는 가라지의 윗부분을 잡고 '긁어 모어듯이 훑는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아니다너희가 가라지를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종들은 영적 통찰력이 부족해 당장이라도 가라지를 훑어버리고 싶어하지만신적 통찰력을 가지신 하느님을 상징하는 집주인은 전후 모든 사정을 잘 알고서 그것을 원치 않는다고 '아니다'('ou'; ''; no)라고 말한다.

마태오 복음 13장 29절의 가라지를 '거두어 내다'(뽑다)는 의미로 사용된 '쉴레곤테스'(syllegontes)의 원형 '쉴레고'(syllego)는 28절에도 쓰인 단어로서 '긁어 모으다', '모으듯이 훑어버리다'는 의미이다.


반면에 밀까지 함께 '뽑다'는 의미로 사용된 '에크리조세테'(ekrizosete)의 원형 '에크리조오'(ekrizoo)는 '뿌리째 뽑아버리다'는 뜻이다.

가라지의 뿌리는 주변에 있는 밀의 뿌리와 너무나 얼키설키 엉켜 있어서 가라지의 목을 잡고 그것만 훑는다 해도 밀의 뿌리가 뽑혀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가라지를 훑으려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2020년 7월 19일 연중 제16주일 (농민 주일)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마태13,24-43)

24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말씀그 하느님의 말씀을 진리로 받은 이가 좋은씨그 씨를 뿌리는 사람은 예수님(37절에서)

 

25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성경에서 잠은 죽음을 뜻하는데 그것은 곧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뜻을 향해 깨어있지 못하고 땅세상을 향해있는 그 상태의 때를 잔다죽었다’ 라고한다.

그 때에 악마()의 거짓말을 뿌린 것곧 하느님의 말씀을 인간의 말로 가르침을 준 것.

 

그러면 26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

그 인간의 계명거짓 가르침이 자라면하느님의 뜻을 깨닫는 신앙이 아닌 인간의 뜻을 위한 열심한 종교행위의 신앙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

 

27 그래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28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고 집주인이 말하였다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 29 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자기의 지혜로 밀과 가라지를 분별할 수 없다.(1코린2,6~참조)

보이지 않는 깨달음의 신앙보다 보이는 인간의 행위의 열심한 신앙이 더 크고 멋져 보이기에 분별할 수 없는 것,

그래서 하늘의 일군 천사(39)를 시키시는 것천사만이 하느님의 눈으로 구별할 수 있기에~~

 

30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 29아니다, (쉴레고)’는 허락하다용납하다라는 뜻이다. (공동번역 성서는 가만 두어라로 번역했음.)

그러니까 그 가라지들을 허락용납하셨다는 것그것은 의 구별을 위한 도구인 것이다.

 

31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세상. 38뿌렸다.

사람의 비유곧 예수님의 말씀 선포를 뜻하는 것이다.

 

32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하늘의 새(악마, 49)는 거짓 가르침으로 받은 율법구약을 뜻하는 것으로작은 겨자씨곧 작게 보여 감추어진 그 신약의 진리가 구원의 힘능력이 없는 그 행위로 커 보이는 구약율법을 품는 모습인 것이다.

 

33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누룩과 같다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여자의 비유여자는 피조물과 교회를 뜻하는 것누룩 또한 겨자씨와 같이 작아 보이는 말씀을 뜻하지만 그 말씀에다 인간의 생각과 뜻을 넣어(섞어헛된 바램이 들어가 부풀린 상태의 그 잘못된 교회나라를 뜻한다.

누룩은 항상 버려야 할 것으로 말씀 하셨다는 것.(탈출12,8~ 13,3~ 외 다수 50곳이상)

그러니까 남자와 여자의 비유 말씀이 옳음과 그름의 나라를 서로 대조를 이루는 것이지 같은 맥락의 말씀이 아닌 것이다.

과 가라지를 대조 하셨듯이 성경은 그 두가지를 대조하여 가르친다그러니까 남자의 씨를 받은 것이 밀이고 여자의 누룩으로 받은 것이 가라지인 것이다.

 

(마태16,12) 12 그제야 그들은 빵의 누룩이 아니라바리사이들과 사두가이들의 가르침을 조심하라는 말씀인 줄을 깨달았다.

 

34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이 모든 것을 비유로 말씀하시고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35 예언자를 통하여 나는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리라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말씀으로 숨겨진 하느님의 뜻을 깨닫지 않고 인간의 계명교리로 받아 열심한 종교 행위에 만족한다면 헛된 신앙을 사는 것이다.

 

41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을 거두어,

죄를 덮으시기 위한 십자가의 대속 그 하느님의 진리의 말씀을 인간들의 계명법으로 주어 하느님의 뜻계명을 거스르게 죄를 짓게 하는그래서 십자가의 용서를 못 받는 죄의 상태로 남게 되는 그 죄 짓게 하는 이들 또한 하늘의 의로움이 아닌 인간의 자기 의로움을 위해 사는 그 불의한 이들은~

 

42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억울해서 이를 가는 것이 아니라 씹을 것이 없어 이빨끼리 부디치는 것땅의 법으로 열심히 자기열심의로움 그 양식만을 모았으니 하늘의 의로움그 구원의 양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43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하느님의 귀(지혜)뜻으로 들어라그러면 십자가의 대속을 구원의 진리로 믿어 거저 의인이 된다 하시는 것.

 

(로마3,23-24) 23 모든 사람이 죄를 지어 하느님의 영광을 잃었습니다. 24 그러나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이루어진 속량을 통하여 그분의 은총으로 거저 의롭게 됩니다아멘.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일복음강론

목록 전체보기 →
연중 제18주일 (마태14,13-21)20.08.01조회 66[연중 제17주일] 자기 곳간 (마태13,44-52)20.07.26조회 72[연중 제16주일 (농민 주일)] 밀과 가라지 (마태13,24-43)20.07.19조회 50[연중 제15주일] 씨 뿌리는 사람 비유 (마태13,1-23)20.07.12조회 74[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축일] 증언할 것이다. (마태 10,17-22)20.07.07조회 64[연중 제13주일] 제 십자가를 지고(마태10,37-42)20.06.28조회 250[연중 제12주일] 증언 (마태10,26-33)20.06.21조회 67[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내 살 과 피 (요한 6,51-58)20.06.14조회 60[삼위일체 대축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 (요한3,16-18)20.06.07조회 69[성령 강림 대축일] 성령을 받아라. (요한 20,19-23)20.05.31조회 62[주님 승천 대축일 ]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 (마태 28,16-20)20.05.24조회 61[부활 제6주일] 다른 보호자를 보내실 것 (요한14,15-21)20.05.16조회 56[부활 제5주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요한14,1-12)20.05.10조회 106[부활 제4주일 (성소 주일, 생명 주일)] 양들의 문 (요한10,1-10)20.05.02조회 107[부활 제3주일] 엠마오 (루카 24,13-35)20.04.26조회 60[부활 제2주일] 보고서야 믿느냐? (요한20,19-31)20.04.19조회 71[주님 부활 대축일]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 (요한 20,1-9)20.04.13조회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