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주말을 보내고..

2000. 4. 10. 오후 4:30:24

글자

안녕하세요?

평안한 주말 보내셨는지요?

저에게는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주말이었습니다.

 

우선... 토요일...

허겁지겁 시험보고, 보강 중간에 도망쳐 성당에 와서 교리하고, 미사 드리고, 회합하고, 캠프와 인형극 공연 기획안 작성하고, 지출결의서 결재 받고, 청소년 분과 월례회의에 참석하고, 월간 계획안 올리고...

휴... 한숨 돌리고 나니..

총무님께서 넌즈시 부르시는 겁니다. 웬지 불길한 예감..

아니나 다를까..

교사단에게 떨어진 임무! "부활달걀 그리기"

그 갯수는... 자그만치 1200개!! 그렇다면 교사 1인당 100개??

요리조리 핑계를 대봤지만 제가 생각해도 다른 수가 없더군요..

넋놓고 있는 저를 바라보시던 총무님께서 하시는 말씀..

"선생님.. 갑갑하죠? 저도 갑갑해요..."

차라리 달걀 100개를 먹으면 먹었지 그걸 다 어떻게 그려요...

 

그리고 일요일..

교사들과 성당에서 만나 혜화동에 갔죠..

신입교사들..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지더군요..

우리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교사회... 정말 대단한 위력의 공동체였구나..

그저 함께 가지 못했던 교사들이 있음이 너무 안타깝고 아쉬웠습니다.

정말 멋진 총회였구요.. 모든 분들께 아낌없는 갈채를 보냅니다.. BRAVO!!

 

그리고 성당에 돌아오니..

저희 본당 학사님께서 화요일에 입대하신답니다..

당연히 분위기는 "잔치 잔치 벌였네" 가 됐지요.

송별회를 하는데요.. 마음이 너무 짜~안 한 것 있죠..

새학기 들어 처음으로 2차, 3차, 4차를 갔습니다..

집에다가는 뭐라고 했냐구요? 시험기간이라 도서관에서 밤을 샌다..고 했죠..

 

1차.. 통닭집.. 학사님의 안녕을 기원하며 가뿐하게 한 잔!

2차.. 호프집.. ’죽어 보자’ 결의하며 또 거하게 한 잔!

3차.. 노래방.. 기어이 송별가를 듣고야 말겠다는 모든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기꺼이 동행했습니다. 저는 노래방을 정말 싫어하거든요.. 하지만 학사님을 위해서라면.. 뭐..

그리고 나서.. 4차.. 나이트!!

원래는 그냥 밤샐 때까지 마시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는데, 노래방에서 학사님께서 지나가는 말로 하시는 말씀.. 어째 분위기가 나이트 가는 분위기네요.. 한번 꼭 가보고 싶었는데..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모두 이구동성.. 그래?? 그럼 가지 뭐..

역시 내일 일은 생각 안하는 우리 교사들...

결국 이태원으로 떴습니다. 제가 교사단 입단하고 나서 처음 있는 일대 사건이었지요..

본래 저희 본당.. 분위기가 ’싸게 취하고 비싸게 깬다!’거든요..  

 

그리고 나서 어떻게 됐냐구요? 저희들의 현재 상황을 알려드리지요..

 

먼저 우리의 주인공. 학사님..

믿을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무사히 새벽미사 드리심.. 역~시!!! 자랑스러움...

그 다음 91학번 선배.. 안타깝습니다...

제가 보낸 문자 메시지입니다.. 일어나셨습니까, 형님.. 죽겠습니다, 형님..

그러자 답문자.. 나두 후달린다, 아우야.. 오전 내내 졸았다가 찍혔다..

92학번..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각자의 생업에 종사하고 있음.. 모두 건재함.. 흐뭇..

94학번.. 응답 없음.. 행방이 묘연.. 쯧쯧쯧... 젊다는 게 뭐냐..

95학번.. 웬만하면 실명을 거론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서세용 요한보스코!! 나이트 가자고 강력히 주장할 때 알아봤어야 했다.. 알고 보니 이 교사.. 월요일 수업이 없었음.. 괘씸...

그리고 우리의 귀염둥이 99학번... 제일 어린 것들이... 인사불성임...

 

그리고 저는요... 새벽에 몰래 들어오다가 새벽미사 가시는 어머니한테 거짓말한 거 들켜서요..

특정 범죄 가중 처벌에 걸렸답니다..

앞으로의 인생이 매우 고달플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부영 시몬 학사님께..

학시님의 그 말씀... "선생님.. 저 제대할 때까지 교사 하실거죠.."

학사님께서 입대하시자마자 바로 잊겠습니다.. *^0^*

늘 저희와 함께 해주신 것.. 잊지 않을께요..

언젠가 제가 그런 말씀을 드렸어요..

"학사님이 학사님이 아니라 후배 교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러자 씩 웃으며 말씀하셨죠.."선생님.. 언제나 그냥 후배 교사라고 생각하세요.."

6년 후배를 후배라 부르지 못하는 이 슬픔.. 호형호제를 허하여 주시옵소서.. ^^

 

항상 건강하시고...

군복무 기간 동안 삼각지는 잊으시고 푸~욱 쉬다(??) 오세요..

(그래도 휴가는 캠프랑 성탄제에 맞춰 나오실 거죠?)

편지 할께요..  

 

그리고 다른 본당의 교사 여러분..

우리 시몬 학사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p/s

아! 그리고 총회에서 5년 근속교사상 수상하신 선생님들..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정말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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