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LAY 성탄제...

1999. 12. 28. 오후 2:47:12

글자

삼각지입니다..

12월 25일 5시 30분에 성탄제를 하기로 했던...

각 본당에 초대장 보내드렸는데 받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자, 이제... 삼각지의 99년 성탄제! 다시 보시겠습니다..

 

행사 당일... 6명의 교사들이 모여 전의를 다지며 11시 미사 후 대성당에서 무대 설치에 들어 감.. 그 전날 새벽까지 작업을 했던 관계로 지각한 교사 3명.. (논의 끝에 점심 굶기기로 함)

 

돌발사태! 비디오 고장으로 방송제 편집테이프를 사용 할 수 없게 됨.. 부랴부랴 캠코더를 직접 돌리기로 함.. 급히 어린이를 섭외하여 사회자로 세우기로 함. 잠깐 연습에 들어감.. 번갯불에 콩 볶듯 사회자 멘트 작성.. 교사들 일시에 사기저하 됐으나 마파두부밥 먹고 힘을 냄..

 

2시 : 긴급 투입된 학사님과 성가대 반주 맞춰 봄. PERFECT! 안도의 한숨과 절로 웃음 남..

 

3시 : 무대 설치 완료! 그러나... 기가 막힐 노릇.. 기다리던 연극부 고학년 어린이들 단체로 노래방에 가버리는 엽기적인 사태 발생.. 분장 도구 들고 기다리던 교감의 히스테리, 극에 달함.. 타이레놀 두알과 커피로 견딤..

 

3시 50분 : 리허설 시작.. 어린이들 절대 긴장 안함.. 연극 리허설만 1시간 30분이 소요됨. 위에서 내려다 보던 교감 드디어 폭발함.. "어디서 배워 먹은 버르장머리야! 지금 연습하는 줄 알아? 너희만 리허설할거야? 계속 이렇게 긴장 안하지.." ...등등 성전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름.. 어린이들에게 약발 10분 먹힘..

 

5시 15분 : 성가대, 잠깐 무대에 올라가 봄.. 그러나 키보드의 잭이 없어져 한 곡도 못 부르고 내려 옴. 앰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남.. 초긴장 사태... 다행히 잭을 찾았으나 이번에는 기타의 건전지가 없어서 기타 소리가 안 들림... 아마츄어인 키보드 담당 교사 당황하여 그로기 상태... 손이 떨려 반주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름.. 그러나 곧 체념하고 하늘의 뜻에 맡기기로 함.

 

5시 30분 : 관객들 차례로 입장.. 객석을 보니 절반도 채워지지 않음.. 예상은 했지만 낙심천만... 캐롤을 틀어 시간을 떄우기로 함..

 

5시 50분 개막식 :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게 됨.. 교사들 우왕좌왕.. 하지만 정신 없는 와중에 큐 사인 들어 감..

드디어 시작... 사회자 입장.. 사회자 어린이들 첫시작이 너무 엉성함.. 참여 교사 인원이 적어 무대로 내려가 있는 교사가 한명도 없음..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오로지 감에 의존함.. 게다가.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리허설이라고 착각하고 있음..

잠깐의 혼란을 거쳐 정신 차림..

조명, 음향 좋음.. 신부님 말씀과 시작기도 원만함.. 신부님의 무대 매너 돋보임..

 

첫 순서, 성가대 합창 : 2학년부터 6학년까지 여자 어린이 9명으로 구성. 총 4곡과 앵콜곡 1곡 준비.. 교감이 위에서 키보드 연주를 해야 하므로 밑에서 지도할 교사 아무도 없음.. 아이들 알아서 입장 잘함. 교감 옆눈질로 조명과 음향 계속 신경쓰면서 큐사인 보냄.. 상황 파악 전혀 안되는 가운데 무작정 시작함.. 실력을 감안하면 반주 훌륭함(한번 밖에 안 틀림. 그나마 드럼과 아이들 목소리에 묻혀 안 드러남..) 아주! 성공적으로 끝남. 그러나 박수 소리만 요란할 뿐, 앵콜 요청 안 나옴.. 피가 마름.. 조그만 소리로 staff들에게 말함.. "야! 앵콜 안해?" 조명과 음향 교사들 바람잡이까지 함.. 다섯의 우렁찬 남교사 앵콜을 외침.. 갑자기 비참해 짐..

앵콜곡까지 부르고 난 후 떠날 듯한 박수 소리와 함께 어린이들 퇴장.

어린이들 목소리 컸고 떨지도 않음. 반주 그런대로 무난. 조명과 음향도 괜찮았음. 관객들의 호응도 좋음.

 

두번째 순서, 방송제 : 고학년 전례부 어린이들의 순서. 원래 성탄제 최대의 야심작이었으나 방송제 담당 교사의 아버님이 수술을 위해 입원하시는 사태가 일어나 열흘 전 담당 교사 도중 하차.. 용두사미가 되버림.. 런닝 타임 16분.. 교사들의 임기응변으로 대강 떄움.. 비디오 고장나 순서도 뒤죽박죽된 상태에서 앞부분 뒷부분 다 짤려 엉망이 됨.. 제대로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화면도 어두워 잘 안 보임.. 신부님 인터뷰와 교사 인기투표 결과와 인터뷰, 삼각지 뉴스 등으로 진행..

나중 평가는 150만원이 넘는 히타치 캠코더가 아깝다는 것이 중론...

 

세번쨰 순서, 찬조 공연 : 중고등부 학생들의 액션송과 수화.. 중고등부 학생들의 진지하지 못한 태도가 눈에 거슬림.. 하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떄가 아님.. 그저 고마움..

조명과 음향, 호흠이 잘 맞았음.

 

돌발 레크: 찬조 공연 시작할 즈음 교사 하나가 와서 넌즈시 말함.. "야! 중간에 레크 집어넣어야 한다.. 시간이 너무 빨라. 연극 준비도 안됐고.."

교감. 잠시 그대로 도망가 버릴까하는 갈등을 함..

성호 한 번 긋고 심호흡 한 번 한 다음, 소창부 2년의 저력을 살려 ’미스터 사탄’, ’모세의 지팡이’, ’성당으로 가지요’, ’바람’ 등 소창곡 네곡으로 레크 올라감.. 어른들 앞에서 무지 오버함.. 관객석에 앉아 계시던 교감의 부모님과 대모님 뵙기 민망했으나 (딸이 디렉터였던 관계로 가슴 설레하며 구경 오셨음..) 살신성인하기로 함.. 기도발 덕인지 무리 없이 매끄럽게 레크 마침.. 그러나 나중에 객석에서 "뉘집 딸이야..? 나이가 몇이래..?" 하는 수근거림 들음.. 망신살 뻗침..

기타 반주와 호흡이 잘 맞았으며 적당하게 시간 배분이 이루어졌음..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는 평가도 있으나 이는 위로차 해주는 멘트라고 판단됨.

 

네번째 순서, 연극 : 4학년에서 6학년 어린이들로 구성.. 리허설을 하고 올라가서인지 그런대로 괜찮음. 대사를 까먹는 어린이도 있었지만 이제 어지간한 일에는 당황하지 않음.

음향과 조명이 대본에 맞게 잘 이뤄짐.. 약간 소리가 작았지만 주의하여 들으면 무리 없었음. 마무리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전달력이 다소 떨어진 면이 있었으나 그런대로 괜찮음..

 

마지막 순서, 댄스 : 유치부, 1학년 어린이들의 댄스.. 테크노 음악에 맞춰 기막힌 율동을 선보임. 객석에서 연이어 탄성이 나옴.. 의상을 잘 준비했어야 했지만 의상 담당 교사가 독감에 걸려 하루 동안 나오지 못했던 관계로 의상을 만들 시간이 없었음. 당초 예상과 달리 그냥 천을 잘라 두르고 나감..의상 덕에 다소 불만스러웠다는 평가가 있음.. (책임을 통감함..)

음향이 중간에 불규칙했다는 것을 빼놓고는 완벽했음.. 애들은 뭘해도 예쁘니까...

 

7시 50분 폐막식 : 마침기도와 선물과 간식을 주고 간단히 끝맺음..

 

교감 거의 실신 지경.. 다른 교사들 신부님의 수고했다는 치하를 들으며 밥 먹으러 감..

그러나 기력이 쇠해진 교감, 기어서 집으로 돌아 옴.. 꼬박 이틀 동안 앓아 누움..

 

총평가 : 극히 평범하고 어느 해보다 안정된 행사였다는 평가. 프로그램에는 절대 실험 정신 같은 객기 부리지 않았음. 어린이들도 무리 없이 공연해 줌. 프로그램 중간 연결도 아주 매끄러웠음. 그래서 오히려 너무 일찍 끝난 감이 있음. 그리고 다행히도 중간에 음향이나 조명 등의 사고가 한 번도 없었음. 하늘이 보살펴주신 것 같음.

모두 삼각지의 징크스라고 함.. 원래 준비 안된 행사일수록 성공적으로 끝난다나... 제일 준비 안된 행사였기 때문에 제일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있음..

 

준비가 턱없이 부족했던 행사였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모자라는 부분을 주님께서 채워주셨습니다. 그저 감사하는 마음 뿐입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무척 아쉽고 많은 후회가 남네요. 더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내년에는 99 성탄제보다 더 나은 성탄제를 후배 교사들이 해내리라고 믿습니다.

 

이상 ’99 삼각지 성탄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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