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들어오는 이 곳.

2002. 5. 26. 오후 12:33:49

글자

벌써 아주 이전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15지구 화곡본동 성당에서 교사 생활을 했었다는 거 말이죠. 이곳에 가끔 들어와 낯익는 그리고 언젠가 들어봄직한 이름들의 글을 골라 읽는 재미도 무료하고 바쁜 일상에서 작은 청량제 역할도 합니다.

재선이 형의 글은 이곳을 들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그런 글입니다. 저에게도 그렇게 와 닿거든요.

오늘은 일요일 입니다. 평소대로 당연히 출근을 했죠. 어제 회사 고참 김대리의 말이 기억에 남는 군요. "세림아 일요일날 나와서 밀린 보고서 다 작성하자. 이과장한테 욕먹으면 너나 나나 좋을 거 없쟎냐.." 휴... 이과장. 저에게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결혼한지 한 5년쯤 됐나. 맨날 마누라와 싸우고 오는지 하루라도 저에게 싫은 소리를 안 하면 성미가 안 풀리는지. 월요일에 출근해서 욕 안듣기 위해 전 일요일마다 출근합니다. 답답하고 무료하고 머리 아픈 삶의 연속이죠. 어쨋든 그러한데... 오늘 주일이고 하니 제 처 이영아 모니카와 제 아들 최형인을 성당에 내려다 주고 출근했는데요, 글쎄 사무실에 아무도 없는 겁니다. 김대리.. 으.. 나에게 거짓말을 하다니.....

이렇게 헛물을 켜고 나면 일요일에 출근해서 일이 되겠습니까. 그냥 이렇게 시간 보내다 적당한 시기에 집에 가는 거죠. 그렇다고 놀다 가는 건 아니구요.^^;;

재선이형 장가 서두를 필요 없어요. 제 동기 중에도 나이 많이 들어서 올해 만으로 서른 셋이 됐는데도 7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서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나이가 든다고 장가 못 간다고 초조해 할 필요 없죠. "때되면 다 가게 되어 있다" -굉장히 무책임한 말인듯 하지만 옛날 말 그리고 어른 들 말씀 틀린거 하나도 없는 거 같아요. 전 그 때가 단지 남들보다 조금 빨랐다는 거 말고 다른게 하나도 없잖아요.

제가 다니는 성당은 시골 아주 조그만 성당이라서 주일 미사가 한 대 밖에 없어요. 결론은 주일미사를 거의 세달 정도 참례 못하고 살고 있다는 거죠. 참 안타깝죠?

김대리가 혹이나 늦게라도 출근할 지 모르니,전 서둘러 일 마무리 짓고 그냥 집에 가야 겠어요. 피곤하거든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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