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동화는 어른들의 이야기다.

2001. 6. 18. 오후 8:49:01

글자

인연이 다한 다음에도 14지구에 관심 쏟아 주시는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음 동성중학교 선생님이시라고요. 오봉학 미카엘 선생님 지금도 계시겠죠? 저는 독산동 성당 교사인데, 미카엘 선생님께서 저번에 보내 주신 참외와 떡 맛있게 먹었다고 아직도 인사를 못 드렸네요. 늦었지만 말씀 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데렐라 이야기와 비슷한 콩쥐팥쥐 이야기.

성차별의 역사는 동양이든 서양이든 뿌리깊게 지속되어 왔지요. 능력있는 남자와 착한 여자의 러브스토리를 빙자한 쇼부스토리(능력과 미모의 결합... 가깝게는 이아무개씨와 황아무개씨 같은...?)뿐 아니라 큰물이 들이쳐 천지개벽하는 홍수설화, 버린 자식이 효도하는 바리데기 설화(성서의 대표적인 이야기가 요셉 이야기겠죠) 등등 실로 비슷한 줄거리의 이야기들이 놀랍게도 동서양에서 같이 발견되고 있지요.

학교 다닐 때 고전 설화에 대한 강의를 한 학기 동안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삼국사기, 삼국유사를 비롯한 여러 옛날 이야기책에 실린, 더러는 한문으로, 더러는 한글로 쓴 이야기들을 더듬더듬 읽으며 묘한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읽으며 꿈을 키워 온 ’동화’라는 것들이 사실은 정말 ’사실’ 그대로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어른들의 이야기라는 사실에...

그러고 보면 우리가 어려서부터 들어 온 ’동화’라는 것들이 사실은 욕구불만 가득한 어른들의 꿈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콩쥐팥쥐 이야기도 ’내가 이렇게 힘든데, 운이 좋으면 어떻게 팔자를 고치지 않을까?’ 하는, 전혀 어린이답지 않은 욕망이 뒤에 도사리고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뭐 어린이들이라고 마냥 행복한 건 아니겠지만...

(그래서 일각에서는 동화 다시 쓰기... 이런 활동도 하고 있다지요...)

어쩌면, ’동화’라는 것이 어린이들을 기성세대의 굳은 가치관으로 끌어당기는 쥐약(!?) 구실을 하는 건 아닐까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여튼, ’진정한 어린이 이야기’가 절실히 필요한 요즘입니다.

 

빈약한 내용에 비해 글이 기네요.

이 문제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보실 선생님들에게는 ’어린이 이야기 - 그 거세된 꿈’(책세상)이라는 책을 권합니다. 어린이와 함께하는 사람으로서 관심이 끌렸던 책이고,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 볼 수 있었거든요.

 

후~ 교안 쓸까 했는데... 또 요렇게 시간이 가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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