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노래

2022. 11. 2. 오전 5:28:53

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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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노래



하늘은 높아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이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싶고 


죄 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 없이 

강이 흐르게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져야겠구나 


남은 시간 아껴 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잎이 질 때마다 

한 움큼의 시들을 쏟아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가고 

가을은 깊어가네



-이해인. 수녀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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