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원주 교구장 사목교서
새 시대 복음화 여정
첫해 : 선교 영성의 해
- 선교의 기초인 자기 회심과 쇄신 -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은총의 대희년을 지낸 우리는 새로운 시작처럼 새 천년기의 첫해를 맞이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강생의 신비를 우리 생활 안에서 체험하며 구체적으로 그 의미를 심화하도록 요청받고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성화를 시작으로 공동체적이고 나아가 세상 전체의 성화를 이루는 길입니다. 이로써 요구되는 우선 조건은 모든 이가 하늘나라의 신비에 참여하도록 초대하는 일, 곧 복음선교입니다.(교회의 선교 사명 13항) 복음선교는"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라는 말씀을 따라 교회의 존재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 교구에서는 대희년을 경축하며 한국 순교자 축일에 교구 선교대회를 가진 바 있습니다. "순교로 자란 신앙 선교로 열매맺자"는 표어를 내걸며 각자의 삶안에서 신앙을 증거하는 순교적 행위가 곧 선교라는 점을 지적하며 모든 이들에게 선교 사명을 일깨우고자 하는 해였습니다.
선교대회를 기점으로 새 천년기의 문턱을 들어서는 우리는 시대의 엄청난 변화를 예측하며 새 시대의 복음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 선교에 역점을 두고자합니다. 중단 없이 수행해야할 선교 사명이지만 앞으로 교구 설정 40주년을 맞는 2005년까지 중장기 선교 계획을 수립하여 보다 효과적인 복음선교에 주력할 것입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2000년 희년의 정신을 구현하고자 '새날 새삶'운동을 펼치며 "나부터 새롭게, 참된 가정 이루기, 좋은 이웃되어주기, 함께 가요, 우리"라는 네 가지 기본적 차원의 실천 사항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운동은 대희년을 지내기 위한 준비용이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전개되어야 할 신앙 실천 운동입니다. 우리 교구에서는 이 기본 틀에 선교운동을 도입하여 실천하고자 합니다. 네 가지 모두 동시적 실천사항이면서도 한 해에 한 틀씩 강조하며 단계적으로 성화의 범위를 넓히려 하는 것입니다.
첫해는 <선교 영성의 해>로 복음선교를 위해 먼저 선교 사명안에서 참된 영성을 발견하는 자각 단계입니다.
둘째 해는 <복된 가정의 해>입니다. 즉 가정안에서 가족들이 복음에 맛들이며 자녀들 특히 청소년들이 복음안에서 성장되도록 복음적 환경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세째 해는 <복음안에서 이웃과 함께>로 정하고 복음정신으로 이웃을 섬기고 좋은 이웃이 되어줌으로써 이웃과 더불어 사회를 복음적으로 변화시켜가는 과정입니다.
네째 해는 <그리스도께로 향한 세상 만들기>로 민족의 복음화와 온 세상을 향한 선교 사명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심고자 합니다.
교구 설정 40주년을 맞는 다섯째 해에는 <복음안에 하나되는 교구 공동체>로 성서안에서 충만을 나타내는 40이란 숫자의 의미를 근거로 충만과 완성을 향한 교구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일치된 교구의 모습을 구현하고 복음선교를 위한 새로운 도약의 시간이 되게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교 영성의 해>를 맞으며 당부하고자 합니다.
영성이란 하느님 섬김이며 영성생활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교회의 선교사명 88항, 89항) 예수님께서는 지상 생활을 마치시고 승천하시기 전 우리에게 당부하신 것이 복음선교였습니다. 선교는 예수님을 섬기는 기본 영성이라는 점입니다. 그리스도 신자라면 누구나 복음선교를 빼놓고 영성을 논할 수 없습니다.
모든 사목자와 사도직 종사자들은 언제나 어디서나 복음선교로부터 영성의 기초가 주어진다는 점을 강조해 주기 바랍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도, 예비자들에게도 그리스도를 소개받는 순간부터 복음선교의 사명을 인식하고 실천하도록 교육되어야 할 것입니다.(교회의 선교사명 90항)
또한 사목지침에 부합하는 선교방안도 함께 연구될 수 있기 바랍니다. 더불어 역사적 지리적 환경과 지역 문화와 연결된 선교방법도 찾아내야 합니다.(현대의 복음선교 40항) 타 교구, 타 본당의 좋은 사례들도 수집하여 활용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복음선교를 위해 먼저 자신이 정화되고 쇄신되는 일입니다.(요한3,5; 2고린 4,16) 선교는 인간적 기술이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닦지 않은 얼굴로 밖에 나서기 어렵듯, 매일 새로워지는 생활속에서 선교의 원동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도하고(마르 1,35; 6,31 ; 사도4,29-31) 성서를 묵상하며(루가 24,13-32)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는 생활 속에 선교의 영성은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새 시대의 복음화 여정 첫해를 시작하며 단계적 복음선교 계획에 참여하여 우리에게 맡겨진 지역교회가 주님께서 바라시는 복음적 삶의 터전을 만들도록 성령께 의탁하며 다함께 몸과 마음을 모읍시다.
2000년 12월 3일 대림절을 맞으며
천주교 원주교구장 주교 김 지 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