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양업 신부는 조선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사제가 된 사람이다. 그의 생애는 오랫동안 김대건 신부의 활약과 순교에 묻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신앙을 증거한 관점에서 볼 때 김대건 신부의 순교는 전형적인 피의 증거이고, 최양업 신부의 사목 활동은 모범적인 땀의 증거라고 말할 수 있다.
4. 최양업 신부의 저술활동
서간
최양업 신부는 서양 학문을 정식으로 익힌 첫 조선인으로서 최고의 지성인답게 그 당시의 조선 왕국의 국가정세와 교회 사정 및 민생 상태에 관하여 예리하게 관찰하였다. 최 신부는 1842년부터 1860년까지 거의 매년 보고 듣고 체험한 내용을 유창한 라틴어로 써서 스승 신부들에게 보고하였다.
그 19통의 서한의 원본과 사본은 파리 외방 선교회 문서고에 보관되어 있는데, 그 중에 9 번째 편지는 분실되었다. 그리고 최 신부가 직접 선발하여 페낭 신학교에 보낸 신학생들에게도 여러 번 편지를 보냈으나 이 편지들은 남아 있지 않다. 현재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주교가 남아 있는 편지들을 완역하여 [너는 주추놓고, 나는 세우고](바오로딸)를 펴냈다.
천주가사(天主歌詞)
천주가사는 천주교 교리와 신앙의 교훈을 전달할 목적으로 운문(韻文) 형식에 곡조 없이 송영된 조선 후기의 대중가사 형식인 4·4조이며 가사의 구성이 훈계, 호소, 권면, 설명조로 되어 있는데, 박해 중에 당면한 신앙서적 보급의 부족과 신앙교육의 난관을 해결하는 수단에서 비롯되었다.
대부분의 신자들이 피난과 유랑생활, 생활의 궁핍으로 교리에 대한 지식이 낮았으므로 이들이 교리를 대단히 쉽고도 진지하게 배울 수 있으며, 노래를 불러 즐겁게 되고 또 물질적 비천함을 잊으며 마음을 위로 향하여 종교적인 기쁨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리하여 천주가사는 영신 지도서일 뿐 아니라 신앙생활의 영적 양식이 되어 삶의 활력소 역할을 하였고, 또한 신앙의 합리성이나 천주교 교리의 필요성을 명쾌한 논리로 전개시켜 신앙이 없는 비신자들에게 신앙을 전파했던 것이다.
현재 최양업 신부의 작품으로 알려진 천주가사로는 사향가, 천당강론, 지옥강론, 십계강론, 선종가, 사심판가, 공심판가, 삼세대의, 신덕가, 망덕가, 애덕가, 칠성사가(영세, 견진, 고해, 성체, 종부, 신품, 혼배) 칠극, 제성, 선행 등이 있다.

사향가(思鄕歌)
어화우리 벗님네야 우리본향 찾아가세
동서남북 사해팔방 어느곳이 본향인고
복지로나 가자하니 모세성인 못들었고
지당으로 가자하니 아담원조 내쳤구나
부귀영화 얻었은들 몇해까지 즐기오며
빈궁재화 많다한들 몇해까지 근심하랴
이렇듯한 풍진세계 안거할곳 아니로세
인간영복 다얻어도 죽어지면 허사되고
세상고난 다받아도 죽어지면 고만이라
기타 저술들
조선순교자전 - 이 전기는 1839년 기해박해 때 순교한 이들의 행적에 관하여 현석문(가롤 로)과 이재의(토마스)사 수집한 '기해일기'를 1845년 말에 입국한 페레올 주교가 입수하여 보관하던 중에 1846년 병오박해를 만나 8명의 순교자를 첨가하여 불어로 편집한 것이다. 페 레올 주교는 순교자들의 시복수속을 촉진시키고자 그것을 로마로 보내기 위해 최양업 부제로 하여금 라틴어로 옮기게 하였던 것이다.
라틴어 작문 - 마카오 유학 시절 초기의 것으로 여겨지는 이 작문의 첫 편은 사자와 인간의 은혜에 대한 것이고, 둘째 편은 수도자와 평신도간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원수를 사랑하고 서로 용서해야 함을 가르치는 내용이다.
기도서와 교리서의 번역- 최양업 신부는 더위, 장마, 농사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한여 름 동안 보다 완전하고 정확한 교리문답의 출판을 준비하였고, 주요 기도서의 번역도 하고 있었다. 이것이 1864년 목판본으로 간행되어 조선교회가 최초의 공식 교리로서 채택한 [성 교요리문답(聖敎要理問答)]이었을 것이고, 또한 번역한 주요 기도서는 같은 해에 간행된 [천주성교공과(天主聖敎公課)]였을 것이다. 그리고 부모의 순교사적을 위시하여 많은 순교자들에 관한 증언과 자료를 수집하여 다블뤼 주교에게 주었고, 그는 그것을 그의 비망기(備忘記)에 수록하였으며, 달레는 그것은 그의 한 국천주교회사에 수록하였다. 또한 입국 후 스승신부에게 보낸 그의 서한은 거의가 순교자들을 비롯한 훌륭한 교우들의 행적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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