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합니다^^*
2월 26일(일) 독서 복음묵상
독서 호세 2,16ᄂ.17ᄂ.21-22
가끔 생각해봅니다.
연인이든 아내든 내가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하느님을 사랑하는 건 어떻게 다른지 하구요.
생각 같아서는 둘 다 같았으면 좋겠는데요,
잘 생각해보면 다른 점도 있는 거 같습니다.
가장 다른 점이 뭔가 하면은요,
사람은 사랑하게 되어 육체적인 관계를 갖고 아기를 낳기도 하지만
하느님은 그럴 수 없다는 데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성서 속에서
하느님을 나의 신랑으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하나뿐이신 정배라면서 찬미하기도 합니다.
더구나 아가서와 같은 복음서를 읽다 보면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어디만큼 다다르고 있는지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는 게 솔직한 고백입니다.
오늘 독서 말씀에서는
하느님께서 나를 아내로 삼기까지 하시겠다니
조금은 낯설기도 합니다.
이 모든 걸 정신적인 비유라고 받아들이면 될까요?
예수님께서는 부모와 형제마저도
하느님께 대한 사랑에 앞설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고 목숨처럼 아끼는
단 하나의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집니다.
영적인 관계에 있어서 모든 걸 가장 높고 크게 포괄하시고
인간의 육적인 관계를 소진될 욕정쯤으로 낮게 두시는 걸까요?
하지만 이런 느낌들은 어떻게 설명돼야 하겠는지요.
언젠가 연인과 첫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감미로운 애정이 예수님으로부터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마치 내 앞에 꼭 껴안아주고픈 애인이라도 있듯이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충동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다지 경건하거나 절제되어 보이진 않습니다.
때로는 이런 느낌이
내 안의 불결한 욕정이 잘못 전도된 건 아닌지 조심스럽기도 하지만요.
그럴 땐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예수님이 하나처럼 받아들여집니다.
그 사랑 안에서는 영적이다 육적이다 하는 구분이 없으며
단지 사랑하기에 사람처럼 끌어안고
그 품안에서 마냥 울기도 하고 눈망울을 바라보기도 하고...
그런 마음뿐입니다.
복음 마르 2,18-22
예수님께서 오시길 기다리면서 하던 단식,
막상 그 예수님께서 오시고 나서도 그치질 않습니다.
이젠 아예 눈앞의 예수님마저 부정해가면서
공허한 기다림을 채워가는 나날들에 근엄함만이 무게를 더해갑니다.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는
기다림의 시간에 공허로운 것들만을 좇아 왔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 다다르기 위한 길에
가장 큰 수단이자 목적은 무엇인가요?
사랑으로 시작되어 사랑으로 끝나는 길입니다.
단식, 기도, 봉사, 희생, 헌신
이 모든 것도 사랑이 없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알맹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이 결핍된 채
근엄하고 절제된 단식으로 껍데기를 두텁게 부풀려왔던 바리사이들,
끝내 오신 예수님 앞에서도
그 완고한 껍데기를 단번에 벗어내질 못합니다.
수단이 목적이 돼버린 사람들이죠.
목적을 위해서 쓰여져야 할 수단이
그만 목적이 돼버리는 경우, 우리 생활 속에서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승용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다다르면 그만인 것을
수단이 되는 승용차를 호사스럽게 치장하고
아예 그 안에서 세상과는 동떨어져 살아갑니다.
그에겐 이미 목적지가 없어진지 오랩니다.
한생을 살아가면서도 목적지가 어딘지 살펴봐야 합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어딘지요?
예수님 계신 그곳입니다.
그 나라로 가기 위한 길에 어느것도 목적이 될 수는 없으며,
그리스로들 제외한 모든 것은 단지 수단에 불과합니다.
차를 타고 지나치는 삶,
몸을 실은 차가 제아무리 편안하고 영원할 듯해도
그게 목적이 될 수는 없겠죠.
그러나 수단이면서도 훗날 목적이 되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게 되는 사랑입니다.
그로부터 비롯되는 기도, 단식, 봉사, 희생은
사랑이라는 목적에 합당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함께 하소서
예수님
이 아침의 햇살이 투명하게 쏟아집니다.
오늘도 당신께선 여전히 거부할 수 없는 몸짓으로 밀려듭니다.
내 몸의 온 마디 마디 숨구멍을 열어
내 안에 들어오시려는 당신을 받아들입니다.
낯선 사람을 지나치면서도
나는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그에게 띄워보냅니다.
하루를 여는 모든 이의 모습이
당신의 사랑을 머금고,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
당신으로부터 쏟아지는 햇살이
헤아릴 수 없는 바람결이 되어 모든 것을 통과합니다.
실낱 같은 희망과 사랑일지라도
마음을 열고 몸을 들어 마주서면
비단결 같은 평화로 결결이 나를 갈라내시는 당신,
흩어지는 나의 교만과 어둠이
당신 평화의 햇살로 새하얗게 부서집니다.
나를 흔적없게 하시는 당신,
내가 만나는 사람들마다
당신께서는 그에게도 그와 같이 살고 계셨습니다.
예수님
세상 모르도록 바보스럽게 미소를 흘리더라도
당신만이 내게 있어서,
이렇게라도 한생을 산다면 나는 행복하겠습니다.
나를 사라지게 할지라도
내가 누릴 수 없는 모든 것을
당신께서 내 안에 누릴 수 있기에 나는 행복합니다.
내가 나일 수 없게 하시는 당신,
그 앞에 하얀 미소를 띠는 내게
당신께서는 오늘도 아침햇살 사이로 흰 손을 건네셨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