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난한 사람들!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2006. 2. 22. 오후 11: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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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지난주 목요일 미사때의 일입니다. 주일미사때는 아직 용기가 없어 그리하지 못하지만 평일 미사때에는 맨 중앙, 앞자리에 앉아 주님을 뵈려고 합니다. 다른 날보다 조금 늦게 갔는데 맨 앞자리에 남자분이 한 분 앉아 있었습니다. 낯선 분이 그저 멀쑥하게 , 그리고 모자를 눌러 쓰고 있었습니다. 다른 자리로 갈까 하다가 그냥 앉았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에 제 마음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낯선 분은 누구일까? 순간,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굉장히 마음이 슬프거나... 교도소에서 막 출소하신 느낌이 들어서 자꾸만 옆자리를 훔쳐 보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가방입니다. 그날 따라 은행에서 현금을 좀 많이 찾아 지갑이 두둑한것과 옆자리에 계신분과 연결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영성체 하러 나간 사이 이 가방을 들고 뛰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쏜살같이 도망가버리면 어떻게 하지? 카드는?' . . . 순간, 저 자신에게 깜짝 놀랐습니다. 미사를 보면서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가? 더구나 이 성스러운 곳에서.... 신부님도, 아버지도 이 모습을 분명 보셨을텐데... 저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그분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 미사 책이랑 성가를 보여 드리며 제 잘못을 주님께 용서빌었습니다. 영성체를 하기 전 속삭였습니다. 처음이신가요? "예" 세례 안 받으셨지요? "예" 저희들이 앞에 나갈 때는 자리에 앉아 계시면 돼요~` 그분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영성체를 모시고 자리에 돌아와 내내 아버지께 저의 잘못을 빌었습니다. 혹시나 이분이 고통을 안고 있다면 이분에게 자비와 은총을 주시라는 부탁도 함께. 미사가 끝나고 그분께 정중히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드렸지요 집에 오면서 아차, 그거였구나! 스치는 생각. 제가 성당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해석되지 않아 오랜동안 묵상했던 글!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음이 풍요로워야 사랑도 나누고 행복할 수 있다고 그렇게 믿고 있었던 제게 몹시 이해되지 않는 말씀이었거든요 2주전 성서대학에서 이 부분을 배우며 저는 어김없이 질문을 드렸고 성서에서의 마음의 가난은 하느님에 관한 것으로 채우기 위해 그밖의 모든 것을 모두 몰아낸 상태라고 배웠는데 고개는 약간 끄덕였지만, 제 마음에 닿지 않았습니다. 오늘 제 지갑에 돈이 없었더라면 교도소에서 막 나온 것 같은 모자를 눌러 쓴 이 분을 의심하지 않고 그분의 고통과 외로움에 관심이 가고 그랬더라면 그분을 위해 순수한 기도를 했을 터인데 문제는,돈이었고 그리하여 제 마음에 어둠이 드리워진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제게 가르쳐주신 것이었음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며칠간 이 일이 마음에 걸려 저녁기도때마다, 그리고 화살기도를 통해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런데 일요일 미사전, 예비신자 교리반에 친구를 인도하기 위해 갔다가 그 분을 뵈었습니다. 그분도 예비신자에 등록하신 모양입니다. 그 분이 세례받는 날, 꽃다발 하나 꼭 갖다 드릴 생각입니다. 주님, 저의 교만을 용서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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