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가슴만 남겨주소서.....

2005. 11. 21. 오전 10:00:04

글자



바라는 것 많으나 한 가지만 들어주소서.
다른 건 없어도 괜찮으니 한 가지만 허락하소서.
사랑할 힘만 사랑할 가슴만 남겨 주소서.

-박은주<사랑할 가슴만 남겨 주소서>중에서-


창을 활짝 열어보세요.
다 떨구어 낸 빈 가지 사이로 하늘이 담겨 있습니다.
그 푸른빛의 청순함에 그리움이 울컥 일렁이고
속살 드러낸 대지 위에는 따사로운 햇살 한 줌이
정겨운 눈웃음으로 말을 건넵니다.
낙엽들이 산길을 점령하여 길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떠나보내고 비우는 자연의 순리 속에서
생명은 오늘도 말없이 겨울을 준비하고 봄을 기다립니다.

11월의 풍경을 마음에 담아 보셨는지요.
갈 빛 낙엽들 속에 숨어 있는 비움과 고요가 찾아올 것 입니다.
가을이 깊어지는 듯싶더니 어느새 겨울이 찾아왔음을
요즘 온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참, 감기 조심하세요.
수녀원 곳곳에서 콜록 이는 수녀님들의 기침 소리가 안쓰럽습니다.

위령성월과 더불어 한해를 마무리 짓는 연중 마지막 제 34주일을
교회는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정하였고 왕으로 오신 우리 주님의 삶을 생각하게 합니다.
또한 ‘그리스도 왕직’으로 우리를 초대하시는 그분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너희가 여기 있는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톨스토이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질문에 대해 이렇게 들려주는데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사랑만이 사랑을 낳듯이 우리가 사랑하기로 마음먹을 때마다
사랑해야 할 일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고
그 안에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주신 분을 우리는 만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왕으로 오시는 그리스도는 세상의 권력을 지니신 분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놓으신 사랑 그 자체이십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 계시고
또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서 이미 완성되어 있는 것입니다.

한 주간 사랑의 왕을 모시고 사랑을 나누는 행복한 수호천사가 되어 보세요.

 

행복지기 수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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