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찌가 나란히 있습니다..
한 개는 저, 또 하나는 아버지의 것이지요..
전 항상 아버지의 찌에 불만이 많습니다..
왜 찌를 이쁘게 못 세우실까?
왜 한 지점에 넣지 못 하실까?
그래서 아버지께 잔소리도 해봅니다.. 그러나 항상 하시는 말씀이
"낚시에는 왕도가 없다.."
한 동안 말없이 낚시에만 열중을 합니다..
아버지의 찌가 슬금슬금 올라옵니다..그러나 아버지는 챔질을 못하시고
보고만 계십니다..그러곤 다시 내려갑니다...
또 아버지를 구박(?) 합니다..
(나중에 안것이지만 시력이 생각보다 많이 안좋으셨더라구요)
제가 열마리 잡을 때 아버진 한두마리 잡으십니다..
전 아버지 앞에서 의기 양양해집니다..
아버진 옆에 조사님께 우리 아들이 많이 잡았다고 의기 양양해 지십니다..
그게 아버지들의 마음 아닐까요? 자신보다는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
전 또 아버지의 낚시 장비에 불만이 많습니다..
항상 싸구려만 들고 다니시는 모습이 챙피하기도 합니다..
전 낚시도 좋지만 장비도 좋은것을 들고 다니는걸 좋아합니다.
그러나....
이젠 찌가 하나밖에 없습니다..이쁜게 선 찌만...
요즘들어 유난히 이쁘지 않은 아버지의 찌가 보고 싶어집니다.
지난주엔 아버지와 자주 출조한 남양호 독정리에 가 보았습니다..
자꾸 옆자리로 시선이 가지만 이젠 그 미운 찌는 보이질 않습니다..
아버지께서 폐암으로 돌아가신지 1주기가 얼마 남지 않았네요
아버지 유품을 정리하면서 낚시도구를 정리할 때 가장 가슴이
아프더군요...전 새 것을 사면 쓰던거는 별 생각없이 버리는데
그것들이 아버지 낚시가방에 손질이 되어 있더군요...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출조했던 독정리에서의 초라하고 작은
아버지의 모습이 자꾸 떠오릅니다......
낚시를 좀 아시는 분은 더 가슴이 찡합니다.
2004. 11. 13. 오전 9: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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