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2004. 11. 2. 오전 9:58:55

글자

 ♣고백...♣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풍성한 은혜를 받고서도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 할 때에
청원의 기도를 드리며

자비를 베풀어야 할 때에
자기의 것만을 챙기고

사랑을 행하여야 할 때에
입으로만 떠 벌리나이다.

당신께서 하신 일인줄 알면서도 겸손해야 할 때에
교만의 자태(姿態)로 남을 내려다 보며

참아야 할 때에
분노의 뿔을 일으켜 세우고

정결해야 할 때에
탐욕에 몸과 마음을 던지나이다.

당신의 현존을 체험하고서도
두려워야 할 때에
자신의 허물을 두텁게 하며

화목해야 할 때에
인연을 끊어버리려고 하고

용서를 해야 할 때에
기묘한 배우의 몸짓으로 꾸미나이다.

오른손의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기는 커녕
손가락 끼리마저도 알게 하며

남의 오관과 육감에
지급으로 통신(通信)하고

더욱 확실히 다져두기 위해
기묘한 방법으로 역겨운 사랑을 자랑하나이다.

만민이 당신께서 구원하실 어린 양 일진데
나는 이래서 다 옳고 바르고 이치에 맞으나
남들은 저래서 어리석고 치졸하고
나약하며 틀리고 비뚫어지고 경우가 없으며

통회의 기도를 드리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내일 또 드릴 것을 벌써 계획하고
다만, 당신께서 자비로우심을 잊지 않으실
요행만을 바라며
오로지 천상에 죄를 쌓을 뿐이옵니다.


그리하여 주여.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주소서" 되뇌이지만
이제는 거의 마비된 감각이 되어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이
바로 "내 탓이로 소이다." 고백하면서도
마음속에서는 "남의 탓"으로 가득 하나이다.

주여,
진실로 통회하는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하여 당신께서 부활 하실 때에
모래알 만큼이라도 당신을 닮아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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