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사도행전 19,1-8
1 아폴로가 코린토에 있는 동안, 바오로는 여러 내륙 지방을 거쳐 에페소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제자 몇 사람을 만나, 2 “여러분이 믿게 되었을 때에 성령을 받았습니까?” 하고 묻자, 그들이 “받지 않았습니다. 성령이 있다는 말조차 듣지 못하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 바오로가 다시 “그러면 어떤 세례를 받았습니까?” 하니, 그들이 대답하였다. “요한의 세례입니다.”
4 바오로가 말하였다. “요한은 회개의 세례를 주면서, 자기 뒤에 오시는 분 곧 예수님을 믿으라고 백성에게 일렀습니다.”
5 그들은 이 말을 듣고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6 그리고 바오로가 그들에게 안수하자 성령께서 그들에게 내리시어, 그들이 신령한 언어로 말하고 예언을 하였다. 7 그들은 모두 열두 사람쯤 되었다.
8 바오로는 석 달 동안 회당에 드나들며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토론하고 설득하면서 담대히 설교하였다.
복음 요한 16,29-33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29 말하였다. “이제는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시고 비유는 말씀하지 않으시는군요. 30 저희는 스승님께서 모든 것을 아시고, 또 누가 스승님께 물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았습니다. 이로써 저희는 스승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오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3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이제는 너희가 믿느냐? 32 그러나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
33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지금은 일제의 잔재라 해서 사라지고 없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 전반기까지 집무실로 쓰고 있던 집터에 사람 키만 한 오석 푯말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 푯말에는 이런 글이 새겨져 있었다고 하지요.
‘천하제일복지(天下第一福地).’
하늘 아래 가장 복 받을 자리라는, 즉 명당이라는 곳입니다. 문득 정말로 명당일까 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왜냐하면 이곳을 지나간 역대 대통령들은 천하제일복지의 주인답게 많은 복을 누리고 살았던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모든 국민이 이구동성으로 추앙하는 사람이 없으며, 또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사람도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히려 복지가 아니라, 흉지라고 말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과연 명당이라는 것이 있을까 싶습니다.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 관심도 없지만, 이 명당이라는 것 역시 사람이 내세운 기준을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꼭 맞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러한 기준을 얼마나 잘 따르려고 합니까? 명당이라는 것 외에도 사람들이 많이 따르고 있는 쓸데없는 기준들은 참 많습니다.
윤달 결혼은 좋지 않다는 등, 결혼일자나 이사 날짜 등을 일일이 따져서 길일, 흉일을 가리는 것, 또 궁합을 보는 것, 시험 전날 미역국을 먹지 않는 것, 결혼 후 1년 사이에 집안 어른이 돌아가시거나 나쁜 일이 생기면 전적으로 신부 탓을 하는 것, 가게의 첫손님으로 여자가 들어오면 재수가 없다고 싫어하는 것, 사람이 죽은 적이 있는 집은 흉가라 해서 기피하는 것(누구나 한번은 죽는데 말이지요) 등등 얼마나 많은 미신들을 사람들이 따르고 있습니까?
이러한 것들을 잘 따르면 무조건 행복할까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각종 미신을 따르면서 오히려 불안초조해지면서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따르면 무조건 행복해집니다. 물론 인간의 기준으로는 행복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분명히 행복해진다는 것입니다. 각종 미신들이 판치는 이 세상에서 불안해하는 우리들을 향해 주님께서는 힘이 되시는 말씀을 해주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분명 용기를 내어 주님 뜻에 맞게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세상의 그릇된 것을 따르는데 시간과 힘을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세상의 그릇된 것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주님 안에서만 참 행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곱하면서 쌓아 올린 삶의 정상에서 추락을 막아 주는 것은 나눔뿐이다(김산춘).
남을 판단하지 마십시오.
지하철 안에서 어떤 어린 아이가 큰 소리를 내며 좌석에서 갖은 장난을 치더랍니다. 그런데 그 옆에 앉아 있는 아빠로 보이는 형제님께서는 전혀 제지를 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있는 것입니다. 이 모습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눈살을 찌푸렸지요. 그래서 보다 못한 어떤 분이 이 아빠에게 다가가 왜 아들을 그냥 놔두느냐고 화를 냈습니다. 바로 그때 이 아빠는 깜짝 놀라면서 공손히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이 아이의 엄마가 방금 죽었다는 말을 듣고 병원으로 가는 중입니다. 너무 뜻밖의 일이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네요. 죄송합니다.”
남을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 역시 이 판단을 가장 나쁜 죄로 보셨지요. 그런데 우리들이 물리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 섣부른 판단입니다. 이 섣부른 판단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었을까요?
판단하기 보다는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수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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