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준비가 됐는가?(/12/12)

2004. 12. 10. 오전 12: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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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 제3주일 (2004-12-12)
독서 : 이사 35,1-6ㄱ 독서 : 야고 5,7-10 복음 : 마태 11,2-11

볼 준비가 됐는가?

그때에 요한은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감옥에서 전해 듣고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어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하겠습니까?” 하고 묻게 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가 듣고 본 대로 요한에게 가서 알려라. 소경이 보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하여진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은 행복하다.” 요한의 제자들이 물러간 뒤에 예수께서 군중에게 요한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아니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은 왕궁에 있다. 그렇다면 너희는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예언자냐? 그렇다! 그런데 사실은 예언자보다 더 훌륭한 사람을 보았다. 성서에, ‘너보다 앞서 내 사자를 보내니, 그가 네 갈 길을 미리 닦아놓으리라’ 하신 말씀은 바로 이 사람을 가리킨 것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일찍이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이라도 그 사람보다는 크다.”
(마태 11,2­-11)
◆시골 작은 성당에서는 신부님과 신자들의 간격이 거의 없다. 수녀님도 사무장도 없고 식복사도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신자들은 신부님과 직접 만나며, 아주 작은 일도 직접 신부와 상의한다. 신자 집에 숟가락이 몇 개며, 서울에 사는 누구누구의 손자가 속썩이는 것까지 안다. 신자들은 신부의 얼굴 표정만 봐도 신부의 상태가 어떤지 안다. 신자들도 신부의 관심에 고마워하고, 신부도 신자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어 행복하다.
그러나 너무 가까워서 정리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사제관에 젊은 아가씨, 혹은 예쁜 새댁(시골서는 40대면 새댁에 속한다)이라도 들어오고 나가는 날에는 눈빛이 달라진다. 전에(6개월 가량은 전에 속한다) 왔던 그 사람이 두 번, 세 번 오면 난리가 난다. 왜 오냐? 누구냐? 또 올 거냐? 그래서 그런 경우엔 아예 신자들에게 인사를 시키는 것이 낫다.
나무 한 그루 옮겨 심는 것도 여기가 좋다, 저기가 좋다, 신자들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라고 조언을 하는데 듣는 신부는 정신이 없고 시달리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요즘은 내가 몇 시에 자는지도 다 안다. 새벽에 밖에 있는 변소에 가다 보면 자동으로 눈이 사제관으로 간단다. 다음날엔 어김없이 일찍 주무시라는 인사를 한다. 이런 신자들에게서 무엇을 보느냐? 다만 내가 정상이 아닐 때는 짜증부터 난다는 것, 정상일 때는 무한한 힘이 된다는 사실이다.
나는 세례자 요한과 예수에게서 무엇을 보는가?

고정배 신부(원주교구 주천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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