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가 먼저 와야(12/11)

2004. 12. 9. 오후 11: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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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 제2주간 토요일 (2004-12-11)
독서 : 집회 48,1-4. 9-11 복음 : 마태 17,10-13

엘리야가 먼저 와야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오시는 길에 제자들이 “율법학자들은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준비를 갖추어 놓을 것이다. 그런데 실상 엘리야는 벌써 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사람의 아들도 이와 같이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제야 비로소 제자들은 이것이 세례자 요한을 두고 하신 말씀인 줄을 깨달았다.
(마태 17,10-­13)
◆시골 노인들은 뚱뚱한 본당신부를 보고 듬직해서 믿음직스럽다고 좋아한다. 아니, 최소한 싫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약간이라도 젊은 사람들은 뚱뚱한 본당신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틈만 나면 살 빼라고 성화다.
“그래, 살 한번 빼 보자!”
살 빼기에는 걷는 것이 최고다. 그래, 걷자. 좀더 품위있게 등산으로 하자! 등산을 가려고 하니 신발이 맘에 걸린다. 등산화로 어떤 게 좋을까? 등산 양말은? 열심히 걸으면 내년쯤 지리산 종주를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신발·양말 기타 등산장비는 어디서 팔지? 하루 종일 헤매느니 인터넷에서 사자. 2,`3일이면 오겠지. 그러고 보니 옷이 영 마땅치 않네.
지금 내 신발장에는 등산화와 양말이 고스란히 모셔져 있다. 모셔만 놓고 여름·가을을 넘어 이제 겨울이다. 아마도 등산도 등산이지만 내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살을 빼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엘리야가 오면, 사람의 아들이 오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 가장 필요한 것은 희망과 사랑으로 구세주를 기다리는 ‘나’이다. ‘이대로 영원히’가 편한 사람에게는 엘리야도 사람의 아들도 보이지 않는 법이다.

고정배 신부(원주교구 주천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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