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루의 촛불처럼
- 글 : 강영구 루치오 신부님 ㅣ 마산교구
+잡혀갔을 때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하고 걱정하지 마라.
때가 오면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일러 주실 것이다.
그대에게
오늘은 한국 사제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순교자 대축일입니다.
낯선 형제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자 그분은 명함 한 장을 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명함 뒷면에는 수 없이 많은 직함들이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과거에 자신이 지냈던 경력과 함께
현재 자신이 머물고 있는 자리들이 빽빽이 적혀있었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었을 그 분의 처지가 처량해 보였습니다.
만일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명함을 만드신다면 어떻게 만드실까요?
<1821년 충남 당진군 우강면 탄생. 1836년 신학생으로 선발됨.
1837년 6월 마카오로 유학. 1844년 12월17일 부제로 서품됨.
1845년 8월 17일 사제로 서품됨. 1846년 5월21일 순위도에서 체포당함.
1846년 9월16일 새남터에서 군문효수로 순교함.>
이런 경력이 담긴 명함을 건네주실까요?
아마 김대건 신부님은 명함 대신 빙그레 웃으시며 빈손을 내미시겠지요.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 아무 것도 자랑하거나
내 놓을 것이 없노라 하시겠지요.
그분은 하느님의 제단에 젊음을 불살라 바쳤습니다.
한국교회와 백성들을 위해서 자신의 삶을 모두 봉헌한
김대건 신부님은 아무 것도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촛불은 박수갈채를 받지 않아도 스스로를 불태워 주위를 밝힙니다.
소금은 칭찬을 받지 않아도 스스로 녹아 살맛을 냅니다.
장미꽃도 박수갈채를 받지 않아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향기를 풍기면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한 자루의 초처럼,
한 줌의 소금처럼,
한 송이 꽃처럼 피었다 스러진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본받고 싶습니다.
기도해 주시겠습니까?(一明)
- 출처 : 마산교구 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