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1년 오늘(12월 5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3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모차르트는 음악사를 바꾼 천재였지만, 가난 때문에 다른 망자와 함께 묻혔습니다. 아무도 그의 유해가 묻힌 정확한 장소를 모릅니다.
모차르트는 26세 때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18세의 콘스탄체와 결혼하는데, 여러 기록을 종합하면 콘스탄체는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 못지않은 악처였던 것 같습니다. 도박에 빠진데다 낭비벽이 심했고 바람기까지 있어 모차르트가 아무리 돈을 벌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습니다.
콘스탄체는 돈이 없다며 남편의 장례식을 가장 싼 것으로 치러 다른 사람과 함께 묻게 했고, 옹이에 마디 격으로 작달비가 쏟아지자 아프다는 핑계로 장례식에 참석하지도 않았습니다.
모차르트의 사인(死因)은 미스터리입니다. 사망진단서에는 ‘hitziges Frieselfieber’으로 기록돼 있는데 ‘속립진열’(粟粒疹熱)로 변역되며 발열과 발진을 동반한 급성질환을 뜻합니다.
왜 이런 상태가 왜 생겼나 의견이 분분합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는 살리에리에 의한 독살설이 제기됐고 모차르트의 정부(情婦)로 추정되는 막달레나의 남편 호프데멜에 의한 독살설, 페스트 또는 휘라리아 감염, 심장내막염, 신부전증 등 다양한 주장이 나왔습니다.
최근 미국의 잰 허쉬만 박사는 기생충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덜 익힌 돈까스를 먹고 <선모충병>에 걸려 죽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고려대 의대 문국진 명예교수는 저서 《모차르트의 귀》에서 여러 사인을 분석한 뒤 수은 중독증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반면 전세계 네티즌이 함께 만드는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서는 급성 류마티스 열을 지지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모차르트가 A형연쇄상구균에 감염됐다가 나중에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겼고 이 때문에 심장이나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숨졌다는 것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모차르트는 숨지기 직전에 사혈(瀉血)요법을 받았는데, 이것은 염증이나 부기가 있는 곳에서 정맥을 통해 피를 뽑는 '과학 이전의 치료법'이었습니다. 이 치료법은 신장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며 다른 곳에도 좋을 리가 없습니다.
모차르트의 사인을 연구하는 의학자들은 사혈요법이 천재 음악가의 목숨을 앗아가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사혈요법이 ‘부끄러운 치료법’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난데없이 사혈요법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효과를 선전하는 기사도 나옵니다. 민간요법과 일부 한의사가 효과를 주장하더니, 최근에는 양방에서조차 이를 따라 합니다.
일부 의사는 주사를 통해 통증이 있는 곳의 피를 뽑아 통증을 치료합니다. 또다른 의사들은 정맥에서 피를 뽑아 정화해 다시 넣는 황당한 치료법으로 환자의 노화를 방지한다고 합니다. 과학의 시대에 17~18세기로 돌아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칼 세이건의 말한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의 표본을 보는 듯합니다. 요즘 이밖에 태반주사, 마늘주사, 혈관정화요법 등 온갖 '신비의 치료법'이 만병을 고치고 노화를 방지한다며 '의료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강을 지키고 되찾는 길은 이런 신비한 것에 있지 않습니다. 먼 곳에 있지도 않습니다. 자신을 다스리는 절제된 생활에 과학 상식과 논리를 따르면 건강의 90%는 지킬 수 있습니다. 규칙적 운동, 금연, 절주, 정기적 검진만 지켜도 건강하게 백수를 누릴 수 있습니다. 천재 음악가가 요절한 날에 그를 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사혈요법을 떠올리며 과연 건강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