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뇌사자의 기도
하느님,
당신이 나눠주신 영혼과 육신
참으로 감사히 살았습니다.
이제는 당신께 되돌려야 할 몸
영혼은 이미 바쳤사오나
죽은 듯 꼼짝 않는 낡은 몸뚱이
이것은 어찌하라 하시는지요.
하느님,
당신께서 육신을 저에게 나누실 때
기뻐하며 축복하신 그 말씀대로
저의 나눔 또한 축복하소서.
감겨진 눈동자가 살아있다면
어머니의 젖가슴이 보고 싶은
눈 못 뜨는 아기에게 돌려주시고
걷고 싶은 사람에겐 팔 다리를 내주시어
내가 걸어가다 포기하고 돌아섰던
아름다운 세상
끝까지 포기 않고 달려가게 하소서
심장은 심장대로
폐장은 폐장대로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걸어가는
가난한 벗들에게 나눠주시고
저에겐 오직
아파하는 이들을 기도할 수 있는
눈물만 남도록 허락하시어
죽은 듯 꼼짝 않는 낡은 육신을
당신의 뜻대로 부활하게 하소서
시 : 장시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