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itas pride"13

2007. 8. 29. 오후 2:35:44

글자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어머니에게 주었다. 그 뒤에 요한의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무덤에 모셨다.
(마르코복음6장17-29절말씀)
 
 
 
 
 
[결정적순간] 프리미어리그의 세 가지 수비법
 
 
 
 
EMPAS EXCLUSIVE ::: 한준의 결정적 순간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를 지켜보니 4라운드까지 밖에 치르지 않아 큰 의미를 지니지 않고 있는 순위 테이블에서의 위치와 상관없이 인상적인 경기력과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 팀들에게서 서로 다른 세 가지 수비적 특징이 눈길을 끈다.

아무래도 가장 먼저 언급해야될 것은 아스널에게 0-1로 패하기전까지 3연승 무실점을 기록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일 것이다.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이끄는 맨 시티는 'EPL의 전설' 페테르 슈마이셸이 지키는 골문에 가리도, 리처즈, 던, 촐루카가 포백 라인을 구성한다. 가리도와 촐루카는 오버래핑 보다는 수비 안정에 중점을 주는 풀백이다. 특히 크로아티아 대표 선수인 촐루카의 경우 191cm에 이르는 장신에 몸싸움, 공중전에 능하며 센터백으로도 뛸 수 있다. 최근 잉글랜드 최고의 수비수로 호평 받고 있는 리처즈의 경우 힘과 스피드, 영리한 위치 선정, 태클링 능력에 있어서 강점을 보인다.

맨 시티의 수비 라인은 두 명의 이적생과 새로운 골키퍼, 리처즈의 포지션 이동 등으로 구성된지 이제 갓 한달여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에릭손은 새로운 선수들을 이끌고 빠른 속도로 수비 조직을 강화했다. 맨 시티 수비 조직이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교한 오프 사이드 함정이다. 4명의 수비수가 오차 없이 일(一)자 수비를 서서 상대 공격수의 침투패스와 문전 쇄도를 제어한다.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유기적인 움직임과 돌파를 즐기는 아스널에게는 통하지 않았으나 웨스트햄(7개), 더비(9개), 맨유(5개)를 상대로 도합 21개의 오프 사이드 반칙을 이끌어냈다.

오프 사이드 함정은 한번 뚫릴 경우 곧바로 골키퍼와 1:1 기회를 내준다는 위험성을 갖고 있지만 육상 선수를 방불케하는 폭발적인 스피드의 리처즈가 빠르게 이를 커버하며, 슈마이셸 골키퍼의 선방도 뛰어나다. 이처럼 오프 사이드 함정을 즐기는 팀으로는 풀럼이 있다. 풀럼은 지난 4경기에서 상대팀으로부터 도합 34개의 오프 사이드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것이 오차를 빚었을 때 생기는 위험을 차단하지 못해 1승 3패로 하위권으로 쳐져있다. 풀럼은 애스턴 빌라와의 4차전 경기에서 포백 수비 라인(콘체스키,보카네그라,나이트,베어드)의 평균 평점이 4점대에 그쳤다.

두번째로는 '2년 차 징크스'를 겪을 것으로 우려됐던 레딩FC가 펼친 철저한 대인 방어가 인상적이었다. 레딩은 원정으로 치른 '디펜딩 챔피언' 맨유와의 개막전에서 0-0 무승부를 이끌어냈고, 첼시와의 경기에서 1-2로 석패했으며, 에버턴에게는 1-0으로 승리했다. 연이어 개인 능력이 좋은 강팀을 만난 탓인지 레딩 수비는 수비 라인에서 철저하게 1:1 대인 방어를 펼쳤다. 지역을 지키고 라인을 조율하기 보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찰가머리처럼 따라붙었다.

공중전에 능한 잉기마르손과 더불어 돌덩이 처럼 단단한 센터백 두베리는 맨유 전에서 루니를 괴롭혔고, 탱크 같은 비케이는 첼시전에서 터프한 수비는 물론 골까지 기록했다. 기술적이고 빠른 레프트백 쇼리, 오른쪽 측면의 노련한 머티와 데라크루스는 동반 출전하며 상대 측면 수비수들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이러한 대인 방어는 수비진에 공간을 열리게 한다. 첼시와의 경기에선 결국 이 같은 문제를 노출하며 램파드의 2선 침투, 드로그바의 후방 중거리슛을 내줘 역전패했다. 무리뉴 감독이 하프타임에 레딩 대인 방어를 깨트릴 비책을 적절히 마련한 결과다.

그러나 하너먼 골키퍼의 선방과 맞물려 맨유, 에버턴을 상대로 승점을 쌓은 것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 볼턴과의 4차전에 0-3으로 완패했으나 이 경기에는 절반 이상의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구시대적인 수비법이라는 대인방어술도 잘 쓴다면 강팀을 상대로 승점을 뽑기에 효과적일 수 있다.
세번째로는 '토탈사커'로 대표되는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시되는 전면 압박이다. 철저하게 자신의 지역을 책임지고 커버하는 압박 전술을 경기 내내 엄청난 활동량을 요구한다. 애스턴 빌라는 06/07 시즌에 마틴 오닐 감독이 부임하면서 중원에서 강력한 압박을 통해 쉽게 실점하지 않았다. 공격력 부재로 무승부 경기가 많았을 뿐이지 기본적으로 수비가 큰 위기를 내준 장면은 없었다. 리버풀과의 1차전에서 기록된 실점은 수비 자책골과 상대 프리킥이었다. 알라다이스의 가세, 마르틴스, 비두카, 오언, 스미스, 밀너 등이 포진한 막강 화력의 뉴캐슬도 애스턴 빌라와 홈 경기에서 내내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배리, 페트로프와 리오-코커로 구성된 중앙 미드필드진은 패스 센스 외에 밸런스를 맞추는데 능하고 체력, 수비력, 몸싸움의 기본기를 두루 갖췄다.

전면 압박술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것은 리버풀이다. 06/07 시즌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서 패스 게임의 달인이라 할 수 있는 바르셀로나를 중원에서 꽁꽁 묶었던 리버풀은 올 시즌 빠른 패스 워크로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던 첼시도 리그 맞대결에서 철저히 봉쇄했다. 리버풀은 지난 3경기에서 2골을 내줬으나 모두 후반전에 페널티킥을 통한 실점이었다. 체력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전면 압박을 구사할 경우 체력 저점이 찾아오는 시점에 연이어 위기를 허용하며 실점할 공산이 있는 것이다.

물론 위에 언급한 팀들이 단지 이러한 수비법 중의 한가지 방법만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 포백을 기반으로 한 수비 전술에는 오프 사이드 함정과 대인 방어, 전면 압박이 혼재 되어 나타나며, 상황에 따라, 상대에 따라 다르게 적용한다. 하지만 각 팀들은 선수 자원의 강점과 약점에 따라 이러한 유형 중 한 가지를 중심으로 세운다. 화려한 공격 작업 뿐 아니라 끈끈한 수비 작업 역시 그 특색을 찾아가며 경기를 지켜본다면 자칫 지루해보일 수 있는 수비 대결, 그 수비를 뚫기 위한 공격 작업의 탐구 작업과 함께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펌글)
 
 
매주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경기를 TV로 보는 즐거움이 있어...
 
 
"veritas pride"
 
 

댓글 1

  • 2007년 9월 6일 오후 1:38

    수비의 핵은 역시 다니엘(전제 조건으로 그늘이 있어야하고, 다리 풀리기 전까지 우헿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