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을 알면 축구가 보인다(펌글)

2005. 12. 30. 오후 5: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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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선택, 3-4-3 전술
전술을 알면 축구가 보인다
텍스트만보기   김정혁(dogotak81) 기자   
3-4-3. 4-4-2. 3-5-2.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눈치 빠른 사람들은 한눈에 알아차렸겠지만 바로 축구에서 흔히 사용되는 포메이션이다.

축구 포메이션은 단순히 선수들을 공격, 수비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 공격 1선 라인에서 수비라인의 3선까지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팀의 전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고도의 전략이다. 사실 언론에서 축구 전술에 대한 언급은 있어도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부족했다. 이에 이번 시리즈를 통해 주요 축구 포메이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3-4-3 전술이란?

네덜란드 프로팀 아약스에서 처음 실시한 전술이다. 최전방 공격부터 최후방 수비까지의 간격이 좁아 공수전환시 효과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1선에서 3선까지의 주요 전술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최전방에는 모두 세 명의 공격수를 배치시킨다. 1명의 원톱 스트라이커와 2명의 윙 포워드가 원톱보다 다소 처진 상태에서 측면 공격을 지원한다. 중앙 공격수에는 제공권 능력과 위치선정이 좋은 선수가 배치된다. 양 측면의 윙 포워드에는 정확한 크로스 능력과 돌파력이 있는 선수가 배치된다.

4명의 미드필더를 두는 2선의 미드필더라인은 3-4-3 전술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양측면의 미드필더는 강력한 체력과 스피드, 돌파력이 있는 선수들을 배치시킨다. 이들은 상대방의 중앙 공격수에 대한 수비역할뿐 아니라 수세에서 역습 전환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게 된다.

나머지 2명은 중앙 미드필더로서, 앵커맨(공격적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와 홀딩맨(수비적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를 동시에 둔다. 홀딩맨은 양 사이드 어태커의 공격 가담시 그 공백을 메우게 되고, 앵커맨은 공수를 조율하는 게임메이커의 역할뿐 아니라 2선 침투를 통한 스트라이커 역할도 소화하게 된다.

최후방 수비수는 3명이 일자수비를 통해 지역방어를 펼친다. 중앙수비수는 수비의 중심으로서 기술 능력과 함께 경험이 많은 선수가 선호된다. 양 측면의 수비수는 순발력과 함께 게임 흐름 전반에 대한 이해력이 높아야 한다. 또 수비 뒷 공간을 장악해야 하고, 스토퍼로서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을 철저히 봉쇄해야 한다.

#한국의 3-4-3전술

한국은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3-4-3 전술을 사용해서 큰 효과를 거두었다. 히딩크 감독은 전통적으로 개인기는 떨어지지만 투지와 체력이 좋고, 스피드가 뛰어한 한국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3-4-3 전술을 채택했다.

최전방에 쓰리톱으로 황선홍, 설기현,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진에 이영표, 유상철, 김남일, 송종국을 그리고 최종 수비라인에 쓰리백으로 김태영, 홍명보, 최진철을 배치시켰다. 공격라인에서 측면 공격수인 설기현, 박지성은 활발한 측면 돌파와 크로스를 통해 중앙 공격수인 황선홍의 공격을 지원했다. 이 전략이 여의치 않을 경우, 2선 미드필더와의 2대 1 패스게임을 통해 공격을 풀어나갔다.

▲ 히딩크(좌)와 쿠엘류의 윙포워드(날개) 운용. 둘 다 3-4-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 김성진
미드필더진은 네 명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구성했다. 체력과 돌파력이 좋은 송종국과 이영표를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배치시켰다. 중앙 미드필더진의 공격형 미드필더엔 유상철, 수비형 미드필더엔 김남일을 두었다. 양 측면의 이영표와 송종국은 수비뿐만 아니라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한국의 측면 공격을 도왔다.

단순한 지원 사격이 아니라 한국 공격의 시발점이었다. 한국이 지난 월드컵에서 넣은 8골 중 6골이 사이드어태커(이영표가 2어시스트, 이을용이 1골 2어시스트, 송종국이 1골)를 통해 나왔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사이드어태커의 공격으로 인한 빈 자리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이 “진공청소기”란 별명답게 완벽하게 막아 주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유상철은 공수 조율뿐만 아니라 간간히 중거리슛과 헤딩슛을 터뜨리는 등 세도우 스트라이커의 역할도 수행해 냈다.

최후방에선 전술이해도가 높고 카리스마가 있는 홍명보를 필두로, 스토퍼로 최진철, 김태영을 배치시켰다. 양 측면의 스토퍼인 최진철, 김태영은 상대팀의 센터 포워드를 묶는데 주력했다. 홍명보는 중앙 수비수로서 선수들의 수비위치를 조정해 줄 뿐만 아니라 수세에 몰려 있을 때 리베로 역할도 해냈다.

# 3-4-3 전술, 강한 체력과 조직적 압박이 성공의 관건

3-4-3 전술은 한국이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사용했던 3-5-2 전술에 비해 1선과 3선의 간격이 좁아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이 훨씬 빨랐다. 좁아진 간격으로 인해 선수들은 좀더 효율적인 전진패스를 할 수 있었다. 또 모든 지점에서 수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 개인기가 뛰어난 상대 공격수들을 강한 압박으로 무력화시켰다.

▲ 히딩크 감독
ⓒ 남궁경상
하지만 3-4-3 전술이 성공하기 위해선 강한 체력과 팀원들의 유기적인 조직플레이가 필요하다. 양 측면의 사이드어태커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가담률도 높기 때문에 체력소비가 크다. 최전방 공격수도 볼을 빼앗겼을 경우 상대방의 공격을 1선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이 열리기 6개월 전부터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실시했다. 언론이나 축구인들은 부상 발생이 있다며 우려의 시각이 높았다. 하지만 한국은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전후반 90분 내내 상대팀을 압박할 수 있었다.

3-4-3은 상대팀의 기습적인 롱패스로 인해 수비수들이 바로 상대 공격수와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지난 월드컵 이탈리아 전에서 비에리를 축으로 한 롱패스 게임에 당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비라인의 유기적인 콜 플레이와 효과적인 백업이 없다면 실점할 가능성이 크다. 공격에 있어선 측면 돌파를 통해 풀어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이드어태커나 윙포워드의 역할이 중요하다. 만약 이들의 활약이 미미할 경우, 원톱이 고립되어 중앙 일변도의 단조로운 공격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 다시 한번 16강의 영광을

아드보카드 호도 일단은 3-4-3 전술을 선택했다. 지난 스웨덴 전이나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에서 포메이션의 변화보다는 새로운 인물 찾기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란전 후반에 4-3-3 전술을 시범적으로 적용했듯이, 앞으로 이 시스템도 병행해서 사용하겠단다. 앞으로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은 6개월. 어떤 축구 포메이션을 사용하건 다시 한 번 16강의 영광을 재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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