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네이션 연가 * ... 박해옥
섶 고운 회장저고리 치렁치렁한 남치마 아래
부끄러운 듯 내비치던 하아얀 버선코 같던 내 어머니
오동장(梧桐欌) 깊이 묻어둔 비단치마 삭둑 잘라
몸빼 바지 지어 입고 사방공사 부역 나가 보리쌀 받아 이고
와토마루에 내리며 까맣게 웃으시던 용감한 전사 같던 내 어머니
빨랫줄에 조르륵 나앉은 제비새끼처럼 날만 새면 껄떡대던 일곱 아이
배주려 설음 탈까 갖은 고생 겨워도 모주망태 아부지
받들어 뫼시던 내 어머니 잘남도 못남도 다 제할 량이다
사는 일 때문에 욕심 껴안지 말그라
그토록 소박한 결을 내세우시더니 어머니 이제는 바보천치 되셨나보네
비 내려도 처마 밑도 들 줄 몰라 치덕치덕 걸음 휘감는 젖은 옷으로
내 집 앞을 나그네처럼 지나쳐 가시네
살 토막보다 대가리 맛나다던 이밥보다 꽁보리밥 맛나다던
거짓말쟁이 내 어머니 깊디깊은 바다에 드셨나
풋보리밭고랑에 종달이 되셨는가
오월이면 아, 오월이면
마음자락 싸매어도 눈물만 터져
어둠 같은 그리움이 붉게 피어 나부끼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