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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교구장 부활 메시지
이 날은 주께서 마련하신 날
이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우리가 죽음을 이기신 주님의 부활을 경하하며 마음껏 기뻐하는 날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일상사에 함께 하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 가운데는 아무도 감당할 수 없는 모진 고문과 업신여김을 당하시고 마침내 이 세상에서 가장 처참한 십자가의 죽음까지 당하셨던 분이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우리가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그리하여 모든 역경을 딛고 일어서 마침내 영원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위하여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것입니다. 우리 주님 외에는 이 세상에 죽었다 살아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 이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다만 주님을 믿고 주님을 기꺼이 따르는 사람들만이 주님 부활의 영광에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죽음을 이긴다는 것은 인간의 한계성을 초월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죽음은 모든 것의 끝장입니다. 부활은 이 끝장을 지워버리는 것입니다. 죽음을 이기신 주님께서 다시 죽으실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주님의 죽으심에 동참했다가 주님과 함께 부활하면 죽음의 끝장이 우리를 다시는 덮치지 못 할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하느님 아버지 곁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를 이 영원한 행복에로 양팔을 벌리고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부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실 뿐만 아니라, 믿는 이에게는 누구에게나 부활하신 주님처럼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장해주시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부활을 믿는 이에게는 절망이라든가 좌절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처해 있는 여건이나 환경이 아무리 힘겹고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결코 용기를 잃지 않고 희망을 갖고 그 역경을 하나하나 극복할 때마다 감사와 기쁨을 덤으로 선물로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의 부활을 묵상하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엠마오 길에서 두 젊은이에게 일깨워주셨던 말씀입니다. 즉 주님께서 부활의 영광에 들어가시기 전에 반드시 고난을 겪어야 하셨다는 사실입니다. 부활의 영광에 이르기 위하여 우리도 우리에게 닥쳐오는 고통을 달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부활의 영광은 고통과 죽음을 전제하고, 반대로 고통과 죽음은 믿는 이들을 반드시 부활의 영광에로 인도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은 하나의 파스카 신비를 이룹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희망과 기쁨에 넘쳤음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빈 무덤가에서 외롭게 울고 있던 마리아 막달레나, 좌절감에 어깨를 떨구고 맥없이 걸어가던 엠마오 길의 두 젊은이, 무서워서 문을 걸어 잠그고 벌벌 떨고 있던 제자들, 밤새도록 헛 그물질만 하고 허탈감에 젖어 빈 배로 돌아오던 일곱 제자들…. 모두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한없는 행복감을 되찾았습니다.
오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여, 우리가 겪고 있는 오늘의 어려움 속에서도 적어도 주님을 믿는 우리들만은 희망을 잃지 말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열심히 하면서 우리 주변의 힘겨워하는 이웃에게 희망과 힘을 실어주어야겠습니다. 최근에 우리 곁을 떠나시면서 모든 이에게 큰 감명과 희망을 주셨던 김수환 추기경님을 잊지 맙시다. 우리를 위하여 수난하시고 죽으셨다 부활하신 주님을 굳게 믿으시고 그분 가신 길을 철저히 따라가신 추기경님께서는 우리에게 진정 의미 있는 인생이 어떠한 것이며, 이 어려운 세상에서 이웃과 더불어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 주셨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지나갑니다. 돈도 명예도 권력도 그리고 세상 자체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만이 영원하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계실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그분과 함께 죽었다 다시 살아날 우리도 그분과 함께 영원히 살 것을 굳게 믿고 서로 사랑하며 힘차게 살아갑시다!
2009년 예수부활대축일에
천주교의정부 교구장
이한택 요셉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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