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간이 다가왔고, 이제 고통 받고
십자가에 못 박혀야만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분은 또한 당신이 뽑은 두 사람에 대해 실패했다는 것도 알고 계십니다.
한 사람은 당신을 배반할 것이고,
한 사람은 당신을 알지 못한다고 부인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렇다고 나머지 10명의 제자가 끝까지 자신을 지켜 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도 자기 살 길을 찾아 도망칠 것이라는 것도 예수님은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느끼는 이러한 아픈 감정들은
그대로 제자들에게도 전달되었을 것입니다.
자신들이 믿고 따라왔던 예수님이 오늘 자신들과 나누는 저녁 식사가
심상치가 않다는 것을 그들도 알아챘을 것입니다.
제자들도 덩달아 불안해져 갔고,
이스가리옷 사람 유다는 더 이상 희망 없는
자신의 스승 예수에게서 떠날 것을 결심합니다.
서서히 제자들에게도 불안을 넘어 죽음과 공포의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이때 예수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십니다.
그 자리에 모인 제자들이 잡담하던 것을 멈추고 모두 그분을 쳐다봅니다.
그분이 무엇을 말씀하였을까요?
무거운 식사 분위기를 풀기 위해 가벼운 농담을 하거나 노래를 하자고 하셨을까요?
아니면 제자들에게 이 어려운 시기에 당신과 함께 있어주길 청하며
그들에게 충성을 요구하셨을까요?
아니면 그들에게 그들의 꿈과 희망과 열망 등을 채워주는 말씀을 하셨을까요?
그분은 아무 것도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아무 것도 말씀하시지 않으신 채 겉옷을 벗고
허리에 수건을 두른 다음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 앞으로 가서 무릎을 꿇고
그들을 씻어 주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종이나 노예들이 주인에게 하는 것처럼 그들의 발을 씻어 주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의 이런 행동에 대해 제자들은 당황하게 하는 한편
자신들의 마음이 들킨 듯 하여 찔리듯이 아팠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이러한 행동이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챌 수 있었고,
무엇보다 그러한 모습은 자신들이 예수님과 함께 다니며 얻기 원하던,
혹은 보기 원하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다스리기를 원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싸워 승리하기를 원했고,
예수님과 함께 있음으로 힘을 얻기를 원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은 아주 분명하게 그들에게 당신의 뜻을 전합니다.
“내가 너의 발을 씻겨준 것처럼 너희도 서로의 발을 씻겨 주어라.”
예수님은 당신을 제자들에게 온전히 다 내어주고는
마침내는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는 곳을 향해 어두컴컴한 다락방을 열고 나갑니다.
그러나 그것은 죽음이 아니라,
생명에로 나아가는 죽음임을 당신은 이미 알고 계십니다.
“내가 미리 이 일을 알려주는 것은 그러한 일이 일어날 때
너희로 하여금 내가 누구라는 것을 믿게 하려는 것“이라는 당신의 말씀처럼
우리 자신이 그렇게 다른 사람 앞에 나아가 자신의 자존심을
자신의 욕심을, 자신의 명예와 이기심을 죽일 때
바로 예수님이 전하려고 했던 사랑이, 희망이,
그리고 무엇보다 생명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자리에 당신이 함께 있었음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주님과 함께 서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된다면
먼저 자신의 생각과 욕심을 잠재우세요.
그러면 그 순간 주님의 우리 영혼 앞에 기쁘게 무릎 꿇으며 다가서며
기꺼이 당신 따스한 손으로 우리의 더러움조차 마다 않고 어루만져 주실 것입니다.
그러한 주님을 오늘 만나시길 바랍니다.
“주님, 제 발도 씻겨주세요.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