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 공주를 사랑한 벙어리

2006. 4. 4. 오전 10:41:51

글자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반달이'는

저렇게 사슴도 그냥 보고 지나치는 법 없이

손 흔들어주는

천성이 고운 사람입니다...

 

어쩌다 공주를 사랑해서는...

 

 

 

 

 

말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 반달이..


안개꽃을 백설공주에게 선물하며

안개꽃을 모르는 공주에게

몸짓으로 표현합니다.

잔잔함...촉촉함...

 

 

 

 

백설공주의 입술이 닿은 빰의 온기를 느끼며

자신이 한마디라도 말을 할 수 있다면..

 

그 언제보다도 더욱 간절히 느끼며

반달이는 말하고 싶었습니다.

 

 

 

 

백설공주가 죽음의 위협에 빠질 때마다

공주를 살리기 위해

온갖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반달이..

 

못된 마녀가 꼭 왕자의 키스로만 살아날 수 있는

주문을 걸어뒀으니...

 

공주를 너무나 사랑한 반달이는

그저 공주 살려보겠다는 일념하나로

온갖 고초를 다 겪고 왕자를 데려옵니다.

 

 

 

 

반달이의 착한 맘에 감동하여

공주 살리는 걸 돕겠다고 왔던 왕자님이었지만

아름다운 공주를 보자 마음이 변하였습니다.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

왕자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그러나 떨리는 한마디에

반달이의 몸은 굳어버렸습니다.

 

'기뻐서..기뻐서 그래요. 원래 잘 우는 난장이인거 아시잖아요'


못난 난장이인 자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멋진 왕자님..

 

그 왕자님이 공주님에게 청혼을 한 겁니다.

 

이제 공주님에겐 왕자님이 필요한 겁니다.

 

자기 목숨보다도 훨씬 더 백설공주를 사랑한

안개숲 난장이 반달이는

렇게 펑펑 우는 것 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사랑한단 말 한마디 못하고

결국 왕자에게 공주를 뺏긴 반달이는

혼자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긴 여행을 떠납니다.

'제가 죽거든 절 안개꽃밭에 묻어주시겠어요?'


'안개꽃밭?'


'절 바보 난장이. 못난 난장이라 비웃어도 좋아요.

그냥  절 꼭 공주님이 계시던 그 안개꽃밭에 묻어주세요'


'그럼, 너, 너 그랬던 거야? 공주님을 사랑했던 거야?'


'.....예'


너무도 힘든 대답이었습니다.

 

긴긴 쓰라림과 고통의 끝에 다다라

이제야 겨우 이뤄진 고백이었습니다.

 

 

 

 

중년이 되어 이쁜 딸셋을 둔 백설공주...

 

우연히 발견한 요술거울 앞에 섭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니?'


'지금의 왕이신...먼 이웃나라 왕자님이시랍니다.'


'하지만...공주님을 가장 사랑했던 분은...'


거울의 노래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안개숲의 안개꽃밭...그 곳에 잠들어 계신...
반달님...이십니다'

 

 

 

 

아..
공주는 오래 전

안개꽃밭에서의 꿈을

기억해냈습니다.


아름다운 춤을 추며

자신을 지켜주던 따뜻했던 느낌의

누군가를...

매번 죽음의 고비마다 자신을 살려준 반달이에게

달콤한 입맞춤과 따뜻한 눈길을 줬던 백설공주지만....


궁금합니다.


반달이가 말을 할 줄 알고,

진작에 공주에게 먼 이웃나라 왕자처럼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면

공주가 반달이를 사랑할 수 있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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