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 하지만 참 둔한 사람

2009. 9. 3. 오전 7:21:37

글자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 하지만 참 둔한 사람 
 

 

男

나만의 그대, 나만의 사랑
왜 그런 표현들이 자주 노래에 등장하는지, 
이해가 갈 것도 같아요

어제 점심시간이었습니다.

그녀가 불쑥 나한테 갑자기 커피를 내밀었을 때 
얼마나 가슴이 떨렸는지 모릅니다

감격해서 고맙다는 말도 못했죠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나한테만 그런 게 아니더라 구요
커피를 대여섯 잔쯤 빼와서 여기저기 돌리는걸 봤거든요
뭐, 원래 주위 사람들 잘 챙기기로 유명한 사람이니까

그녀가 지금 막 출근하네요.
가슴에 소국을 한 다발이나 안고 있습니다.

아마 곧 사무실 모든 책상 위에 저 소국이 놓여지겠죠?

나도 그 중에 몇 송이를 받게 될 거고
난 또 그걸로 행복해 하겠지만, 
이젠 바보같이 너무 감격하거나 그러진 않으려 구요

참 좋은 사람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은 나한텐 나쁜 사람이니까요

좋은 사람, 그래서 나쁜 그녀


女

그냥 좋아하는 사람한테 
좋아하는 마음을 표시하고 싶은 것 뿐인데
그게 이렇게 힘드네요

얼마 전엔 그 사람한테 커피 한잔 뽑아주고 싶어서
온 사무실에 커피를 다 돌리기도 했구요

오늘은 그 사람한테 가을 향기를 선물하고 싶어서
온 책상에 다 꽂을 수 있을 만큼 소국을 한 다발이나 샀어요

이 한 다발 모두 다, 그 사람의 책상 위에 놓아두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까

그냥 이 꽃들 중에서 제일 예쁘고 싱싱한 몇 송이 골라서 
그렇게 주는 걸로 만족해야겠죠

아직 그 사람의 마음은 알지도 못하는데
괜히 소문만 커지면 나중에 서로 곤란해질 것 같아서요

우리가 사랑하는 사이가 되면 
그땐 뭘 해주는 일이 이렇게 힘들진 않겠죠

그 사람은 내가 자기 때문에 
이런 고생을 한다는 걸 알기나 아는지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 하지만 참 둔한 사람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