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다
*1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
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2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보내시며,
*3 그들에게 이르셨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4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5 사람들이 너희를 받아 들이지 않으면. 그 고을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려라."
*6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
헤로데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다(마태 14, 1-2 ; 마르6, 14-16)
*7 헤로데 영주는 이 모든 일을 전해 듣고 몹시 당황하였다.
더러는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났다." 하고,
*8 더러는 "엘리야가 나타났다."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 한분이 다시 살아났다." 하였기 때문이다.
*9 그래서 헤로데는 이렇게 말하였다.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
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그러면서 그는
예수님을 만나 보려고 하였다.
오천 명을 먹이시다
(마태 14, 13-21 ; 마르6, 30-44 ; 요한 6, 1-14)
*10 사도들이 돌아와 자기들이 한 일을 예수님께 보고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을 따로 데리고 벳사이다라는
고을로 물러가셨다.
*11 그러나 군중은 그것을 알고 예수님을 따라 왔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맞이하시어,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말씀해 주시고
필요한 이들에게는 병을 고쳐 주셨다.
*12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열두 제자가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주변 마을이나 촌락으로 가서 잠자리와
음식을 구하게 하십시오. 우리가 있는 이곳은 황량한 곳입니다."
*13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니,
제자들은 "저희가 가서 이 모든 백성을 위하여 양식을 사
오지 않는 한, 저희에게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밖에 없습니다.
*14 사실 장정만도 오천 명가량이나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대충 쉰 명씩 떼를 지어 자리를
잡게 하여라."
*15 제자들이 그렇게 하여 모두 자리를 잡았다.
*16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그것들을 축복하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군중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17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나 되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다
(마태 16, 13-20 ; 마르 8, 27-30)
*18 예수님께서 혼자 기도하실 때에 제자들도 함께 있었는데,
그분께서 "군중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19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 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
한 분이 다시 살아나셨다고 합니다."
*20 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시자, 베드로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1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분부하셨다.
수난과 부활을 처음으로 예고하시다
(마태 16, 21-23 ; 마르 8, 31-33)
*22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하고
이르셨다.
예수님을 어떻게 따라야 하는가(마태 16, 21-23 ; 마르 8, 31-39)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은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26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27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곳에 서 있는 이들 가운데
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의 나라를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시다(마태 17, 1-9 ; 마르 9, 2-10)
*28 이 말씀을 하시고 여드레쯤 되었을 때,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을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
*29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30 그리고 두 사람이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31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
*32 베드로와 그 동료들은 잠에 빠졌다가 깨어나 예수님의 영광을
보고, 그 분과 함께 서 있는 두 사람도 보았다.
*33 그 두 사람이 예수님에게서 떠나려고 할 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34 베드로가 이렇게 말하는데 구름이 일더니 그들을 덮었다.
그들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자 제자들은 그만 겁이 났다.
*35 이어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이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36 이러한 소리가 울린 뒤에는 예수님만 보였다. 제자들은
침묵을 지켜, 자기들이 본 것을 그때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어떤 아이에게서 더러운 영을 내쫓으시다
(마태 17, 14-18 ; 마르 9, 14-27)
*37 다음 날 그들이 산에서 내려가니 많은 군중이 그분께 마주 왔다.
*38 그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남자가 부르짖었다. "스승님, 청하건데
부디 제 아들을 보아 주십시오. 저의 외아들입니다.
*39 영이 아이를 사로잡기만 하면 아이가 갑자기 소리를 지릅니다.
영은 아이를 뒤흔들어 거품을 물게 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온통 성처를 입히면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40 그래서 스승님의 제자들에게 저 영을 쫓아내 달라고 청하였지만,
그들은 쫓아내지 못하였습니다."
*41 그러자 예수님께서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야! 내가
언제까지 너희 곁에 있으면서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네 아들을 이리 데려오너라." 하고 이르셨다.
*42 아이가 다가오는 동안에도 마귀는 아이를 거꾸러뜨리고
뒤흔들어 댔다. 예수님께서는 그 더러운 영을 꾸짖어
아이를 고쳐 주시고 나서 그 아버지에게 돌려주셨다.
*43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의 위대하심에 몹시 놀랐다.
수난과 부활을 두 번째로 예고하시다
(마태 17, 22-23 ; 마르 9, 30-32)
사람들이 다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일을 보고 놀라워하는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44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45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들은 그
말씀에 관하여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가장 큰사람(마태 18, 1-5 ; 마르 9, 33-37)
*46 제자들 가운데 누가 가장 큰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그들
사이에 논쟁이 일어났다.
*47 예수님께서는 그들 마음속의 생각을 아시고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곁에 세우신 다음,
*48 그들에게 이르셨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너희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사람이다."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지지하는 사람이다
(마르 9, 38-40)
*49 요한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와 함께 스승님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 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
*50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막지 마라. 너희를
반대하지 않은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예루살렘으로 향하시다
사마리아의 한 마을이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다
*51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52 그래서 당신에 앞서 심부름꾼들을 보내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모실 준비를 하려고 길을 떠나 사마리아인들의 한 마을로
들어갔다.
*53 그러나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분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54 야고보와 요한 제자가 그것을 보고,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55 예수님께서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셨다.
*56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마을로 갔다.
예수님을 따르려면(마태 8, 19-22)
*57 그들이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5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 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59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그는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0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61 또 다른 사람이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2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